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잠함 4척 비용 40% 증가…납기 2033년까지 지연
20년 방산 축소에 숙련도 단절…유럽 '자국 건조' 모델 한계
미국·유럽 방산 공급망 병목 속에 한국 조선업 신뢰도 부각…속도와 가용성 무기로 글로벌 함정 시장판도 재편 기회
20년 방산 축소에 숙련도 단절…유럽 '자국 건조' 모델 한계
미국·유럽 방산 공급망 병목 속에 한국 조선업 신뢰도 부각…속도와 가용성 무기로 글로벌 함정 시장판도 재편 기회
이미지 확대보기독일 국방부는 비용 상승과 일정 지연을 이유로 다멘 조선소와 맺은 F126 호위함 수십억 유로 규모 계약을 전격 취소했다. 독일 취소 보도 한 달 만에 다멘 조선소가 맡은 벨기에·네덜란드 공동 대잠함 사업까지 연쇄적으로 위기가 확대됐다.
무리한 요구에 선체 7m 확대…비용 40% 증가하고 인도는 2033년으로
다멘 조선소의 대잠함 설계는 군의 요구 변경으로 균열이 생겼다. 해군이 신형 소나와 추가 센서, 대공·대함 무장 성능 향상을 요구하면서 선체 크기와 전력 공급 설계를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요구 사항이 누적되면서 함정 크기는 당초 구상보다 7m 커졌다. 테오 프랑켄 벨기에 국방장관은 브뤼셀 의회에서 상황을 완벽한 설계 위기로 규정했다.
비용 상승 폭은 가파르다. 벨기에 측 발표를 보면 2척 가격은 2018년 13억 유로(약 2조 1942억 원)에서 2023년 18억 유로(약 3조 원)로 40% 올랐다.
네덜란드 국방부 연차 국방 프로젝트 개요(DPO)에 따라 추가 설계작업이 불가피해지면서, 네덜란드 첫 번째 함선 인도는 2033년으로 밀렸다. 벨기에 해군도 첫 번째 함선 인도를 2034년 이후로 본다.
20년 예산 축소가 부른 기술 단절…유럽 방산 모델의 한계
전문가들은 유럽 군수 산업의 장기 부진을 위기의 원인으로 꼽는다. 네덜란드 군사 전문 매체 마린스셰프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까지 수십 년 동안 방산 예산을 줄인 여파라고 평가했다.
구조적 원인은 3단계로 요약된다. 첫 단계는 장기간에 걸친 국방 예산 축소다. 둘째 단계는 대형 군함 건조 공백으로 발생한 숙련도 단절이다. 다멘 조선소가 네덜란드 해군에 대형 군함을 인도한 마지막 사례는 2003년 'MS 에베르첸' 호위함이다. 다멘 조선소는 이후 20년 동안 경험이 비면서 설계 엔지니어링 역량이 약화했다. 셋째 단계는 예산 회복 이후 발생한 과도한 기능 요구다. 줄어든 산업 역량과 늘어난 군의 요구 조건 사이의 괴리가 폭발했다.
K-조선 수주전 반사이익…속도와 가용성 무기로 영토 확장
유럽 조선사의 건조 차질은 한국 조선업계에 신규 수주 기회를 제공한다. 한화오션을 비롯한 한국 조선사들은 상선과 군함을 정해진 예산과 기한 내에 인도하는 실적이 쌓여 있어 최근 글로벌 방산 시장이 요구하는 속도와 가용성 조건에 부합한다.
유럽과 북미 시장의 조달 흐름도 변하고 있다. 독일이 F126 계약을 접고 대체 호위함 도입을 검토하는 과정은 유럽의 자국 우선 발주 체증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벨기에가 차세대 대잠 프리깃 재검토 차원에서 해외 조선소에 정보를 요청한 사례도 같은 맥락이다.
미 해군 역시 동맹국 조선소를 활용한 함정 건조·정비(MRO) 협력을 확대하면서 한국 기업의 입지가 커지고 있다.
유럽 해군과의 협력 경험이 부족하고 현지 일자리 창출을 둘러싼 정치적 요구는 한국 기업이 넘어야 할 과제다. 단기 수주 폭발보다 중장기 신뢰 확보가 현실적 접근이다.
투자자가 지켜볼 확인 사항은 3가지다. 첫째, 벨기에·네덜란드 정부의 다멘 조선소 계약 유지 여부와 해외 조달 전환 추진이다. 둘째, 유럽 주요국의 독자 건조 고수 대 외부 조달 확대 비율이다. 셋째,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과 미국·유럽 함정 입찰에서 한국 조선사의 최종 후보 진입 여부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