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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핵잠수함 사실상 전력 공백… 서방 해군 공급망 붕괴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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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핵잠수함 사실상 전력 공백… 서방 해군 공급망 붕괴 신호탄

애스튜트급 작전 배치 불능에 오쿠스 일정 차질 우려
해군 MRO 구조적 병목 속 한국 조선사 제한적 기회 부각
영국 해군이 보유한 핵심 핵공격잠수함(SNA) 전력이 정비 부실과 인력 부족으로 즉시 투입이 가능한 함정을 확보하지 못하는 심각한 작전 배치 공백 사태에 직면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해군이 보유한 핵심 핵공격잠수함(SNA) 전력이 정비 부실과 인력 부족으로 즉시 투입이 가능한 함정을 확보하지 못하는 심각한 작전 배치 공백 사태에 직면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영국 해군이 보유한 핵심 핵공격잠수함(SNA) 전력이 정비 부실과 인력 부족으로 즉시 투입이 가능한 함정을 확보하지 못하는 심각한 작전 배치 공백 사태에 직면했다.

이에 러시아 해군의 수중 활동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서방 안보 최전선에 구조적 병목이 발생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번 사태는 안보 동맹 오쿠스(AUKUS)의 신뢰성과 향후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 한편, 글로벌 해군 전력 유지·보수·정비(MRO) 공급망에서 한국 조선업계의 역할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멈춰 선 영국 핵잠수함… 안보 최전선 흔들리는 오쿠스 동맹

군사 전문 매체 오펙스360(Opex360)은 지난 28(현지시각) 영국 해군이 작전 지침상 7척을 보유해야 하는 핵공격잠수함(SSN)을 단 한 척도 임무 배치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군사정보 웹사이트 네이비룩아웃 분석을 보면 현재 영국 해군이 가진 최신 강력한 핵추진 공격잠수함인 애스튜트급 가운데 상시 전개 가능한 전력이 크게 제약된 상황으로 분석된다.

러시아 잠수함이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영국을 잇는 GIUK 해역에서 활동을 대폭 늘리는 시점이라 서방 안보에 가해지는 압박은 더욱 커졌다. 영국 해군은 핵추진항공모함 프린스 오브 웨일스호를 북극권에 배치할 때도 자국 핵잠수함의 호위를 받지 못해 동맹국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다.

이러한 영국의 SSN 전력 약화는 호주와 미국, 영국이 묶인 안보 동맹 오쿠스 체제 전반으로 불신이 번지는 모양새다. 영국의 해군력 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호주로의 SSN 이전 일정이 지연되면서 미국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으며, 이는 오쿠스 동맹 전체의 일정 조율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냉전 이후 축적된 병목의 표면화… 단순 부품난 넘은 생태계 위기


이러한 전력 마비는 탈냉전 이후 수십 년간 진행된 잠수함 전력 축소와 유지 인력의 고령화가 맞물린 결과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해상 안보 수요는 급증한 반면, 오쿠스 동맹 출범으로 설계와 생산 역량이 분산되면서 지연된 위기가 수면 위로 분출했다는 지적이다.

핵잠수함 MRO는 일반 함정과 완전히 다르다. 원자로 관련 규제와 방사선 안전 인증을 통과해야 하며, 극도로 제한된 전용 공급망에 의존한다. 현재 영국에서 핵추진 함정을 정비할 수 있는 유일한 기지인 데번포트는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고, 배로우 조선소는 신형 SSN과 탄도미사일잠수함(SSBN) 건조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이미 과부하 상태다.

여기에 원자력 엔지니어와 현장 숙련공 부족까지 겹치며 정비가 계속 밀렸다. 영국 해군은 함정 한 척을 부품 공급용으로 희생시키는 이른바 '식인화(Cannibalization) 정비'까지 동원했다. 함정 앰부시호는 2022년 마지막 파출 이후 다른 잠수함에 부품을 대주기 위해 해체 수준의 탈거 과정을 거쳤는데, 이는 일시적 대응이 아니라 체계 붕괴 신호로 해석된다.

한국 조선사 특수 가능성… '유지비용 외주화'가 기회의 본질


서방 진영의 군함 건조와 정비 역량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한국 조선사로 향한다. 방산업계 및 시장 추산에 따르면 연간 약 80~120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글로벌 해군 MRO 시장은 향후 10~20년 누적 기준 수백조 원에 이르는 거대 시장이다.

기회의 본질은 한국의 '핵잠수함 대체'가 아니라 서방 해군이 겪는 '유지비용의 외주화'와 전체적인 정체 현상을 해소하는 우회 통로 역할에 있다.

한국은 법적·기술적·보안상 제약으로 핵잠수함 MRO를 직접 수행할 수 없다. 또한 자국 조선소 보호 정책 같은 제도적 장벽도 존재한다. 대신 미 해군의 수상함 MRO 물량을 직접 수주하거나, 호주의 재래식 잠수함 유지 보수, 함정의 일부 모듈과 블록 생산 분담 등이 현실적인 대안 시나리오다.

국내 증시와 방산업계에서는 향후 우방국의 허용 범위 확대 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수주 이력과 역량 측면에서 수혜 후보군으로 거론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한화오션은 이미 미 해군 MRO 실적을 쌓아가고 있으며, HD현대중공업은 높은 군함 건조 역량과 유지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앞으로 글로벌 방산 시장을 바라볼 때 미 해군의 외국 조선소 허용 범위 확대 여부와 호주·캐나다 등 우방국의 해군 MRO 추가 발주 지표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