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 보급률 20% 불과한 유럽, 두 달 새 두 번째 열돔 강타… 기후 테마주 급부상
프랑스·영국 역대 최고기온 경신, 에너지 수요 폭증으로 관련 섹터 전방위 수혜
프랑스·영국 역대 최고기온 경신, 에너지 수요 폭증으로 관련 섹터 전방위 수혜
이미지 확대보기유럽이 두 달 만에 두 번째 열돔에 휩쓸리면서 에어컨·냉방·건물 단열 관련 종목들이 잇따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CNBC는 25일(현지시각) 프랑스·영국·스페인·이탈리아 등 주요국에 적색 폭염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냉방 장비와 건물 에너지 효율 관련 유럽 상장 종목들이 이틀 연속 오름세를 이어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어컨이 전체 가구의 20%에도 채 설치되지 않은 유럽에서 폭염이 '기후 테마 투자'의 새 진원지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사치품이 생존 필수품으로"… 냉방주 이틀째 강세
프랑스 건축 자재 대기업 생고뱅(Saint-Gobain)은 이날 오전 유럽장에서 1% 가까이 올랐다. 전날 이미 3% 넘게 상승한 데 이은 추가 강세다. 생고뱅은 냉난방·환기·공조(HVAC) 시스템에 쓰이는 핵심 부품 설계·공급을 담당한다.
스웨덴 스톡홀름 증시에 상장된 냉방·공조 장비 도매 전문업체 베이예르 레프(Beijer Ref)는 0.2% 추가 상승했다. 전날 하루에만 5% 가까이 뛰어오른 종목이다.
같은 스웨덴 기업인 니베 인더스트리에르(NIBE Industrier)도 0.7% 올랐다. 공기열원 및 지열원 히트펌프, 기타 냉난방 장비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전날 3.7% 오른 데 이어 이틀째 강세를 유지했다.
밀라노 증시 상장사인 아리스톤(Ariston)도 1% 상승하며 3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에너지 효율형 냉난방 시스템을 제조하는 업체다.
코펜하겐 상장 건축자재 기업 록울(Rockwool)은 0.6% 올랐다. 전날 3.1% 상승에 이어 연속 강세다. 록울은 실내 온도를 조절해 건물 기후 회복력을 높이는 단열재를 생산한다.
보급률 20% 장벽… 폭염이 시장 구조를 바꾸다
이번 폭염은 유럽의 냉방 인프라 취약성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유럽 가정의 에어컨 보급률은 약 20%에 불과해 약 90%에 달하는 미국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북유럽 건물 상당수는 오히려 열을 보존하도록 설계돼 있어 폭염이 닥쳤을 때 실내를 식히기가 특히 어렵다.
수요 급증은 이미 수치로 확인된다. 영국의 냉방 전문 기업 에어컨디셔닝컴퍼니의 리처드 새먼 이사는 "지난 5년간 주거용 문의가 세 배 이상 늘었다. 이번 폭염으로 완전히 폭발했다"고 말했다.
전력망도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해 초여름 폭염 당시 프랑스에서는 저녁 전력 수요가 비수기 평균보다 25% 높게 치솟았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번 폭염 기간 프랑스 서부에서는 약 6만 8000가구가 정전을 겪었다.
유럽기후변화서비스(코페르니쿠스)에 따르면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더워지는 대륙으로, 지구 평균의 두 배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폭염은 단 두 달 안에 두 번째로 찾아온 열돔 현상이다.
프랑스는 이틀 연속 월간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고, 영국은 6월 역대 최고기온 신기록을 세웠다.
유럽중앙은행(ECB) 연구에 따르면 2022년 여름 폭염은 식품 가격 상승에 0.75%포인트 가까이 기여했으며, 심각한 폭염 이후 2년간 해당 지역의 경제 생산량도 눈에 띄게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애널리스트들은 유럽에서 폭염 한 차례가 국내총생산(GDP) 최대 0.5%포인트를 갉아먹는다고 추산한다.
AI 데이터센터까지 가세… 냉방 수요 구조적 팽창
폭염이 불러온 즉각적 수요 외에도 인공지능(AI) 확산이 냉방 설비 수요를 구조적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데이터센터 냉각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냉방·단열 업계의 수혜 폭이 가정·상업용을 넘어 산업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에너지효율 담당 브라이언 마더웨이는 "유럽에는 에어컨 전통이 없었다. 비교적 최근까지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폭염이 반복될수록 에어컨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필수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럽의 낮은 냉방 보급률이 시장 성장의 잠재력으로 재해석되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