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종료 충격에 1분기 신차 판매 21만6000대 수준
토요타 bZ 약진, 현대차 아이오닉5는 가격 인하로 선방
토요타 bZ 약진, 현대차 아이오닉5는 가격 인하로 선방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전기차 시장이 올해 1분기에도 큰 폭의 판매 감소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 이후 수요가 위축되고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출시와 생산 계획을 늦추면서 시장 규모가 지난 2022년 말 수준으로 되돌아갔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EV는 콕스오토모티브의 자료를 인용해 2026년 1분기 미국의 신차 전기차 판매량이 약 21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고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직전 분기에도 미국 전기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6% 급감한 데 이어 두 분기 연속 큰 폭의 감소세가 이어진 셈이다.
◇ 보조금 종료 뒤 전기차 수요 급랭
미국 전기차 시장의 부진은 정책 변화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3분기에는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를 앞두고 보조금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었다. 그러나 보조금 효과가 사라진 뒤 4분기 판매가 급감했고, 올해 1분기에도 회복세는 제한적이었다.
콕스오토모티브는 1분기 전기차 판매가 직전 분기보다 7.8% 줄었다면서 정부 지원 종료 이후 판매 감소 속도는 다소 둔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기차의 전체 신차 시장 점유율은 최근 두 분기 동안 6% 안팎에서 유지되고 있다. 급격한 충격은 지나갔지만 과거처럼 빠른 성장세로 돌아서지는 못한 셈이다.
완성차 업체들도 새 환경에 맞춰 전기차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세액공제가 사라진 뒤 가격 경쟁력이 약해졌고 규제 압박도 줄어들면서 일부 업체는 전기차 모델을 취소하거나 출시를 연기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 가능한 전기차 모델 자체가 줄어드는 문제도 생기고 있다.
◇ 테슬라, 판매 줄었지만 점유율은 커져
눈에 띄는 변화는 테슬라의 점유율 확대다. 한동안 미국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테슬라 점유율은 점차 낮아졌지만 시장이 위축되자 오히려 테슬라가 다시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1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의 54.2%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3.2%보다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에도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024년 이후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다만 테슬라 자체의 판매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테슬라의 전 세계 인도량은 소폭 늘었지만 미국 내 차량 판매는 8.4% 감소했다. 특히 모델3가 수년 만에 가장 부진한 분기 성적을 낸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기존 완성차 업체보다 보조금 종료 충격을 견디기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다. 전기차만 생산하는 테슬라는 내연기관차로 생산 자원을 옮길 수 없지만 동시에 전기차에서 이미 수익을 내는 대표적 업체다. 반면 전통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수익성이 낮을 경우 하이브리드나 내연기관차 생산을 늘리는 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
◇ 대부분 브랜드 부진…일부 업체는 선방
업체별 흐름은 크게 엇갈렸다. 스텔란티스 계열의 피아트 500e, 지프 왜고니어 S, 닷지 차저 EV는 판매가 80% 넘게 줄었다. 이들 세 모델의 1분기 합산 판매량은 500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아우디의 전기차 판매는 약 90% 급감했고 혼다는 65%, 기아는 약 40% 감소했다. 인사이드EV는 “기아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함께 생산하는 공장에서 내연기관차 생산을 우선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GM 산하 쉐보레도 전기차 판매가 30% 줄었다. 비교적 저렴한 이쿼녹스 EV는 선방했지만 더 비싼 블레이저 EV 판매는 5000대 이상 줄어 1000대 초반에 그쳤다.
반면 캐딜락은 전기차 라인업 확대 효과로 1분기 판매가 약 20% 늘었다. 리비안도 전년 동기 대비 판매가 증가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가격을 약 1만달러(약 1542만원) 낮추며 판매 감소를 방어해 거의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정책 지원이 줄어든 환경에서도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을 갖춘 모델은 여전히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토요타 bZ, 비테슬라 전기차 1위로
토요타도 1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의 의외의 승자로 꼽힌다. 토요타 bZ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거의 두 배로 늘어 1만대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bZ는 쉐보레 이쿼녹스 EV를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비테슬라 전기차에 올랐다.
토요타는 그동안 전기차 전환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고, 하이브리드를 우선하는 전략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올해 미국 시장에서 3종의 새 전기차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2026년에는 전기차 시장에서도 주목해야 할 업체로 떠올랐다.
토요타의 약진은 ‘빠른 추격자’ 전략이 일부 효과를 내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전기차 시장이 보조금 중심의 고속 성장 국면에서 벗어나 가격과 실용성, 브랜드 신뢰도가 더 중요해지는 단계로 이동하면서 토요타 같은 후발 업체에도 기회가 생기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