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 암페라, 3D 프린팅 토륨 원자로 설계안 공개
‘선가스 후원자력’ 우회 전략 제시… 상용화까지 장기 내구성 검증 과제
‘선가스 후원자력’ 우회 전략 제시… 상용화까지 장기 내구성 검증 과제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실리콘밸리 기반 에너지 스타트업 암페라(Ampera)가 3D 프린팅 기술과 토륨 연료를 결합한 소형 모듈 원자로(SMR) 설계안을 공개하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시장 진입을 시도했다.
오토노션은 9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이 기술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확보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제 상용화까지 경제성과 규제 기관 검증을 포함해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고 지적한다.
미임계 설계로 위험 낮췄지만 기술 구조상 병목 존재
암페라 설계안 핵심은 미임계 작동 방식이다. 토륨은 스스로 핵분열을 유지하지 못하므로 외부 가속기 장치로 중성자를 지속 주입해야 한다.
그러나 핵심인 가속기 기반 중성자 공급 장치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 실적이 드물다. 장시간 안정되게 중성자를 공급할 수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 토륨이 핵분열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우라늄-233(U-233)의 핵비확산성 검증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3D 프린팅 노심 제조법… 규제 기관 통과가 최대 관건
암페라는 3000도 이상 견디는 탄화규소 재질을 3D 프린터로 찍어 노심을 일체형으로 만드는 기술을 제안했다. 기둥들이 꼬인 다공성 곡면 구조로 열전달 효율을 끌어올린다는 계산이다.
회사 측은 공장 양산 체제를 구축하면 원자로 제작 기간을 수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를 비롯한 규제 당국은 3D 프린팅 구조물의 장기 내구성을 매우 보수적으로 평가한다.
고방사선 환경에서 수십 년간 균열 없이 버틸 수 있는지 입증하는 데만 오랜 시간이 걸린다. 테라파워, 오클로, 엑스에너지 같은 경쟁 SMR 기업들이 비교적 검증된 수랭식이나 소듐 냉각 방식을 쓰는 이유도 이 규제 장벽 때문이다.
30MW 용량의 한계와 경제성 걸림돌
암페라가 제시한 원자로 용량은 30메가와트(MW) 수준이다. 최근 빅테크 기업이 짓는 대형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한 개가 50에서 150MW 전력을 쓰는 점을 고려하면 이 원자로는 주 전원보다 특정 시설용 보조 전원에 가깝다.
경제성 격차도 크다. 현재 미국 시장 천연가스 균등화발전비용(LCOE)은 1메가와트시(MWh)에 50~70달러(약 7만 5300~10만 5400원) 선이다. 반면 업계가 추정하는 초기 SMR 발전 단가는 1MWh에 80~120달러(약 12만~18만 원)다. 가스나 신재생에너지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이 선뜻 채택하기 어렵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암페라는 ‘선가스 후원자력’ 우회 전략을 짰다. 고객사에 초임계 이산화탄소 터빈 설비를 먼저 설치해 가스 발전으로 운영하다가 규제 승인이 나면 원자로 모듈로 바꾸는 방식이다. 오클로를 비롯한 경쟁사들도 데이터센터 운영사와 사전 전력 구매 계약을 시도하며 규제 장벽 우회를 모색하고 있다.
시장 안착을 위해 지켜봐야 할 요인
인공지능 전력 수요 급증 속에서 새로운 원전 기술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경제성과 규제라는 두 장벽을 넘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결국 초기 파일럿 프로젝트에서 전력 단가를 얼마나 낮추느냐가 상용화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앞으로 이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판단하려면 세 가지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
첫째, 암페라가 목표로 잡은 2030년까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설계 인증 실현 여부다. 통상 인허가에 5~10년이 걸리는 장벽을 넘어야 한다. 둘째, 3D 프린팅 구조물이 실제 고방사선 환경에서 견디는 장기 내구성 데이터 확보 여부다. 셋째, 실제 발전 단가가 상업 운영이 가능한 수준으로 내려오는지 확인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