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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AI 열풍에 구리 가격 사상 최고치 육박… 사재기와 광산 차질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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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AI 열풍에 구리 가격 사상 최고치 육박… 사재기와 광산 차질 여파

런던금속거래소 구리 선물 톤당 13,791달러 돌파… 1월 전고점(14,527.5달러) 턱밑 추격
트럼프 관세 부과 우려에 美 COMEX 재고 40% 폭증… 美 싹쓸이에 LME·상하이 재고 바닥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 광산 산사태로 가동률 65% 하락… 中, 내수 침체 속 AI용 구리 확보 총력
구리 음극 시트를 실은 열차가 칠레 안토파가스타의 구리 광산에서 목격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구리 음극 시트를 실은 열차가 칠레 안토파가스타의 구리 광산에서 목격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열풍과 전기차(EV) 보급 확대, 그리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관세 부과에 대비한 미국 기업들의 선제적 사재기 행렬이 겹치면서 전 세계 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폭등하고 있다.

8월 4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물 선물 가격은 톤당 1만 3,791달러(약 1,972만 원)에 거래되며 지난 1월 29일 기록했던 역사적 신고가(1만 4,527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 관세 전 사재기 폭주… 뉴욕 재고 40% 폭증 및 LME 재고 5개월래 최저


구리 가격 폭등의 핵심 동력 중 하나는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정제 구리 대상 15% 관세 부과 암시 이후 시작된 미국 기업들의 대대적인 선제 수입이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구리 재고는 올해 초 이후 40% 이상 폭증했다. 미국으로의 대규모 구리 유입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LME 지정 창고의 구리 재고 수준은 약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급 측면의 악재도 겹쳤다. 생산량 기준 세계 2위인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Grasberg) 구리 광산은 지난해 9월 발생한 산사태 여파로 올해 하반기 가동률이 당초 예상치(85%)를 밑도는 65% 수준에 그칠 것으로 하향 조정되었다.

중국 내수 침체 속 ‘AI용 구리’는 기아 상태… 상하이 재고 80% 폭락


구리 세계 최대 소비국인 중국 내 금속 기아 상태도 심화하고 있다. 7월 말 기준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의 구리 재고는 약 6만 9,000톤으로, 지난 3월 중순 고점 대비 무려 80% 폭락하며 2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입 구리에 붙는 프리미엄을 나타내는 '상하이 구리 프리미엄' 역시 7월 22일 톤당 115달러까지 치솟아 2022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구매자들이 수입 구리 확보를 위해 웃돈을 지불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6월 중국의 구리 괴 수입량은 28만 톤으로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이 4.3%로 둔화하고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는 등 전반적인 내수 경기 하방 압력이 거세지만, 베이징 당국이 핵심 육성 산업으로 지정한 AI 분야 데이터센터 전력망 구축 수요만큼은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닥터 구리’의 변신… 경제 지표 넘어 전략 자산화


세계 경제의 건강 상태를 진단해 '닥터 구리(Dr. Copper)'로 불리던 구리는, 이제 단순 경기 선행 지표를 넘어 AI 데이터센터 전력망과 전기차(가솔린 차 대비 3~4배 구리 소비)에 필수적인 핵심 전략 물자로 변모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실물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중 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이 구리 가격을 강제로 밀어올리고 있어 더 이상 기존의 경기 진단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미·중 양국의 AI 인프라 확충 경쟁과 구리 자금 사재기 전술은, 향후 ‘글로벌 전력 기자재와 데이터센터 건설 단가의 급격한 상향’과 ‘차세대 AI 생태계 주도권 재편’을 촉진할 핵심 거시경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