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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값 뛰자 8GB로 후퇴…MS, 윈도11 경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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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값 뛰자 8GB로 후퇴…MS, 윈도11 경량화

노트북 가격 인상 대신 기본 메모리 낮추는 사례 늘어…운영체제 부담 줄여 체감속도 개선 추진
마이크로소프트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마이크로소프트 로고. 사진=로이터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서 일부 PC 제조업체가 노트북 가격을 크게 올리는 대신 기본 메모리 용량을 16GB에서 8GB로 낮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는 같은 가격대에서 이전보다 메모리가 적은 제품을 구입하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또 메모리가 줄면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할 때 PC가 느려지거나 멈칫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커진다는 지적이다.

노트북 제조사들이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기본 메모리를 16GB에서 8GB로 낮추자 저용량 PC의 성능 저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의 운영체제 윈도11이 사용하는 메모리를 줄여 8GB PC에서도 기본 작업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최적화에 나섰다.

컴퓨터 운영체제가 사용하는 공간을 줄여 8GB PC에서도 인터넷 검색과 문서작성, 가벼운 다중작업을 비교적 원활하게 수행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MS가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각) 8GB 이상의 메모리를 탑재한 PC를 대상으로 윈도11의 메모리 효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고 미국 정보기술 전문매체 톰스하드웨어와 트윅타운이 2일 보도했다.

다만 MS는 메모리 사용량을 얼마나 줄일지와 실제 성능이 어느 정도 개선될지, 일반 이용자에게 언제 적용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 노트북값 인상 대신 메모리 용량 낮춰


메모리는 PC가 현재 처리하고 있는 자료를 임시로 올려놓는 공간이다.

책상에 비유하면 메모리 용량이 클수록 더 많은 책과 서류를 펼쳐놓고 동시에 작업할 수 있다. 메모리가 부족하면 사용하던 자료를 치웠다가 다시 꺼내야 하므로 작업속도가 느려진다.
노트북에서는 인터넷 브라우저와 문서작성 프로그램, 동영상, 화상회의 등을 동시에 실행할 때 메모리가 사용된다.

16GB PC는 8GB 제품보다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여유가 크다. 반면 8GB PC는 브라우저 탭을 여러 개 열거나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하면 사용 가능한 메모리가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

한동안 중급형 노트북에서는 16GB가 사실상의 기본 사양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D램 가격이 오르면서 일부 제조업체는 노트북 판매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기본 메모리를 다시 8GB로 낮추고 있다.

예를 들어 16GB 메모리를 탑재한 노트북의 제조비용이 높아지면 업체는 제품 가격을 올리거나 메모리 용량을 낮춰 원가를 줄여야 한다.

가격에 민감한 보급형 제품에서는 소비자가격을 올리는 대신 8GB 메모리를 탑재하는 선택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 8GB PC가 느려지는 이유


윈도11의 공식 최소 메모리 사양은 4GB다.

그러나 공식 최소사양은 운영체제를 설치하고 기본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는 뜻에 가깝다. 여러 프로그램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PC 업계에서는 일반적인 사용을 위해 16GB 이상의 메모리를 권장하는 경우가 많다.

윈도11 자체와 보안 프로그램, 인터넷 브라우저가 메모리 일부를 먼저 사용하기 때문에 8GB PC에서 이용자가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은 8GB보다 적다.

사용 가능한 메모리가 부족해지면 윈도11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저장장치 일부를 임시 메모리처럼 사용한다. SSD는 파일을 장기간 보관하는 장치로 실제 메모리보다 처리속도가 느리다.

이 때문에 프로그램 전환이 늦어지거나 인터넷 브라우저 탭이 다시 불러와지고 파일을 여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심한 경우 화면이 잠시 멈춘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 MS, 운영체제가 쓰는 공간부터 줄여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MS의 해법은 8GB라는 물리적인 용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윈도11과 기본 프로그램이 차지하는 공간을 줄이는 것이다.

운영체제가 적은 메모리를 사용하면 남는 공간을 인터넷 브라우저와 문서작성 프로그램 등 이용자가 실제로 실행하는 작업에 더 많이 배정할 수 있어서다.

MS는 이를 위해 더 효율적인 메모리 할당기를 도입하고 있다. 메모리 할당기는 운영체제와 프로그램이 필요한 만큼 메모리 공간을 배정받고 사용이 끝난 공간을 다시 반납하도록 관리하는 기능이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점유되는 공간을 줄이면 같은 8GB PC에서도 이용 가능한 메모리가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응용프로그램과 윈도11의 시스템 구성요소 전반에서 메모리 관리 부담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 기본 프로그램과 웹 기능도 손질


윈도11의 화면과 기본 응용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쓰이는 윈UI 3도 최적화 대상이다.

