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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가스는 끊기고, 호르무즈에 갇혔다"… 곳간 빈 유럽, '시린 겨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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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가스는 끊기고, 호르무즈에 갇혔다"… 곳간 빈 유럽, '시린 겨울' 우려

폭염에 바닥난 17년 만의 최저 재고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
2배 폭등한 가스 가격에 2027년 1월 러시아산 LNG 전면 퇴출 충격
11월 1일 비축 의무화로 한·중·일 LNG 현물 도입 단가 상승 압박
유럽연합이 난방철을 앞두고 천연가스 재고가 1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동절기 에너지 공급망 위기에 직면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연합이 난방철을 앞두고 천연가스 재고가 1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동절기 에너지 공급망 위기에 직면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유럽연합이 난방철을 앞두고 천연가스 재고가 1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동절기 에너지 공급망 위기에 직면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지난 16(현지시각) 구매 가능한 가스 공급선이 심각한 위기를 겪었던 2022년보다 더 빡빡해져 조속한 가스 매입이 필요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중동 분쟁과 대러시아 제재가 겹친 여파로 유럽이 액화천연가스 확보전에 돌입하면서 한국의 동절기 에너지 도입 단가와 전력 요금에도 연쇄 상승 압력이 가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7년 만에 바닥난 비축고와 중동발 공급 차단


난방 시즌 시작까지 3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유럽의 가스 재고 부족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서유럽 전역을 덮친 이상 폭염으로 여름철 냉방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재고 확충이 지연된 탓이다. 유럽연합은 지난겨울이 끝난 시점에 이미 5년 평균치보다 훨씬 적은 가스 재고를 남겼다.
유럽 가스인프라협회(GIE) 집계 기준으로도 8월 초 유럽연합의 저장고 충전율은 약 57% 수준에 머물러 2011년 이후 동기 대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동절기 진입 전 목표치인 9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여기에 공급망 차질이 결정타를 날렸다. 20262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봉쇄가 6개월째 이어지며 유조선 운항이 극소수로 줄었고, 유럽이 수입하던 카타르산 액화천연가스 공급은 사실상 끊겼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집계상 전 세계 가스 수요의 약 12%를 차지하는 유럽 대륙의 공급망이 묶인 셈이다.

2배 뛴 가격과 2027년 러시아산 가스 퇴출


천연가스 시장 가격은 228일 중동 분쟁 발발 이전과 비교해 2배 수준으로 폭등했다. 겨울철 유럽의 가스 소비량은 여름철 대비 최대 2배 수준으로 늘어난다. 노르웨이와 알제리, 아제르바이잔 파이프라인과 튀르키예를 거치는 가스 공급, 미국산 수입 물량만으로는 겨울철 수요 전체를 채울 수 없다.

공급 여건은 더 악화할 전망이다. 유럽연합은 20271월부터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 올해 유럽의 러시아산 수입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벨기에가 지난달 수입한 물량 전부를 러시아산으로 채웠을 정도로 의존도가 높았던 터라 타격이 불가피하다.

향후 1~2년 안에 미국 내 신규 생산 설비가 가동될 예정이나 당장 올겨울 공급난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111일 강제 비축과 아시아 입찰 경쟁


유럽 각국 정부는 111일까지 일정 수준의 저장고를 채우도록 무역 기업에 가스 매입을 강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강제 매입이 시작되면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바이어들과의 액화천연가스 현물 확보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 경제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한국가스공사를 비롯한 에너지 공기업의 동절기 스팟 물량 구매 단가가 올라가고, 이는 발전 단가 상승을 거쳐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이 수출을 늘리고 있으나 가격 프리미엄이 붙고 있어, 글로벌 도입 단가 안정이 지연될 경우 한국 제조업 원가 부담이 커지는 리스크를 주시해야 한다.

유럽이 지난 2년의 온화한 겨울과 달리 혹한을 맞이할 경우 가스 가격 상승세는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 고물가와 에너지 비용 부담을 짊어진 글로벌 시장에서 각국 정부와 기업의 재고 관리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