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회계감사원, F-35 등 핵심 사업 예산 초과와 일정 연기 공식 지적
개발 중 생산 돌입하는 '동시성'이 화근… 틈새 노리는 K-방산 시험대
개발 중 생산 돌입하는 '동시성'이 화근… 틈새 노리는 K-방산 시험대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국방부가 주요 무기 체계를 적기에 인도하지 못해 국방 역량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첨단 기술이 충분히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개발 프로그램을 시작해 예산 초과와 일정 지연을 자초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조달 실패는 무기 현대화 속도를 늦춰 중국이 차세대 전투기 개발 등 첨단 군사기술 분야를 선점할 가능성을 키운다.
미국 정부회계감사원(GAO)이 4일(현지시각) 발표한 '무기체계 연례 평가'보고서는 펜타곤의 최대 규모 획득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일정 지연이 광범위하게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GAO 평가 기준을 보면 주요 국방 획득 프로그램(MDAP)의 평균 일정 지연은 1년 이상 늘어났다. 개발 비용은 초기 계획과 비교해 평균 20% 이상 초과했다.
설계 검증 없는 조기 양산이 부른 악순환
그 결과 5년 안에 전력화를 마치려던 신속 획득 경로(MTA) 목표 역시 줄줄이 실패로 돌아갔다. F-35 전투기와 연안전투함 사업이 대표 사례다.
미국 방위산업의 비효율성은 냉전 종식 이후 지속해서 심화했다. 조달 시스템의 결함과 미국 내 제조 산업 기반이 급격하게 축소된 결과다.
과거 B-2 폭격기는 유지보수 비용이 과다하게 발생하며 운용 부담을 확대했다. F-22 전투기 역시 운용 유지비가 급증한 데다 조기 생산 중단으로 규모의 경제 확보에 실패했다. 대당 조달 비용이 초기 예산안을 두 배 이상 웃돌면서 전력화 규모가 축소되는 차질을 빚었다.
최신형 F-35 전투기와 줌왈트급 구축함도 이 같은 실패 전철을 밟고 있다. 미국 방산업계의 고비용·저효율 구조가 고착화하면서 신형 무기 도입 주기는 갈수록 길어지는 추세다.
중국의 속도전과 K-방산의 중장기 과제
미국 군사 조달의 구조적 결함은 경쟁국인 중국에 기회로 작용했다. 중국은 복잡한 첨단 시스템을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과 낮은 비용으로 개발하며 무기 획득 속도전에서 우위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중국의 차세대 기술이 실제 전장에서 통할지는 미지수다. 독자적인 엔진 신뢰성과 네트워크 전투체계 통합 능력이 아직 실전 검증을 거치지 않아 성능의 지속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조달 공백과 중국의 무기 획득 속도전은 한국 방위산업에 기회이자 도전이다. K-방산은 납기 신뢰성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미국산 무기의 인도 지연을 메우는 대안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폴란드 등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한 신속 공급 능력이 무기다.
단기적으로는 납기 경쟁력이 수주를 좌우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부품 국산화율이 기업 가치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핵심 부품의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생산 능력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도 함께 안고 있다.
힘의 균형 재편을 가늠할 3대 지표
글로벌 안보 지형 변화와 방산 시장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지표를 봐야 한다.
첫째는 미국 F-35 조달 단가 추이다. 대당 양산 비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 제조 학습곡선 붕괴를 뜻하며 미 군사력 공백이 장기화한다는 신호다.
둘째는 중국 6세대 전투기 시험 비행 시점이다. 개념 연구 단계를 넘어 실전 배치 단계로 진입하는 안보 균형의 전환점이 된다.
셋째는 미 국방부 예산 집행률이다. 신속 획득 경로 프로그램의 예산 집행 속도는 미국 무기 현대화 정책의 실행력을 가늠할 잣대다.
무기 획득 속도가 군사력의 격차를 만든다. 미국의 지연이 구조화될 경우 서태평양의 힘의 균형은 개별 무기 성능이 아니라 획득 속도에 의해 재편될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