MS는 윈UI 3를 기반으로 제작한 프로그램이 실행될 때부터 적은 메모리를 사용하도록 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크로미엄과 웹뷰2도 손질한다. 크로미엄은 구글 크롬과 MS 엣지 등 여러 인터넷 브라우저의 기반이 되는 기술이다.

웹뷰2는 윈도 프로그램 안에서 웹페이지와 온라인 콘텐츠를 보여주는 기능이다. 윈도11의 여러 기본 프로그램이 웹뷰2를 사용한다.

인터넷 기반 기능을 포함한 프로그램이 늘면서 크로미엄과 웹뷰2가 차지하는 메모리도 윈도11의 부담 요인으로 꼽혀왔다.

MS가 이들 구성요소의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면 하나의 기능만 빨라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기본 프로그램의 실행 부담이 함께 낮아질 수 있다.

◇ 기존 8GB 이용자도 혜택 가능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이번 개선은 앞으로 출시되는 새 PC에만 적용되는 하드웨어 변경이 아니다.

윈도11 업데이트 형태로 배포되면 이미 8GB PC를 사용하고 있는 이용자도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운영체제가 차지하는 메모리가 줄면 인터넷 브라우저 탭을 여러 개 열거나 문서작성과 음악 재생을 동시에 할 때 나타나는 지연이 완화될 수 있다.

메모리 증설이 불가능한 노트북에서는 의미가 더 크다.

일부 얇은 노트북은 메모리가 기판에 붙어 있어 제품을 구입한 뒤 8GB에서 16GB로 교체하거나 추가할 수 없다.

이런 제품은 운영체제 최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구입 당시의 메모리 용량을 제품 수명이 끝날 때까지 사용해야 한다.

트윅타운은 MS의 계획이 제대로 실행되면 8GB PC가 웹 검색과 사무작업, 가벼운 다중작업 중 반복적으로 멈추는 현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8GB가 16GB 성능 되는 것은 아냐


윈도11이 가벼워진다고 해서 8GB PC가 16GB나 32GB 제품과 같은 성능을 내는 것은 아니다. 운영체제가 사용하는 공간을 줄여도 메모리 전체 용량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웹 검색과 문서작성, 동영상 시청 같은 기본 작업에서는 개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고사양 게임과 영상편집, 대용량 사진 처리, 여러 전문 프로그램의 동시 실행처럼 많은 메모리를 요구하는 작업에서는 8GB의 한계가 남는다.

윈도11 최적화는 부족한 메모리 용량을 완전히 해결하는 조치라기보다 제한된 공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만드는 작업에 가깝다.

◇ 성능 개선 폭과 배포일은 미정


MS는 윈도11의 메모리 사용량을 몇 퍼센트 줄일지 밝히지 않았다. 8GB PC에서 프로그램 실행속도와 다중작업 성능이 얼마나 개선되는지를 보여주는 시험 결과도 공개하지 않았다.

최적화 기능이 한 번의 대규모 업데이트로 제공될지 여러 차례에 걸쳐 나눠 적용될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트윅타운은 MS가 윈도 인사이더 프로그램 참가자들에게 시험 기능을 먼저 제공한 뒤 이용자 반응과 오류를 살피며 점진적으로 개선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윈도 인사이더 프로그램은 정식 업데이트에 앞서 새 기능을 시험해보는 이용자 참여 제도다. 따라서 일반 이용자가 실제 개선 효과를 체감할 시점은 시험과 정식 배포가 진행된 뒤 확인할 수 있다.

◇ 메모리 가격 상승이 MS까지 압박


MS가 윈도11 경량화에 나선 배경에는 메모리 가격 상승뿐 아니라 다른 운영체제와의 경쟁도 있다.

소비자가 새로 산 8GB 노트북에서 인터넷 검색이나 문서작성조차 답답하게 느끼면 하드웨어보다 윈도11을 문제로 인식할 수 있다.

톰스하드웨어는 윈도11의 성능에 불만을 느낀 이용자가 애플의 맥 운영체제나 리눅스 계열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MS는 파일 탐색기와 윈도 검색, 작업표시줄, 시작 메뉴의 속도와 안정성을 개선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에게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윈도11이 차지하는 메모리가 실제로 얼마나 줄어드는지에 달렸다.

MS의 계획이 의미 있는 개선으로 이어졌는지는 향후 공개될 성능시험에서 8GB PC의 웹 검색과 문서작성, 프로그램 전환 속도가 얼마나 빨라졌는지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