결함·지연에 피스토리우스 국방 장관 결단…백지화 충격에 라인메탈 주가 14% 폭락
대안은 TKMS의 ‘메코-200’ 8척 신규 도입…몸집 줄여 17.9兆 새 판 짠다
대안은 TKMS의 ‘메코-200’ 8척 신규 도입…몸집 줄여 17.9兆 새 판 짠다
이미지 확대보기독일 연방해군 역사상 가장 거대한 규모로 추진되던 수십억 유로짜리 차세대 주력 전투함 건조 프로젝트가 계속되는 결함과 납기 지연, 재정적 난기류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백지화됐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이미 4조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 이 초대형 방산 사업을 과감히 중단하고, 자국 방산 기업의 중소형 전투함을 도입하는 대안을 확정했다.
독일 슈피겔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24일(현지 시각)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이 독일 해군 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 획득 사업이었던 'F126급 호위함(Fregatte)' 건조 프로젝트의 전격적인 중단 및 탈퇴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수중·수상·공중을 아우르는 '3차원 해전' 수행을 목표로 총 6척이 발주됐던 F126은 길이 166m, 승조원 198명에 달해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해군 역사상 가장 거대한 전투함이 될 예정이었다.
자본시장 직격탄, 라인메탈 14% 폭락
2020년 6월 첫 발주 이후 이 프로젝트에는 하원 예산위의 승인을 거쳐 이미 총 23억~24억 유로(약 4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세금이 투입됐다. 2024년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볼가스트의 페네(Peene) 조선소에서 첫 호위함의 용골 거치(기공식)까지 진행됐으나, 기술적 결함과 설계 변경 등으로 인도 시기가 2028년 이후로 끊임없이 지연됐다.
독일 정부의 이 같은 전격적인 사업 폐기 소식이 전해지자 자본시장은 거세게 요동쳤다. 미국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해당 사업의 핵심 수혜 기업이자 주관사를 자회사로 둔 독일 방산 거인 라인메탈(Rheinmetall)의 주가는 이날 장중 14%에 달하는 기록적인 폭락세를 보였다. 정부의 국방비 증액 기조에 편승해 대규모 낙수효과를 기대하던 투자자들이 사업 백지화 리스크에 직면하면서 일제히 투매에 나선 결과다.
라인메탈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의 방산주들도 도미노 추락을 면치 못했다. 독일의 헨솔트(Hensoldt)와 렌크(Renk)가 각각 3%, 4% 하락했으며, 스웨덴 사브(Saab) 3%, 이탈리아 레오나르도(Leonardo) 4.5%, 영국 BAE 시스템즈가 2% 하락하는 등 일제히 붉은 장대음봉을 그렸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의 종전 가능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독일의 이번 대규모 계약 철회가 유럽 전역의 국방비 지출 확대 기조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대안은 TKMS의 ‘메코-200’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과감한 손절과 함께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독일 해군은 F126의 대안으로 독일의 또 다른 방산 거인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가 제작하는 ‘메코(Meko)-200’형 호위함 총 8척을 구매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메코-200은 길이 약 120m로 기존 F126에 비해 선체 크기가 훨씬 작고 가벼운 콤팩트형 전투함이다. 독일 해군 수뇌부 역시 이러한 모델 변경 안을 전폭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방의회 예산 및 국방위원회는 이미 제조 역량 확보를 위해 2억 5000만 유로(약 4300억 원) 이상의 예산과 가계약을 승인했다. 기존 해외 수출용 모델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을 때 메코-200의 척당 단가는 약 10억 유로(약 1조 7500억 원)로 추정되었으나, 독일 해군의 까다로운 고성능 추가 장비 요구 조건이 반영되면서 최종 단가는 척당 약 16억 유로(약 2조 8000억 원) 수준으로 대폭 뛰었다.
독일 국방부는 TKMS와의 신규 건조 계약 비용으로 총 120억 유로(약 21조 원)를 책정했으며, 기타 부대 비용으로 7억 유로(약 1조 2000억 원)가 추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대한 예산 낭비 논란 속에서 단행된 이번 '기종 교체' 결단이 과연 독일 해군의 전력 공백을 메우고 방산 정상화를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