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24% 넘게 하락…닷컴버블 이후 최악의 상반기 흐름
AI 데이터센터 투자 급증에 무료현금흐름 압박
AI 데이터센터 투자 급증에 무료현금흐름 압박
이미지 확대보기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가 인공지능(AI) 투자비 부담 속에 1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클라우드와 AI 사업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 비용이 무료현금흐름을 압박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27일(이하 현지시각) IT매체 쿼츠에 따르면 MS 주가는 지난 25일 기준 52주 최저치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 주가 하락 폭은 24%를 넘었고 현 흐름이 이어질 경우 닷컴버블 붕괴 시기였던 2000년 이후 최악의 상반기 성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 AI 투자비가 주가 발목 잡아
쿼츠에 따르면 MS의 지난 분기 자본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380억달러(약 58조6000억원)에 달했다. 반면 무료현금흐름은 10% 줄었다. AI 인프라 확충을 위한 지출이 늘면서 주주환원에 쓸 수 있는 현금 여력이 줄어든 셈이다.
MS의 2026년 예상 자본지출 규모는 약 1900억달러(약 293조원)로 거론된다. MS가 장기 성장을 위해 AI 인프라를 선점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지만 시장은 비용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MS는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과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대표적인 우량 기술주로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AI 경쟁이 데이터센터,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력, 서버 장비 투자를 동반하면서 MS의 성격도 ‘자본을 많이 쓰는 인프라 기업’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실적은 양호하지만 시장 관심은 비용으로
다만 주가 약세가 곧바로 사업 부진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MS의 기본 사업은 여전히 견조하다.
MS는 최근 8개 분기 동안 매출이 전년 대비 16~18% 수준의 성장률을 이어갔고, 시장의 순이익 전망치도 여러 차례 웃돌았다. 클라우드 사업과 업무용 소프트웨어, AI 기능을 결합한 제품군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분기 실적 발표 뒤 시장의 관심은 매출 성장보다 지출 전망에 집중됐다. MS가 실적 자체는 양호하게 발표했음에도 AI 투자비 부담이 부각되면서 주가는 이후 며칠 동안 4% 가까이 하락했다.
대표적인 기술주 분석가로 알려진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MS와 메타가 투자자들에게 마치 여름 해변에서 겨울 외투를 입은 사람처럼 취급받고 있다”고 밝혔다. AI 인프라 투자 비용은 커지고 있지만 그 비용이 아직 뚜렷한 성장으로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 빅테크 AI 투자 경쟁도 부담
MS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마존, 메타,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AI 인프라 경쟁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어서다.
쿼츠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구글이 2026년 AI 인프라에 모두 약 6500억달러(약 1002조원)를 쓸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는 이들 기업의 2025년 합산 지출보다 약 60% 늘어난 규모다.
AI 경쟁은 초기에는 빅테크 주가를 끌어올린 핵심 재료였다. 그러나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시장의 질문도 바뀌고 있다. 이제는 AI에 얼마나 많이 투자하느냐보다, 그 투자가 언제 매출과 이익, 현금흐름으로 돌아오느냐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
특히 MS는 오픈AI와의 협력, 애저 클라우드 성장, 코파일럿 확산을 앞세워 AI 대표 수혜주로 꼽혀왔다. 그러나 AI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전까지는 데이터센터와 장비 투자 부담을 먼저 감당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자금은 반도체·메모리 쪽으로 이동
단기적으로는 투자자금이 AI 소프트웨어 기업보다 더 가까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쿼츠는 “자금이 반도체와 메모리 기업 등 AI 인프라 구축의 직접 수혜 업종으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AI 서비스를 운영하는 빅테크는 막대한 설비투자를 부담해야 하지만 반도체와 메모리 업체는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필요한 부품을 공급하면서 상대적으로 빠른 매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MS 주가 약세는 AI 성장 기대가 사라졌다는 의미라기보다 시장이 AI 투자비와 회수 시점을 더 엄격하게 따지기 시작했다는 신호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AI 열풍이 계속되더라도 투자자들은 앞으로 매출 성장뿐 아니라 무료현금흐름, 자본지출, 주주환원 여력을 함께 보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