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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지수, 10% 추가 하락 경고…유럽발 자금 이탈 위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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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지수, 10% 추가 하락 경고…유럽발 자금 이탈 위험 확산

- BofA,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S&P500 대비 13% 고평가 진단
- ECB, 유로존 가계 710조원 미국 기술주 노출에 따른 자산 매각 악순환 경고
- 엔비디아 실적 발표 앞두고 AI 투자 지속성 의구심…한국 메모리 가치사슬 촉각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비벡 아리아 반도체 수석 분석가가 8월 25일 고객 보고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추가 조정을 전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비벡 아리아 반도체 수석 분석가가 8월 25일 고객 보고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추가 조정을 전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벤치마크 반도체 지수가 현 수준에서 10% 추가 하락할 위험이 있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글로벌 기술주 시장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다.

CNBC는 25일(현지 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고, 독일 매체 메르쿠어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럽 가계의 미국 기술주 투자 노출에 따른 시스템 위기를 경고했다고 지난 24일 보도했다. 미국 기술주와 동조화 경향을 보이는 한국 반도체 시장도 글로벌 자금 재편과 전방 설비투자 집행 지연에 따른 영향권에 놓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美 반도체 밸류에이션 부담 가중


BofA의 비벡 아리아 반도체 수석 분석가는 25일 고객 보고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추가 조정을 전망했다. 아리아 분석가는 현재 반도체 지수가 S&P500 지수 대비 약 13% 고평가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지수가 10% 추가 하락하면 반도체 업종의 상대 가치는 2022년 말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처음 도입되던 수준으로 되돌아간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기술적 저항선, 자금조달 우려가 겹치면서 지난 두 달간 이어진 하락 흐름이 연장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아리아 분석가는 업종 전반의 밸류에이션 부담과 별개로 주요 칩 제조사들의 사업 기초체력은 견고하다는 분석을 함께 제시했다.

유럽 가계 710조 원 기술주 노출 충격


유럽 금융당국도 미국 기술주 과열이 불러올 시스템 위험을 지목했다. 독일 매체 메르쿠어는 지난 24일 ECB 분석가들의 발표를 바탕으로 미국 기술주 급락이 유럽 전역으로 번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ECB에 따르면 유로존 가계가 투자펀드 등을 통해 미국 기술주에 투자한 자금은 4400억 유로(약 710조6000억 원)에 이른다. ECB는 미국 대형 기술주가 급락할 경우 유럽 펀드들이 환매 요구를 맞추기 위해 보유 자산을 연쇄 매각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S&P500 지수가 1년간 20% 이상 상승하며 역사적 고점에 근접한 점도 위험 요소로 꼽혔다. 메르쿠어는 엔비디아가 오픈AI의 오하이오 데이터센터 구축을 지원하고자 최대 1050억 달러(약 145조2150억 원) 규모의 신용한도를 제공한 사례를 두고 시장 일각에서 자금순환 구조의 지속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메모리 공급망 전이 위험


월가의 기술주 조정 경고와 유럽의 자금 이탈 우려는 공급망 구조상 한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파급 경로는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속도 조절이다. 미국 빅테크의 자본지출(CAPEX) 집행 속도가 둔화될 경우 서버용 메모리 주문량 변동과 가격 협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사업보고서 기준 주요 매출처에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를 두고 있으며,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용량 D램 공급 비중을 계속 확대해 왔다. 전방 고객사의 설비투자 집행 추이가 실적과 직결되는 사업 구조상 빅테크의 투자 회수 지연은 한국 칩 제조사의 출하 계획에 변동 요인이 된다. 다만 하반기 구체적인 출하량 변동 폭은 공시되지 않았다.

향후 관심 포인트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와 빅테크 기업들의 인프라 투자 회수 속도다. 대규모 AI 투자가 실질적인 수익으로 전환되지 못할 경우 메모리 수요 둔화가 현실화될 수 있다. 반면 엔비디아 실적이 시장 기대를 웃돌고 데이터센터 가동률이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밸류에이션 조정 압력은 조기에 해소될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