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TIPS 실질금리 2% 돌파… 30년 장기 투자 이자 부담 20% 증가
美 재정적자발 고금리 고착화… 한국 AI 반도체·전력기기 수출 속도 조절 가능성
美 재정적자발 고금리 고착화… 한국 AI 반도체·전력기기 수출 속도 조절 가능성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연방정부가 대규모 국채 발행을 지속하면서 고금리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2026년 7월 현지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들의 자본조달 비용이 급등했고, 파급력이 전 세계 반도체와 전력 공급망 전반으로 확대되는 흐름이다.
배런스(Barron's)는 지난 7월 24일(현지시각) 라피 쇼어(Raphi Schorr)의 기고를 통해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 누적이 10년물 실질금리를 끌어올리며 AI 산업의 물적 기반 확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채 공급 과잉이 불러온 민간 자금 구축 효과
2000년 5조 6000억 달러(약 8201조 원)이던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최근 40조 달러(약 5경 8,580조 원) 규모에 다다랐다. 미국 연방 부채는 지난 25년간 연평균 약 8%씩 증가했다.
정부가 대규모 채권을 지속해서 발행하면 시중의 장기 저축 자금을 흡수한다. 민간 기업이 설비투자에 쓸 자금이 줄어들고 금리가 상승하는 구축 효과가 발생한다. 실제로 미국 10년 만기 물가연동국채(TIPS) 실질금리는 2%선 위에 형성되어 있다. 이 수치는 최근 10년 평균치(약 1%)의 두 배 수준이다. 동 수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낸다.
실질금리 2%p 상승의 파급과 미·중 인프라 격차
데이터센터, 송전망, 발전소 등 AI 인프라는 20~30년 장기 금융 조달이 필요하다. 해당 장기 자산의 실질 조달 금리는 실질금리, 기대인플레이션, 사업위험 프리미엄을 더해 산정한다.
기대인플레이션 2.3%에 사업위험 프리미엄 3.5%, 실질금리 2%를 가산하면 총 자본비용은 연 7.8% 수준이다. 실질금리가 0%에 가까웠던 시기와 비교하면 자본비용이 2% 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이 금리 차이는 30년 만기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약 20% 증가시킨다. 신규 데이터센터와 가스터빈 구축 시 원리금 상환 부담이 20%가량 늘어난 셈이다.
반면 중국은 국가 주도 금융 체제를 활용해 대규모 자금을 저리로 공급한다. 중국은 2024년 한 해에만 429기가와트(GW)의 전력 설비를 신규 증설했다. 해당 증설 규모는 미국의 8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중국은 국영은행의 정책 자금을 활용해 2% 미만 금리로 약 60GW 규모의 원전 단지를 운용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최근 30년간 대형 원전 상업 운전 사례가 2기에 그쳤다. 미 원전 건설에는 14년의 기간과 350억 달러(약 51조 2575억 원)가 투입됐다.
세수 기반 정체와 한국 수출 산업 파급력
미국의 인구구조 변화도 연방 재정 부담을 가중하는 요인이다. 미국 합계출산율은 1.6명으로 떨어지며 생산연령인구 확대를 제약하고 있다. 한 사람 앞에 할당된 미국 연방 부채는 2000년 2만 달러(약 2929만 원)에서 현재 12만 달러(약 1억 7574만 원)로 늘었다. 세수 기반 성장이 정체된 상태에서 부채가 누적됨에 따라 실질금리 상방 압력은 장기화할 수 있다.
美 빅테크 CapEx 2000억 달러 시대… 한국 반도체·전력기기 수주 지연 가능성
미국 빅테크 기업의 자본비용 상승은 한국 수출 산업에도 변수로 작용한다. 인프라 자산의 특성상 향후 인플레이션에 맞춰 전력 요금이나 이용료가 오르더라도, 공사 초기 집중되는 실질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 비용 부담을 상쇄하기는 어렵다.
미국 투자은행(IB) 업계의 최신 분석을 보면, 주요 빅테크 4사(메타·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의 연간 인공지능(AI) 관련 설비투자(CapEx) 규모는 총 2000억 달러(약 292조 9000억 원)를 상회한다.
이에 따라 100억 달러(약 14조 6450억 원) 규모의 대형 데이터센터 단지를 조성할 때 추가로 발생하는 금융 비용만 단지당 매년 1억 5000만~2억 달러(약 2196억~2929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장기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보다 초기 자본조달 비용 폭증이 더 빠르게 작용하면서, 기업들의 설비투자 집행 시기 연기로 이어질 수 있다.
현지 투자가 예정치 대비 5~10% 유예될 경우, 한국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DDR5 공급업체의 분기별 출하량 증가율은 3~5%포인트가량 조정받을 수 있다.
전력 인프라 부문도 파급력을 피하기 어렵다. 초고압 변압기와 전력 케이블 프로젝트는 금융 조달 기간만 통상 2~3년이 소요된다. 현지 발주처의 최종투자결정(FID)이 2~3분기 미뤄지면 한국 전력기기 업체의 수주 잔고 집행 및 매출 인식 시점 역시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전력 부족이 구조적 문제인 만큼, 투자 철회보다는 이자율 부담을 분산하기 위한 단계별 순차 투자가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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