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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달러 가치 하락 베팅 확대…상승 베팅보다 47%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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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달러 가치 하락 베팅 확대…상승 베팅보다 47% 많아

베선트 재정계획 앞두고 달러 매도 가속…원화·바트·싱가포르달러에도 관심
미국 워싱턴DC의 재무부 청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워싱턴DC의 재무부 청사. 사진=로이터

헤지펀드들이 미국 달러화 가치 하락에 대한 베팅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미국 재무부의 장기국채 바이백 확대 이후 달러 매도가 현물·선물환과 옵션시장으로 확산하면서 미국의 높은 차입비용을 낮추려는 정책이 오히려 달러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실제 투자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다.

헤지펀드들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의 새 재정계획 발표를 앞두고 달러 약세 베팅을 확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달러 매도는 베선트 장관이 지난 19일 장기국채 바이백 규모를 최소 두 배 확대한다고 발표한 뒤 두드러졌다.

발표 당일 달러는 약 3주 만에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고 현물 외환시장에서도 매도세가 확산됐다.

달러는 21일에도 약세를 이어갔으며 24일 아시아 시장에서는 큰 변동 없이 거래됐다.

◇ 바클레이스 “헤지펀드 달러 매도 뚜렷”


기관투자자 가운데서도 헤지펀드의 움직임이 특히 두드러졌다.

토르스텐 쇠네보른 바클레이스 주요 10개국(G10) 외환거래 공동대표는 “헤지펀드 고객들이 옵션뿐 아니라 현물·선물환 시장에서도 달러를 적극적으로 팔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8월 내내 달러 매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그 속도가 더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장기 투자자들의 움직임에서는 뚜렷한 방향성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시장 방향에 적극적으로 베팅하는 헤지펀드가 다른 기관투자자보다 먼저 달러 약세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변화에는 베선트 장관이 미국의 높은 장기 차입비용을 낮추기 위해 국채시장에 적극 개입하면서 결과적으로 달러가 그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재무부가 국채금리를 적극적으로 낮추려 할 경우 미국 자산과 달러에 대한 신뢰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달러 하락 대비 비용, 2월 이후 최고


옵션시장에서도 달러 약세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블룸버그 지표에 따르면 앞으로 한 달 동안 달러 가치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지불하는 옵션 비용은 달러 상승에 대비하는 비용과 비교해 지난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다.

투자자들이 달러 상승보다 하락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의미다.

악샤이 삭세나 씨티그룹 아시아 외환옵션거래 대표는 “재무부가 장기국채 바이백 확대를 발표한 이후 외환옵션시장 전반에서 달러 하락에 대비하려는 수요가 광범위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가장 급격한 가격 변화가 나타난 통화 가운데 하나는 스위스프랑이었다.

스위스프랑의 향후 한 달간 환율 변동폭에 대한 시장 전망은 지난주 2주여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다.

유로, 영국 파운드, 캐나다달러에서도 달러 하락에 대비하거나 달러 약세에 베팅하는 거래가 늘었다.

◇ 달러 하락 베팅, 상승 베팅보다 47% 많아


대규모 거래에서도 달러 약세 전망이 확인됐다.

미국 예탁결제원(DTCC)이 1억5000만달러(약 2076억원) 이상 규모의 거래를 집계한 결과 21일 유로화와 달러화 사이의 옵션거래에서 달러 하락에 베팅하는 거래가 달러 상승에 베팅하는 거래보다 47% 많았다.

이는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거래에서 달러가 더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하거나 실제로 달러 하락에 베팅하는 움직임이 더 강했다는 의미다.

◇ 원화 단기옵션에도 수요 집중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삭세나 대표는 아시아에서는 특히 만기가 짧은 외환옵션 거래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원화, 태국 바트, 싱가포르달러 관련 단기옵션 거래가 두드러졌다.

역외 위안화도 달러·위안 환율이 수년 만의 저점 부근에 접근하면서 향후 환율 움직임에 베팅하려는 거래가 늘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높은 차입비용을 낮추려는 베선트 장관의 정책이 국채시장을 넘어 외환시장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투자자들이 달러 약세 가능성에 실제 자금을 걸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베선트 장관이 내놓을 새로운 재정계획이 미국의 부채와 차입비용에 대한 우려를 충분히 완화할 수 있을지가 달러의 다음 방향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