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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강도 중이온 가속기 시운전… 반도체 검증 주도권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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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강도 중이온 가속기 시운전… 반도체 검증 주도권 노린다

광둥성 후이저우 HIAF 기술 점검 완료… 초고성능 반도체 방사선 검증 인프라 선점
글로벌 시험 슬롯 확보 난항 우려… 한국 라온 가속기 연계망 구축 시급
중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빔 강도를 갖춘 고강도 중이온 가속기 구축을 마치고 시운전을 시작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빔 강도를 갖춘 고강도 중이온 가속기 구축을 마치고 시운전을 시작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중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빔 강도를 갖춘 고강도 중이온 가속기 구축을 마치고 시운전을 시작했다. 신화통신은 지난 721(현지시각)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의 고강도 중이온 가속기 시설이 기술 점검을 통과하고 가동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중국과학원 현대물리학연구소는 이번 시설을 통해 우주용 반도체의 단일사건효과 검증과 신소재 평가 인프라를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중국이 산업 응용형 중이온 가속기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우주·반도체 시험을 해외에 의존해 온 한국 산업계의 검증 병목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설별 에너지·규모 비교.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시설별 에너지·규모 비교. 도표=글로벌이코노믹

지하 2km 터널서 초당 12T 자기장 제어… 초고진공 구현


중국과학원은 201812월 후이저우에서 HIAF 건설 공사를 시작했다. HIAF 시설은 총연장 2km의 지하 가속기 구조를 갖추고 있다.

HIAF는 산소 이온 조사량 파동당 2500억 개를 달성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펄스 중이온 빔 강도를 기록했다. 산소 이온의 최대 에너지는 4.25기자에렉트론볼트에 이른다. 이 장치는 지상에서 우주 방사선 환경을 재현하는 성능을 지닌다.

가속기 내부에는 0.1초 만에 전류를 가변해 초당 12테슬라의 자기장 변화를 제어하는 초전도 편향 자석 기술이 적용됐다. 내부 가속관은 $10^{-12}text{ mbar}$ 수준의 초고진공 상태를 유지한다. 가속관 내부 압력은 상층 대기보다 수십억 배 희박해 입자가 공기 분자와 충돌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달린다.

기초물리 넘어 반도체·우주 소재 검증 직결


HIAF는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의 거대하드론충돌기와 연구 목적이 다르다. 거대하드론충돌기가 입자를 충돌시켜 우주 초기 상태를 검증한다면 HIAF는 고강도 빔을 특정 표적에 집중 조사해 산업 응용 가치를 높인 검증 플랫폼이다.

우주용 메모리와 파워 반도체는 궤도 투입 전 방사선에 의한 단일사건효과나 소자 파손 여부를 검증해야 한다. HIAF의 고강도 빔을 활용하면 수개월이 걸리던 방사선 열화 시험을 며칠 만에 마칠 수 있다. 암세포만 정밀 파괴하는 중이온 치료기 기술 개발과 원전용 초내열 소재 테스트도 주요 활용 분야다.

시험 인프라 해외 의존 한계… 한국 라온 가속기 연계망 구축 시급


중국과학원은 HIAF를 국제 공동연구에 개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지정학적 경쟁 속에 중국이 고강도 중이온 검증 인프라를 선점할 경우 글로벌 방사선 테스트 표준 수립에서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우주용 반도체는 규제 대상이 되기 쉬워 한국 기업의 중국 인프라 의존은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국 우주·반도체 기업들은 방사선 내성 시험을 위해 미국과 유럽 시설에 의존해 왔다. 최근 저궤도 위성 프로젝트 확대로 시험 대기 시간과 비용 부담은 커지는 추세다. 한국 방사선 시험업체 관계자는 우주용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시험 슬롯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한국 기업의 신제품 출시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가동 중인 희귀동위원소 가속기 라온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라온은 기초핵물리 연구를 목표로 설계됐으나 빔라인 조정을 통해 우주·의료 소재 시험에 활용할 여지가 존재한다. 한국 정부와 연구소는 산업계 수요에 맞춘 방사선 내성 시험 전용 빔라인과 전용 시험동 구축을 병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