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사이클 급팽창에 대만 정보통신 제품 출하량 72.3% 폭증
일본, 민군 겸용 첨단 기술 육성 본격화…한국 테크 공급망 기회와 리스크 교차
일본, 민군 겸용 첨단 기술 육성 본격화…한국 테크 공급망 기회와 리스크 교차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의 급팽창과 글로벌 공급망의 안보화가 맞물리며 아시아 테크 지형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대만은 독보적인 반도체 제조 역량을 무기로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올리는 가운데, 일본은 민군 겸용 첨단 기술을 전면에 내세워 추격에 나섰다.
고대역폭메모리·첨단 패키징 수요가 견인한 대만 수출
대만 재정부는 6월 수출액이 748억 3000만 달러(2026년 7월 10일 외환시장 기준 약 112조 2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3% 늘었다고 발표했다. 역대 6월 실적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입액도 51.8% 급증한 626억 3000만 달러(약 93.9억 원)를 기록하며 월간 기준 역사상 최고치에 이르렀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주문이 쏟아지면서 그래픽카드와 인공지능 서버를 포함한 정보통신·영상기기 제품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72.3% 폭증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수출액은 4166억 6000만 달러(약 625조 원)로 사상 최대치다.
일본, 라피더스 공정 투자 이어 민군 겸용 기술 자립화
일본 정부는 과학기술과 국가 안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 혁신 전략'을 채택했다. 지지통신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관계 회의에서 공공 부문과 학계, 산업계의 민군 겸용 첨단 기술 공동 연구를 가속하겠다고 밝혔다고 10일 보도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공급망 블록화가 심화되면서 일본도 기술과 안보를 일체화하는 전략을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오는 2030년까지 대학 외부에 새로운 연구 기지를 신설해 유수 기관의 과학자들을 모을 계획이다. 인공지능, 양자 컴퓨팅, 첨단 반도체 소재, 사이버, 우주처럼 안보에 직결되는 5대 핵심 분야가 중심이다. 첨단 데이터 유출을 막으려 강력한 보안 대책도 세운다.
이는 홋카이도 라피더스(Rapidus) 중심의 차세대 파운드리 공정 투자와 병행해 기술 자립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학 연구와 실용화를 통합 추진해야 기술 혁신과 비즈니스 경쟁에서 모두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월 수출 1000억 달러 돌파…세계 네 번째 대기록으로 저력 증명
핵심 동력은 인공지능 서버 수요 폭발로 사상 첫 400억 달러를 돌파한 반도체다.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대비 199.5% 급증한 448억 2000만 달러(약 67조 2300억 원)를 기록해 전체 성장을 강력하게 견인했다.
여기에 석유제품(49.8% 증가)과 석유화학(18.8% 증가)을 포함해 20대 주력 품목 중 18개 영역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대만의 하드웨어 독주와 일본의 안보 기술 공세를 방어할 튼튼한 펀더멘털을 입증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고성능 메모리 공급을 주도하며 글로벌 테크 공급망의 최전방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있다.
대만 제조와 일본 소재의 결합…도전에 직면한 한국
대만과 일본의 밀착은 한국 테크 산업에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안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 공급을 늘리며 직접적인 수혜를 입고 있다. 반면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 경쟁력에서는 대만 TSMC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일본이 강점인 소재·부품·장비 기술력을 무기로 공급망 통제력을 강화할 경우, 한국의 중간재 산업은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제조 역량의 대만과 기초 기술의 일본이 결합하면 한국 반도체 생태계가 중간 포지션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공급망의 패러다임이 효율성 중심에서 안보 중심으로 완연히 전환됐다고 진단한다. 민간 기술의 군사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첨단 부품의 수출 규제 리스크도 커진 만큼, 한국 기업들도 고부가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한다. 다만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이 압도적인 기술 격차를 유지하며 차세대 공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단기간에 공급망 주도권을 상실할 가능성은 낮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미래 시장을 읽는 4대 핵심 선행 지표
글로벌 안보·테크 생태계의 향방과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가늠하려면 다음 네 가지 변화를 면밀히 추적해야 한다.
첫째는 인공지능 투자 사이클의 온도를 보여주는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을 비롯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CAPEX) 집행 추이다. 둘째는 공급망 병목 현상의 해소 여부를 결정할 대만 TSMC의 첨단 패키징 라인 가동률과 생산 능력 확충 속도다.
셋째는 일본 차세대 방위 R&D 예산 중 민군 겸용 5대 분야에 대한 실질적인 예산 집행 비율이다. 마지막으로 대형 인공지능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 시장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확보하는 실제 수주 실적과 점유율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