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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 캐나다 잠수함…한화오션 성능 우위에도 '나토 장벽'이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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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 캐나다 잠수함…한화오션 성능 우위에도 '나토 장벽'이 복병

정부 "산업협력 압도해도 지정학적 선택 배제 못해" 극도 신중
獨, 북해 동맹 결속론 배수진…韓 '전략적 비용 감수'로 깨야
한화오션과 TKMS의 대결구도를 보여주는 이미지. 한국은 검증된 실물 플랫폼의 우수한 성능과 파격적인 캐나다 현지 산업 협력 로드맵을 앞세워 총사업비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조달 사업(CPSP)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으나, 독일이 내세운 나토 안보 결속론을 넘기 위한 고도의 외교적·정무적 카드가 추가로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미지=구글 제미나이이미지 확대보기
한화오션과 TKMS의 대결구도를 보여주는 이미지. 한국은 검증된 실물 플랫폼의 우수한 성능과 파격적인 캐나다 현지 산업 협력 로드맵을 앞세워 총사업비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조달 사업(CPSP)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으나, 독일이 내세운 나토 안보 결속론을 넘기 위한 고도의 외교적·정무적 카드가 추가로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미지=구글 제미나이

캐나다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을 둘러싸고 한국과 독일 간의 수주 경쟁이 막판 임계점에 달한 가운데,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안보 전문가들이 극도의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이 제시한 독보적인 산업 협력 패키지와 현지 인프라 로드맵이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차원의 지정학적 결속과 상호운용성 장벽이 한국의 전략적 진입 비용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 이코노미, 글로벌 앤 메일 등 외신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캐나다 잠수함 사업과 관련해 "기대를 가지고 기다리는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김 장관은 "우리가 수주에 성공한다면 캐나다가 우리의 산업 협력 패키지에 상당한 무게를 둔 것이겠지만, 객관적인 잠수함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고배를 마신다면 이는 캐나다가 나토 중심의 지정학적 선택을 내린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유럽 순방 성과 브리핑에서 "기대는 하고 있으나 쉽게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섣부른 낙관론 경계를 당부했다. 현재 캐나다 정부는 한화오션을 중심으로 한 한국 컨소시엄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를 최종 후보로 압축하고 하반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평가를 진행 중이다. 총사업비는 440억 달러(약 60조 원) 규모다.

韓, '도산안창호함' 현지 전개부터 인프라 재건·광물 공급망까지 총력전

한국은 캐나다 정부가 제시한 4대 평가 기준인 성능(20%), 유지보수 및 군수지원(50%), 계약 조건 및 가격(15%), 경제·지정학적 협력(15%)에 맞춰 최적화된 제안서를 제출했다. 한화오션은 한국 해군이 실전 운용 중인 3000톤급 도산안창호함(KSS-III)을 캐나다 현지 해역에 직접 전개해 공동 훈련을 수행하며 독보적인 작전 능력을 입증했다. 또한 계약 체결 시 2035년 전까지 초도 물량 4척을 조기 인도하고, 이후 매년 1척씩 공급해 2043년까지 12척 전체를 완편하겠다는 구체적인 타임라인을 제시했다.

산업 협력 분야에서도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캐나다 조선 인프라 재건, 기술 이전, 숙련 인력 양성을 포괄하는 장기 로드맵을 제출했다. 민간 협력도 다각화하여 캐나다 대형 철강사 알고마 스틸(Algoma Steel)과 잠수함 건조·MRO용 철강 공급 계약 및 인프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 방산 수요를 캐나다 자국 산업과 직결시켰다. 이외에도 현지 대형 건설사인 PCL 컨스트럭션과 기지 인프라 구축 협력을 다지고,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 밥콕(Babcock)의 캐나다 법인을 장기 운영 지원 파트너로 확보하며 현지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獨·노르웨이의 '북대서양 안보 결속론'과 '유럽 방산 금융 체제'의 외교적 장벽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주를 확신할 수 없는 이유는 독일이 주도하는 '나토 북부 해양 방위축'의 제도적 결속력 때문이다. 독일 TKMS가 제안한 212CD형 잠수함은 독일과 노르웨이가 공동 개발 및 조달하는 디젤-수소 연료전지 방식의 공기불요추진(AIP) 기체다. 독일과 노르웨이 정부는 캐나다를 이 동맹 체제에 편입시키기 위해 자국 군에 인도될 예정이던 212CD형 잠수함 물량을 각각 1척씩 차용해 캐나다에 우선 재배정하는 파격적인 조기 인도 카드까지 제시하며 오타와를 압박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함정 조달을 넘어 북대서양과 북극해를 아우르는 나토의 작전·전술 데이터, 교리, 기지 공유 체계와 완벽히 통합된다는 정무적 강점을 지닌다. 특히 유럽의 방산 조달 금융 프로그램인 SAFE(공동방산조달금융기금)체제 역시 독일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캐나다는 최근 비유럽 국가 최초로 SAFE 협정에 공식 서명하며 유럽과의 안보 협력을 전례 없이 심화하고 있다. 잠수함이라는 극도로 폐쇄적이고 복잡한 수중 자산의 특성상, 캐나다 국방부가 수익성이나 산업 오프셋보다 나토 동맹국 간의 장기적인 전술적 일체감을 우선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폴란드·노르웨이 'K-방산' 성공 방정식, 캐나다서도 '전략적 비용 감수'로 돌파해야

안보 전문가들은 한국이 나토의 두터운 제도적 장벽을 깨고 최종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단순한 수익성 극대화 관점에서 벗어나, '전략적 진입 비용'을 과감히 흡수하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이미 유럽 시장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한 전례가 존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방산 시장의 보호무역주의 장벽 속에서도 폴란드와 K239 천무 다연장로켓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현지에서 유도 로켓을 직접 생산하는 40억 달러 규모의 집행 계약을 성사시켰다. 단순 무기 수출을 넘어 폴란드 국내 산업과 완벽히 결합하는 로컬화 모델을 제시해 제도적 저항을 무력화한 것이다. 올해 초 노르웨이 육군의 차세대 장거리 정밀 타격 시스템 사업에서 유럽과 미국의 강력한 대안들을 제치고 단독 공급국으로 낙점된 사례 역시 신속한 인도 능력과 가혹한 기술 요구 조건을 파격적으로 수용한 결과였다.

외교 소식통은 "한국 방산은 폴란드에서 신속 인도와 현지 공동 생산으로 나토의 제도적 저항을 낮췄고, 노르웨이에서는 까다로운 조건들을 완벽히 충족하며 미·유럽의 대안을 꺾었다"라며 "이 성공 방식을 캐나다 CPSP에 대입한다면, 한국 정부와 조선 업계는 단기 마진 확보보다 나토 거점 확보를 위한 '전략적 비용 감수'와 파격적인 기술 이전을 주저하지 않는 배수진의 자세가 최종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