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액공제 종료 뒤 2분기 판매 20.5% 감소장…아이오닉6·모델S·X·ID.4 등 잇따라 퇴장
이미지 확대보기혼다는 프롤로그 생산을 종료하면서 미국에서 판매할 순수 전기차가 한 대도 남지 않게 됐다. 현대자동차는 일반형 아이오닉6 판매를 중단했고 테슬라는 모델S와 모델X 생산을 끝냈다.
폭스바겐, 닛산, 볼보도 일부 전기차 생산이나 판매를 중단했다. 중국 지리자동차 계열인 폴스타는 미국의 중국 연계 자동차 기술 규제로 사실상 신규 판매가 막혔다.
미국의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 관세 부담, 판매 부진, 규제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세계 다른 지역과 달리 미국에서는 전기차 선택지가 줄어들고 있다.
◇2분기 전기차 판매 20.5% 감소
미국에서는 지난해 가을 전기차 구매자에게 제공하던 7500달러(약 1120만원)의 연방 세액공제가 종료됐다.
세액공제 폐지는 미국 전기차 판매에 큰 영향을 미쳤다. 관세와 생산비용 상승, 소비자 선호 변화, 완성차 업체의 사업 우선순위 조정도 전기차 차종 축소를 부추겼다.
켈리블루북과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24만7226대로 전체 신차 시장의 약 5.8%를 차지했다. 2분기 판매량은 1분기보다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0.5% 감소했다.
◇혼다 프롤로그 단종…미국 전기차 ‘0대’
혼다는 프롤로그 생산 종료를 확정했다.
프롤로그는 GM과 협력으로 개발된 전기 SUV다. 멕시코에 있는 GM 라모스아리스페 공장에서 생산되며 쉐보레 블레이저 EV와 주요 기반을 공유한다.
프롤로그의 미국 판매량은 2024년 약 3만3000대에서 2025년 약 3만9000대로 늘었다. 그러나 연방 세액공제가 끝난 뒤 판매가 급감했다. 혼다는 지난 16일 프롤로그 생산을 종료한다고 공식 확인했다.
프롤로그는 혼다가 미국에서 판매하던 마지막 순수 전기차였다. 생산 종료로 혼다의 미국 판매 차종 가운데 전기차가 사라지게 됐다.
◇혼다 0 시리즈도 출시 전 취소
혼다는 자체 개발 전기차인 0 시리즈 계획도 축소했다.
혼다는 2024년 미래형 세단과 스페이스허브 콘셉트카를 공개한 데 이어 2025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에서 중형 전기 SUV 시제품을 선보였다.
이 SUV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조성한 전기차 생산기지에서 생산돼 올해 상반기 북미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혼다는 지난 3월 아큐라 RDX와 혼다 0 세단·SUV 개발을 중단했다.
미국의 관세 부담과 중국 전기차 업체와의 경쟁 심화가 전기차 계획을 전면 재검토한 배경으로 지목됐다.
◇소니·혼다 아필라도 양산 무산
소니와 혼다가 공동 개발한 전기차 아필라도 양산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아필라는 소니가 2020년 소비자가전전시회에서 공개한 비전-S 시제품에서 출발했다.
혼다는 2022년 소니와 전기차 합작사를 설립했고 이듬해 아필라 브랜드를 적용한 시제품을 공개했다.
이후 각종 전시회와 행사에서 아필라를 지속적으로 홍보했지만 실제 생산은 시작하지 못했다.
소니·혼다 합작사는 지난 3월 출시를 추진하던 아필라 전기차 2종의 개발을 중단했다.
◇현대차, 일반 아이오닉6 미국 판매 중단
현대차는 지난 3월 일반형 아이오닉6를 미국 시장에서 더 이상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아이오닉6는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량이다.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생산하는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보다 관세 부담에 취약한 구조다.
현대차가 미국 판매를 중단한 결정에도 달라진 관세 환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가격이 높고 판매량이 적은 고성능 아이오닉6 N은 미국 시장에서 계속 판매한다.
