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역사 프랑스 브랜드, 인쳅과 유통계약 종료하며 호주서 발 빼
중국 브랜드 점유율 급등하며 현대차·기아 호주 판매 전략도 촉각
중국 브랜드 점유율 급등하며 현대차·기아 호주 판매 전략도 촉각
이미지 확대보기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공세에 밀려 유럽 완성차업체들이 잇달아 해외 시장에서 발을 빼는 가운데, 100년 넘게 호주에 차를 팔아온 프랑스 브랜드 푸조마저 현지 유통망을 잃게 됐다.
호주 매체 뉴스닷컴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호주 수입사 인쳅이 푸조 모기업 스텔란티스와 유통계약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인쳅은 2005년 7025대에 달했던 푸조의 연간 판매량이 지난해 1350대까지 쪼그라들었고, 올해 1~5월 판매도 37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줄었다고 밝혔다. 1~5월 판매 속도를 12개월로 단순 환산하면 올해 연간 판매는 처음으로 1000대를 밑돌게 된다.
호주서 21년 만에 판매 90%대 근접 붕괴
푸조의 호주 판매 붕괴는 스바루 수입사로도 잘 알려진 인쳅이 2024년 시트로엥 유통을 접은 데 이은 두번째 프랑스 브랜드 결별이다. 인쳅은 최근 몇년새 중국 브랜드 디팔과 포톤을 새로 들여오며 포트폴리오를 중국차 중심으로 재편해왔다.
호주 신차 시장에서 중국산 수입차는 지난해 22만대 넘게 팔리며 국가별 공급 1위에 올랐고, 2019년 이후 프랑스차 전체 판매는 절반 가까이 줄어 지난해 4000대를 밑돌았다.
현지 자동차 전문매체 카익스퍼트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푸조 판매의 43%가 승용차가 아닌 파트너 밴에서 나왔다고 전하며, 승용 라인업의 판매 부진이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스텔란티스는 이번주 중국 둥펑과 합작해 지프·푸조 배지를 단 저가 모델을 중국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발표했으며, 앞서 자국 브랜드 리앱모터에도 투자해 중국산 저가 모델 대응 카드로 삼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스텔란티스 호주법인은 "푸조는 견고한 제품 파이프라인과 명확한 중장기 전략을 바탕으로 호주에서 강한 미래를 갖고 있다"며 "유통의 연속성을 유지할 계획이며 진행 상황을 계속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완성차·부품 주엔 반면교사 사례
호주 시장의 이번 사례는 국내 완성차·부품 업종에도 시사하는 지점이 있다.
코스피 상장 현대차·기아는 호주에서 각각 상위권 판매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지만, 같은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 점유율이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차의 진입 속도를 가늠할 참고 사례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브랜드의 해외 시장 확장이 완성차업체 매출뿐 아니라 부품 협력사 수주에도 잇따라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주는 관세장벽이 낮고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도 다른 시장보다 약해 신규 진입자에게 유리한 시장으로 꼽혀온 만큼, 유럽 노후 브랜드가 겪은 유통망 이탈 사례는 국내 업체의 현지 딜러망 관리와 신차 출시 주기를 점검하는 참고 자료로 거론된다.
원화 기준 호주 완성차 수출 비중이 크지 않은 현대차·기아와 달리, 유럽 부품사들은 호주 시장 축소로 직접 타격을 받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스텔란티스가 진행 중인 중국 합작 전략이 다른 유럽 브랜드로 확산될 경우, 국내 부품업체들의 유럽 공급 계약 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인쳅은 전환 기간 중 기존 재고 판매와 보증수리, 정비 지원은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스텔란티스 호주법인은 향후 자체 대리점망을 통한 직접 유통이나 르노·마세라티를 취급하는 아테코 등 제3의 수입사 위탁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