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이오 공장 용도 전환으로 전기차 수요 회복 시점까지 ‘버티기’ 돌입
트럼프의 EV 세금 감면 철회로 부침 겪자 전동화 전략 전면 수정… 3개 모델 개발 중단
2028년부터 하이브리드(HEV) 배터리 생산 병행… 자산 25억 달러 인수
트럼프의 EV 세금 감면 철회로 부침 겪자 전동화 전략 전면 수정… 3개 모델 개발 중단
2028년부터 하이브리드(HEV) 배터리 생산 병행… 자산 25억 달러 인수
이미지 확대보기전기차 대신 폭발적으로 스케일업 중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겨냥해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배터리를 출하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가동 중단 위기에 처한 공장의 생산 라인을 사수하고, 전기차 수요가 회복될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한 전략적 배수진으로 풀이된다.
2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혼다는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배터리 합작 공장에서 한국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하여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용 ESS 배터리의 본격적인 대량 양산에 돌입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저장했다가 정전 시 백업 및 피크 시간대 전력 요금 절감 믹스로 활용되는 ESS 자산을 통해 새로운 유동성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포석이다.
트럼프의 ‘EV 세금 감면 철회’ 철막에 좌절된 넷제로… 하이브리드로 우회
지난 2022년 혼다와 LG엔솔이 합작 투자를 발표할 당시만 해도 이 공장은 북미 시장을 장악할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자강론적 기지로 기획됐다. 그러나 2025년 공장 완공 시점과 맞물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 구매 세금 감면 혜택을 전격 철회하면서 북미 전기차 시장은 순식간에 깊은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완성된 배터리를 공급할 영토가 사라지자 혼다는 북미 생산 예정이던 아큐라(Acura) 럭셔리 브랜드를 포함한 3개 전기차 모델의 개발 포트폴리오를 전면 중단하는 가혹한 결단을 내렸다.
대신 혼다는 전동화 로드맵을 전면 수정, 오하이오 공장의 자산과 건물을 LG엔솔로부터 25억 달러(약 3조 8,300억 원)에 인수해 하이브리드(HEV) 차량용 배터리 제조 라인을 이식하기로 확정했다.
혼다는 오는 2028년부터 이곳에서 하이브리드 배터리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시장 트렌드에 맞춰 ESS와 하이브리드 칩셋 간의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율할 방침이다.
혼다는 2029 회계연도까지 북미 시장에 총 15개의 하이브리드 신모델을 출시할 계획을 수립했으며, 현재 토요타 공장에서 조달 중인 배터리를 자체 생산으로 전환할 경우, 막대한 원가 절감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M·포드도 리밸런싱 동참… 배터리 공장들 ‘ESS 믹스’로 기사회생
배터리 공장의 용도를 변경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난을 파고드는 고난도 우회 전술은 이제 북미 자동차 거두들의 공통된 생존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제너럴 모터스(GM)는 테네시주에 위치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 라인을 ESS 전용으로 발 빠르게 개조하고, 구조조정으로 해고했던 현지 직원들을 재고용하는 리밸런싱 작전을 전개했다.
GM은 한발 더 나아가 오는 2028년부터 미시간주에서 리튬보다 에너지 효율은 낮지만, 화재 안전성이 우수하고 전력 그리드 인프라에 최적화된 ‘나바라식’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대량 출하할 계획이다.
포드 모터(Ford Motor) 역시 지난 5월 배터리 셀부터 제어 시스템, 대형 컨테이너 조립까지 일괄 소화하는 전용 ESS 자회사를 기습 설립하고 미국 전력회사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공략에 나섰다.
포드는 한국의 SK온과 공동 건조했으나 수요 부진으로 인해 지난해 12월 합작 투자가 공식 해산된 켄터키주 배터리 공장 시설을 ESS 자산 제조 기지로 재활용하겠다는 배수진을 쳤다.
부품사들의 움직임도 가쁘다. 일본의 차량 장비 제조사 무사시 세이미츠 산업은 데이터센터 비상 전력용 저장장치 수요를 잡기 위해 2027년까지 야마나시현 공장의 캐파를 기존 대비 30배 이상 폭증한 650만 셀 규모로 스케일업할 예정이다.
“공급은 4,480인데 수요는 1,360”... 가혹한 과잉 공급 속 ESS가 탈출구
S&P 글로벌 모빌리티의 매크로 지표에 따르면, 2026년 기준 전 세계 EV 배터리 공장의 총 생산 능력은 4,480기가와트시에 달하는 반면 실제 시장 수요는 약 30% 수준인 1,360기가와트시에 그쳐 심각한 자원 과잉 공급 부침을 겪고 있다. 이 같은 미스매치 현상은 2030년대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고되어 자동차 진영의 마진을 위협하고 있다.
반면 아시아 야노경제연구소의 정밀 추정에 따르면, 글로벌 ESS 배터리 마켓 스케일은 2025년 기준 전년 대비 28% 급증한 376기가와트시를 기록했으며, 오는 2033년에는 거의 두 배인 735기가와트시 규모로 폭발적인 랠리를 펼칠 전망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거대언어모델(LLM) 구동을 위한 천문학적인 전력 확보 전쟁이 각국에서 터져 나오는 격동의 2026년, 무너진 전기차 철막을 걷어내고 독자적인 청정 전력 인프라 지배권을 선점하려는 한·미·일 자동차·배터리 연합군의 치열한 업종 전환 수싸움에 글로벌 자본가들의 매서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