현대차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비교적 좋은 판매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수익성과 현지 생산 여부에 따라 차종을 조정하고 있다.
◇닛산 아리야도 복귀 불투명
닛산은 지난해 미국에서 아리야의 2026년형 모델을 생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리야는 닛산이 초기 전기차 시장을 개척한 리프 이후 처음 선보인 순수 전기차다.
닛산은 2020년 아리야를 공개하고 이듬해 일본에서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2026년형이 출시되지 않았으며 향후 판매 재개 계획도 뚜렷하지 않다.
◇폴스타는 중국 연계 규제에 막혀
스웨덴 전기차 업체 폴스타는 미국의 중국 연계 자동차 기술 규제로 신규 차량을 판매하기 어려워졌다.
폴스타는 중국 자동차업체 지리자동차가 소유하고 있다.
미국에서 차량을 계속 수입하고 판매하려면 상무부의 별도 승인이 필요했지만 이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폴스타는 미국 시장에서 사실상 판매 금지 상태에 놓였다.
폴스타는 미국에 남아 있는 폴스타3와 폴스타4 재고를 계속 판매하고 기존 고객에게 서비스망도 제공할 계획이다.
폴스타3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중국 청두 공장에서 생산됐다.
같은 지리자동차 계열인 볼보자동차는 미국 정부로부터 별도 승인을 받아 판매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테슬라 모델S·X, 로봇에 자리 내줘
테슬라는 지난 1월 고급 전기 세단 모델S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X 생산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모델S와 모델X의 마지막 차량은 올해 봄 생산라인에서 출고됐다.
두 차종은 테슬라의 초기 성장을 이끌었지만 최근 판매량이 꾸준히 감소했다. 소비자 수요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모델3와 모델Y로 이동했다.
테슬라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에 있던 모델S와 모델X 조립라인을 철거했다.
확보한 공간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생산하는 데 사용한다.
테슬라가 전통적인 전기 세단과 SUV보다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우선하고 있음을 드러낸 결정이다.
◇폭스바겐 ID.4 미국 생산 종료
폭스바겐은 지난 4월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 공장에서 전기 SUV ID.4 생산을 중단했다.
채터누가 공장은 앞으로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신형 아틀라스 SUV 등 판매량이 많은 차종 생산에 집중한다.
폭스바겐은 현재 보유한 ID.4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미국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재고는 내년까지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기 미니밴 ID.버즈도 2026년형 모델이 나오지 않는다.
폭스바겐은 ID.버즈 판매 중단이 일시적인 조치이며 2027년형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폭스바겐 자회사 모이아아메리카와 우버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자율주행 ID.버즈 시험 운행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말로 예정된 로보택시 서비스 초기 단계에서는 안전요원이 차량에 탑승한다.
◇볼보, 소형 EX30 판매 철회
볼보자동차는 지난 3월 소형 전기 SUV EX30과 EX30 크로스컨트리를 미국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미국 공급용 차량 생산은 여름 이후 종료된다.
EX30은 비교적 저렴한 볼보 전기차로 2025년 미국에 출시되기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미국의 관세와 시장 환경 변화 속에서 판매를 지속하지 않기로 했다.
볼보는 차체가 더 큰 전기 SUV EX60과 EX90은 미국에서 계속 판매할 계획이다.
◇신차 진입에도 미국만 선택지 축소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모든 신차 출시가 중단된 것은 아니다.
리비안의 보급형 전기 SUV R2 등 새로운 전기차도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1분기보다 2분기 판매량이 늘었다는 점도 시장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나 완성차 업체들은 미국에서 판매할 전기차를 일률적으로 늘리기보다 현지 생산 여부와 관세, 규제, 수익성을 따져 차종별로 존치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거나 판매량이 적은 전기차와 중국 자본·기술이 연결된 차량이 우선적인 감축 대상이 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