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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수출통제 뚫은 AI칩 지하망… 대만 수사당국, 엔비디아 직원 첫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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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수출통제 뚫은 AI칩 지하망… 대만 수사당국, 엔비디아 직원 첫 구속

대만 수사당국, 엔비디아 타이베이 사무실 압수수색 후 직원 체포
파이낸셜타임스 고발 실태에 이어 조호르바루 가짜 설치 수법 등 적발
TSMC 조사·중국 50% 자급 지침 속 한국 HBM 컴플라이언스 비상
미국 정부의 대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통제를 우회하는 다국적 지하 공급망이 확산하는 가운데 대만 수사당국이 엔비디아 현지 직원을 처음으로 구속하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정부의 대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통제를 우회하는 다국적 지하 공급망이 확산하는 가운데 대만 수사당국이 엔비디아 현지 직원을 처음으로 구속하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정부의 대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통제를 우회하는 다국적 지하 공급망이 확산하는 가운데 대만 수사당국이 엔비디아 현지 직원을 처음으로 구속하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비상이 걸렸다.

블룸버그 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디인포메이션 등은 첨단 칩 우회 유출 실태와 사법당국의 단속 현황을 연이어 보도했다.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제3국향 수출 시 최종 사용자 검증 강화라는 중대한 과제를 안았다.

위장 회사와 가짜 데이터센터 동원한 '회색 시장'


미국 상무부의 수출 통제 강화 이후 H100 시스템 등 첨단 반도체를 중국으로 반출하는 다국적 회색 시장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FT는 자체 추적 보도를 통해 홍콩과 중국 선전 등의 암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활발히 거래되고 있으며, 거래상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H200·B300 등 제재 대상 칩을 고가에 유통하는 현장을 상세히 고발했다.

과거 개인 수하물에 칩을 숨기던 소규모 밀수는 제3국에 위장 회사를 세워 서버 랙을 통째로 빼돌리는 조직적인 다국적 산업으로 변모했다.

말레이시아의 한 중개인은 1억2000만 달러(약 1692억9600만 원) 규모의 H100 서버 300대 주문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엔비디아 현장 검사팀을 속였다. 그는 조호르바루 데이터센터 공간을 임대해 장비를 가짜로 설치했다. 검사단이 떠난 직후 서버는 철거돼 홍콩을 거쳐 중국 본토로 운송됐다.

홍콩의 또 다른 브로커는 델과 슈퍼마이크로 서버 600대를 확보했다. 해당 서버에는 H100 4800개가 탑재돼 있었으며, 매입가 1억8000만 달러(약 2539억4400만 원) 상당의 물량을 중국 매수자에게 2억3000만 달러(약 3244억8400만 원)를 받고 전매했다.

내부자 구속과 TSMC 조사, 중국의 '50대50' 자국산 강제 정책


이러한 암시장 확산에 대응해 사법당국의 단속도 구체화됐다. 대만 수사당국은 타이베이에 위치한 엔비디아 사무실과 소속 직원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해당 직원을 구속했다. 사문서 위조와 배임 혐의를 받는 이 사건은 미 수출 규제 시행 이후 엔비디아 내부 직원이 구속된 첫 사례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 역시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으로부터 제3자 중개업체를 통한 화웨이향 AI 프로세서 우회 생산 여부를 조사받고 있다. TSMC는 내부 감사를 통해 의심 고객사의 주문을 취소하고 웨이퍼를 폐기하는 등 고객사 검증을 대폭 강화했다.

중국 정부는 규제망에 대응해 국가개발개혁위원회와 공업정보화부를 통해 빅테크 기업에 자국산 조달 지침을 내렸다. 바이트댄스·알리바바·텐센트·바이두 등은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 시 국산과 외국산 AI 칩을 50대50 비율로 조달하라는 구두 지시를 받았다.

자국산 칩 전환 압박과 규제 여파로 엔비디아의 전체 데이터센터 매출 중 중국 비중은 과거 19%에서 한 자릿수 수준으로 감소했다.

K반도체 가치사슬에 미치는 파급효과


미국 정부 평가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AI 하드웨어 기술력은 중국에 약 8개월 앞서 있다. 이는 4개월마다 능력이 배증하는 AI 기술 특성상 약 4배의 성능 차이를 의미한다.

미·중 AI 생태계의 분리가 가속화되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에 미치는 영향도 구체화되고 있다. 주요 영향 경로는 AI 서버용 HBM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제3국향 컴플라이언스 절차 강화다.

말레이시아나 동남아시아 지역 데이터센터로 향하는 물량에 대해 미 상무부의 추적 조사가 엄격해질 경우 수출 심사 기간이 늘어나는 부담이 발생한다. 반면 중국의 HBM 자체 생산 수율 한계로 인해 한국산 첨단 메모리에 대한 의존도가 유지되는 점은 리스크 확산을 제한하는 반대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단순 물량 확대보다 최종 사용자 철저 검증을 포함한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을 신규 과제로 맞이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