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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랠리 끝났나"…메모리 과잉 경고에 샌디스크·마이크론 이틀째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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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랠리 끝났나"…메모리 과잉 경고에 샌디스크·마이크론 이틀째 폭락

삼성·SK하이닉스 증산 공포 확산…모닝스타 "AI 주가 20~30% 추가 폭락할 수도"
기관들 하반기 초입 '역대급 차익 실현'…글로벌 메모리 ETF 하루 만에 5% 급락
"지나친 공포 밸류에이션 매력적" vs "공급 과잉 현실화"…월가 팽팽한 대공방
자동차, 전력 및 보안 시스템용 반도체 소자를 제조 및 설계하는 독일 기업 인피니언의 직원들이 지난달 10일 독일 드레스덴에 위치한 인피니언의 새로운 스마트 파워 팹 공장에서 진행된 언론 투어 중 300mm 웨이퍼 두 장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자동차, 전력 및 보안 시스템용 반도체 소자를 제조 및 설계하는 독일 기업 인피니언의 직원들이 지난달 10일 독일 드레스덴에 위치한 인피니언의 새로운 "스마트 파워 팹" 공장에서 진행된 언론 투어 중 300mm 웨이퍼 두 장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이례적인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글로벌 메모리 및 스토리지 반도체 업종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제조사들의 증산 공세로 공급 과잉 우려가 머리를 들자, 샌디스크와 마이크론 등 주요 기술주들이 이틀 연속 무더기 폭락세를 연출했다.

2일(현지시각) 뉴욕 주식시장에서 메모리·스토리지 섹터는 정오 거래를 기점으로 낙폭을 급격히 키웠다. 낸드(NAND) 플래시 업계 강자인 샌디스크(SNDK)는 14.13% 폭락한 1,745달러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시게이트(STX)와 웨스턴 디지털(WDC)도 각각 10.38%, 9.92% 밀렸으며, 메모리 대장주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 역시 5.49% 하락한 975.56달러로 주저앉았다.

시장 전반의 하락세도 뚜렷했다. 금융 경제 전문미디어 247월스트리트에 따르면 글로벌 메모리 밸류체인을 추종하는 라운드힐 메모리 상장지수펀드(ETF)는 하루 만에 5% 급락한 62달러로 밀렸다. 해당 ETF는 삼성전자(25%), SK하이닉스(24%), 마이크론(24%) 등 메모리 3사에 자산의 70% 이상을 집중 투자하고 있어, 생산 능력 과잉 우려에 따른 변동성에 직격탄을 맞았다.

모닝스타 "공급은 늘고 AI 투자는 정점...20~30% 더 빠질 수도" 경고


이틀 연속 이어진 이번 폭락 사태를 촉발한 것은 리서치 기관 모닝스타의 날 선 경고였다.

247월스트리트에 따르면 로레인 탄 모닝스타 리서치 책임자는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가장 가파르게 상승했던 메모리 관련 기업들이 가치 재평가(리밸런싱)에 가장 취약한 상태"라며 "AI 관련 주식 중 상당수는 다시 매수 매력도가 생기기 전까지 현재 수준에서 20~30%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그가 제시한 핵심 근거는 '수급 불균형의 반전'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잇따라 대규모 증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으며, 이로 인해 그동안 유지되던 메모리 제조사들의 강력한 '가격 결정력'이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가 연내 정점을 찍고 이후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맞물리면서 시장의 공포를 자극했다.

하반기 시작과 동시에 기관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서며 차익 실현 매물을 쏟아낸 것도 낙폭을 키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나친 우려" vs "현실적 경고"...월가 전망 팽팽하게 맞서

그러나 메모리 업황의 장기 호황(슈퍼 사이클)을 확신하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최근의 주가 폭락이 펀더멘털의 훼손이 아닌 심리적 과열에 따른 일시적 조정이라고 확언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폭락 와중에도 샌디스크의 목표 주가를 기존 2,100달러에서 2,505달러로 오히려 상향 조정하고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BoA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수급 불균형과 견조한 가격 흐름이 최소한 내년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크론의 실적 지표 역시 공급 과잉 주장을 무색하게 한다. 마이크론은 직전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6% 폭증한 414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다음 분기 매출 가이드라인을 500억 달러로 제시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증명했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들과 맺은 다년 간의 장기 공급 계약이 경기 변동을 방어하는 강력한 완충 장치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마이크론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배 수준에 불과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극대화됐으며,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목표 주가 역시 현재 주가보다 훨씬 높은 1,41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데이터 센터의 AI 학습 및 추론용 대용량 스토리지 수요가 폭발하면서 시게이트와 웨스턴 디지털의 하드디스크(HDD) 및 SSD 부문 실적도 여전히 순항 중이다.

결국 이번 메모리 섹터의 단기 폭락은 기술주 전반의 숨고르기 국면 속에서 고점 부담을 느낀 자금의 이동일 뿐, AI 인프라 확충에 따른 반도체 수요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는 낙관론과 공급 과잉의 부메랑을 경계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하반기 내내 팽팽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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