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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효성과 ‘3억 달러’ 잭팟… 세계 최악의 변압기 ‘4년 대기 줄’ 통째로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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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효성과 ‘3억 달러’ 잭팟… 세계 최악의 변압기 ‘4년 대기 줄’ 통째로 뚫었다

빅토리아 전력망 운영사 오스넷(AusNet), 고전압 변압기 최대 45대 분량 제조 슬롯 선점
효성 조현준 회장, 美·歐 고가 프리미엄 거절하고 ‘한·호주 장기 전략적 동맹’ 선택
AI 데이터센터 및 재생에너지 팽창 속 공급망 마비 상각… 토지 수용 및 주민 반발은 변수
효성중공업 창원공장에서 출하 대기 중인 초고압 변압기. 사진=효성중공업이미지 확대보기
효성중공업 창원공장에서 출하 대기 중인 초고압 변압기. 사진=효성중공업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폭식과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전환 랠리로 전 세계 전력망 장비 수송망이 극심한 마비 상태에 빠진 가운데 호주가 한국 효성그룹과의 전격적인 자본 합작으로 세계에서 가장 뚫기 어려운 에너지 인프라 대기 줄을 단숨에 추월했다.

단기적인 북미·유럽향 프리미엄 마진 대신 장기적인 아시아·태평양 에너지 공급망 주권을 선택한 한국 대기업의 전략적 용단이 결합하면서 호주 역사상 가장 견고한 전력 자강론 방어선이 구축된 것이다.

7월 19일(현지 시각) 오스트레일리아 파이낸셜 리뷰(AFR) 보도와 글로벌 전력 인프라 가치사슬 분석에 따르면, 호주 빅토리아주의 핵심 전력 네트워크 운영사인 오스넷(AusNet)은 한국의 중전기 거두 효성중공업과 총 3억 달러(약 4450억 원) 규모의 초대형 고전압 변압기 장기 공급 계약을 전격 체결했다.

“미국에 팔면 훨씬 더 비싸지만”…효성, 전략적 동맹 가치에 호주 최우선 배정


이번에 호주 오스넷이 확보한 계약은 전 세계 전력망 현대화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고전압 변압기 최대 45대에 대한 제조 용량(슬롯)을 독점 선점하는 전술적 핵심을 담고 있다.

전력 변압기와 송전 케이블은 국제에너지기구(IEA) 장부 데이터 기준 2021년 이후 가격과 조달 기간이 각각 두 배 이상 폭증했다. 특히 핵심 부품인 전기강판, 구리, 절연재 품귀 현상과 숙련 인력 부족으로 대형 맞춤형 변압기의 납기(Lead time)가 최대 4년까지 늘어난 상태다.

이 같은 가혹한 공급망 병목 속에서 미국과 유럽 고객들은 호주보다 훨씬 높은 가격 프리미엄을 제시하며 효성의 제조 슬롯을 요구해 왔다. 효성의 호주 담당 전무이사인 재러드 준은 “만약 이 제품들을 미국 시장에 판매했다면 호주에 공급하는 가격보다 훨씬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직접 밝혔다.

그럼에도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과 경영진은 단순한 단기 상업적 단가 계산을 넘어 호주 이해관계자들과의 장기적·전략적 투자 관계를 최우선순위로 낙점했다. 한국의 3대 수출시장이자 가스, 석탄, 핵심 광물 및 친환경 해상 운송로 협력을 다져온 호주와의 지정학적·산업적 동맹 펀더멘털을 선택한 파격적 결단이다.

데이비드 스몰스 오스넷 CEO는 “전 세계 에너지 기업들이 제한된 장비를 두고 피 터지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효성과 같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의 조기 합작은 공급망 리스크와 비용 압박을 동시에 관리하는 핵심 방어선”이라고 확언했다.

K산업 호주 융합 전선 확대…포스코·한화·한국아연 이어 전력망까지 진출

효성은 1999년 호주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이래 2021년 현지 자회사를 설립하고 뉴사우스웨일스·퀸즐랜드·빅토리아 등으로 공급 영토를 차례대로 확장해 왔다. 이번 3억 달러 계약은 최근 한국과 호주 간에 거세게 부는 대규모 산업 동맹 랠리의 연장선에 있다.

현재 필바라 미네랄스와 포스코(POSCO)의 리튬 가공 합작 사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질롱 장갑차 생산 공장, 한국아연 자회사 아크에너지의 신재생에너지 투자는 물론 CS윈드의 풍력 인프라 확장까지 양국은 방산·핵심광물·친환경 에너지를 아우르는 강력한 공급망 펜스를 세팅하고 있다.

효성의 이번 변압기 슬롯 독점 제공은 이러한 거시적 지정학 동맹에 핵심 전력망 인프라를 연결하는 결정적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송전 회랑 토지 수용 분쟁…사업의 최대 ‘상업적 리스크’로 부상


그러나 프로젝트가 최종 실현되기까지는 가혹한 정치적·사회적 족쇄가 도사리고 있다. 빅토리아주 정부의 재생에너지 보급 프로젝트는 농지를 가로지르는 고압 송전선과 변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지역 농민·주민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해 있다.

특히 빅토리아 앨런 주정부가 환경영향평가가 완료되기도 전에 송전 기업이 용지 사용권을 강제로 취득할 수 있도록 법안을 기습 통과시키면서 농민 단체들이 재산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고전압 변압기는 각 변전소에 맞춰 수년 전 사전 주문 제작되므로 송전선로 지연이나 프로젝트 취소가 발생할 경우, 효성으로서도 확보해둔 생산 용량을 타 고객에게 쉽게 재배정할 수 없는 상업적 위험을 떠안게 된다.

재러드 준 전무는 “지역사회가 변전소와 송전선로 설치에 동의하지 않아 프로젝트가 무산되는 것이 이번 계약의 가장 큰 상업적 위험 요인”이라고 인정하면서도 AI 데이터센터 폭증과 태양광·풍력·배터리 연계 전력망 구축 압박에 따라 빅토리아주의 전력망 사업이 결국 완성될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했음을 명확히 했다.

세계 최악의 변압기 병목 현상을 뚫어낸 호주와 효성의 이번 3억 달러 투자는 하반기 글로벌 송배전 가치사슬의 유통 단가와 아시아·태평양 에너지 주권의 향방을 결정할 통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