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잉걸스 조선소, 상륙함 외주 결정…한국 조선소 진입로 열린다

글로벌이코노믹

美 잉걸스 조선소, 상륙함 외주 결정…한국 조선소 진입로 열린다

HII, 필라델피아함 선체 구조물 8개 외부 파트너 발주
이지스 구축함 성과 바탕…2026년 외주 시간 30% 확대
존스법·번스-톨레프슨법 속 동맹국 모듈 생산 대안 주목
미국 최대 군함 건조사인 헌팅턴 잉걸스 산업이 이지스 구축함에 이어 수송상륙함 선체 블록까지 외부 제작사에 넘기는 분산 조선 전략을 공식 확장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최대 군함 건조사인 헌팅턴 잉걸스 산업이 이지스 구축함에 이어 수송상륙함 선체 블록까지 외부 제작사에 넘기는 분산 조선 전략을 공식 확장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최대 군함 건조사인 헌팅턴 잉걸스 산업이 이지스 구축함에 이어 수송상륙함 선체 블록까지 외부 제작사에 넘기는 분산 조선 전략을 공식 확장했다.

네이벌뉴스는 728(현지시각) 헌팅턴 잉걸스 산하 잉걸스조선소가 미 해군 수송상륙함 필라델피아함의 모듈 8개를 외부 조선소 2곳에 나눠 발주하며 초기 생산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미 해군의 함정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서 자국 조선소의 생산 능력이 한계에 다다르자, 외주 물량을 대폭 늘리는 흐름이다. 미 함정 신조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한국 조선업계에도 대형 악재가 아닌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리는 모습이다.

구축함 성과 발판 삼아 상륙함까지 외주 확대

이번 상륙함 외주 결정은 이지스 구축함 사업에서 거둔 공정 단축 성과를 바탕으로 추진됐다. 잉걸스조선소는 알레이버크급 Flight III 구축함 태드 코크란함 건조 당시 외부 파트너사가 만든 블록을 202510월 기공 인증식보다 일찍 전달받아 초기 공정을 마쳤다.

잉걸스조선소 측은 LPD 프로그램으로 분산 조선을 넓히는 조치가 함대 수요 상승에 맞춰 생산 규모를 늘리는 핵심 단계를 이룬다고 평가했다. 구조물 제작을 외부 협력사에 넘기면 병렬 건조가 가능해지며, 대형 야드는 복잡한 조립과 시스템 통합 작업에 역량을 모을 수 있다.

헌팅턴 잉걸스는 지난해 분산 조선 작업량을 2배 늘린 데 이어 2026년에도 외주 작업 시간을 기존 대비 30% 더 확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상륙함 분야가 이 외주 성장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미 해군 함정 건조 시장의 병목 현상이 심화하면서 대형 군함 제조사가 자체 야드만 고집하지 않고 선체 모듈 분산 제작에 의존하는 비율은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한화오션·HD현대, 신조 블록 시장 수혜 기대


미국 조선소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한국 조선사들에 거대한 신규 시장을 제시한다. 지금까지 한국 기업과 미 해군의 협력은 유지·보수·정비 분야에 집중됐다.

그러나 선체 모듈 외주가 본격화하면 시장 규모가 훨씬 큰 신조 블록 공급 분야로 협력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한국 조선업계의 뛰어난 모듈화 건조 기술과 공기 준수 능력이 미국 야드의 생산 한계를 보완할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는 배경이다.

2024년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인수하며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한 한화오션이 대표적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미 함정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HD현대중공업 역시 현지 야드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모듈 공급망 진입을 노린다. 헌팅턴 잉걸스가 외주 작업 시간을 202630% 더 늘리기로 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현지 거점 활용도와 협업 가치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법적 장벽 완화 논의 속 현지 조립 모델 부상


미국 함정 시장 진출의 최대 난제인 법적 장벽을 넘어설 해법도 구체화하는 분위기다. 미국은 상선 연안운송을 자국 선박으로 제한하는 존스법을 운용한다. 미 해군 함정의 외국 건조를 금지하는 번스-톨레프슨 수정법도 엄격히 시행하고 있다.

방위산업 전문가들과 미 의회 일각에서는 주요 선체 블록을 한국 등 동맹국에서 모듈로 제작한 뒤 미국 현지 야드에서 최종 조립하는 분산형 조선 모델을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 방식이 법률 테두리 안에서 허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받는다.

정치 환경 변화에 따른 미국 내 보호무역 규제 강화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한다. 다만 미 해군의 미충족 함정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만큼 동맹국 생산 역량을 활용하려는 정책적 필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 조선업계는 정부 및 현지 파트너사와 공조 체제를 다지며 진입 전략을 정비하고 있다. 미 군함 외주 확대 흐름이 한국 조선업의 새로운 도약대로 작용할지 투자자 관심이 쏠린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