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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로봇 한국 점유율 30%… HL만도·현대모비스 수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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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로봇 한국 점유율 30%… HL만도·현대모비스 수혜 전망

골드만삭스 "액추에이터 비중국 1위"… 2035년 41만 대 공급망 장악
"배터리 이어 로봇 부품"… 美 테슬라·보스턴다이내믹스 한국 의존 확대
현대모비스와 HL만도의 기업 로고가 나란히 배치되어 있는 모습.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현대모비스와 HL만도의 기업 로고가 나란히 배치되어 있는 모습. 이미지=제미나이3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본격 개화하는 2030년대, 글로벌 공급망의 30%를 한국이 틀어쥘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지난 25일(현지시각) 공개한 '로보틱스: 대전환의 시기' 보고서에서 한국이 자동차 부품 생태계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을 제외한 휴머노이드 핵심 부품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이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에서 앞선 미국과, 로봇 하드웨어 공급이 필요한 글로벌 시장 사이의 전략적 연결고리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동차 부품 기술이 로봇 관절로 바뀐다


골드만삭스 리서치의 김도형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한국이 전동 파워스티어링, 제동 시스템, 자율주행 기술 등 자동차산업에서 쌓아온 정밀 제어 기술이 휴머노이드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인체 근육과 관절을 모방하는 구동장치)와 기반 기술을 상당 부분 공유한다고 분석했다.

액추에이터는 모터·감속기·전자제어장치(ECU)로 구성되는데, 이는 자동차 조향 장치의 구조와 사실상 동일하다.

보고서는 과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전기차 시대에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의 핵심 기업으로 성장했던 것처럼, 휴머노이드 시대에는 현대모비스와 HL만도 등이 액추에이터 공급망의 중심 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HL만도는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Spot)'에 이미 액추에이터를 납품 중이다. HL만도는 테슬라 옵티머스 4세대 모델에 액추에이터를 공급하기 위해 내년 북미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용 액추에이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흥국증권 마건우 연구원은 "보스턴다이내믹스향 액추에이터 공급 경험과 주요 완성차 업체 레퍼런스를 고려하면, 휴머노이드 시장 확대 과정에서 신규 수주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기업들이 이족보행 로봇, 바퀴형 휴머노이드, 로봇 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특히 손가락 관절처럼 복잡한 동작을 구현하는 '정교한 손(dexterous hand)' 분야에서 한국 스타트업과 상장사 수가 두드러지게 많다고 평가했는데, 이는 제조 현장에서 그리퍼(물건을 집는 장치)를 폭넓게 사용해온 산업 경험에서 비롯된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2035년 글로벌 생산 30% 목표, 정부도 7000억 원 투입


골드만삭스는 한국이 직접 제조와 액추에이터 같은 핵심 부품 공급을 통해 2035년까지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량의 30%를 지원할 것으로 추산했다.

2030년까지 약 7만 4000대, 2035년까지 41만 2000대의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을 한국 공급망이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 정부도 2029년까지 해마다 1000대의 휴머노이드를 생산한다는 목표 아래 올해 국가 제조 동맹을 통해 7000억 원(약 5억 달러)을 투입한다.

보고서는 한국이 휴머노이드 조기 도입국으로 자리 잡을 기초 여건도 갖췄다고 봤다.

제조 시설 내 직원 1인당 산업용 로봇 수를 기준으로 한국의 로봇 밀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이 같은 자동화 경험이 로봇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도 높인다는 설명이다. 기술 신제품을 남들보다 일찍 받아들이는 문화적 특성도 강점으로 꼽혔다.

미국이 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한국 업체들에 유리한 환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도형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한국은 미국의 휴머노이드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공급망 파트너"라며 "미국이 소프트웨어에서 최고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하드웨어 실행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는 특히 미국 기업들에 절실한 과제"라고 밝혔다.

데이터 부족과 중국 선점이라는 두 가지 벽

다만 골드만삭스는 낙관론만 제시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시각·언어 모델(VLM)이 아직 물체 인식, 과제 수행 등 기본 동작에서도 인간에 크게 못 미친다고 진단했다. 핵심 병목은 '물리 세계 학습 데이터의 절대적 부족'이다.

실제 특화 모델 하나가 거대 AI 기업들의 범용 모델보다 더 나은 성능을 보인 사례가 있는데, 이는 더 많고 적합한 데이터를 확보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선점 구도도 무시할 수 없다. 2025년 기준으로 중국에는 이미 1만~1만5000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현장에 배치된 반면, 미국과 한국은 각각 수백 대 수준에 머문다.

배치 대수가 늘수록 훈련 데이터가 쌓이고, 데이터가 쌓일수록 성능이 올라가는 '자기 강화 순환' 구조에서 중국이 앞서 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 흐름을 뒤집으려면 한국과 미국 모두 로봇 실제 배치 속도를 대폭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