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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칩도 中 오픈소스도 다 쓸 것"… 우즈벡, 美·中 AI 기술 블록 '동시 가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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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칩도 中 오픈소스도 다 쓸 것"… 우즈벡, 美·中 AI 기술 블록 '동시 가입' 추진

中 주도 '와이코(WAICO)' 가입 한 달 만에 美 '팍스 실리카(Pax Silica)' 참여 공식 요청
우라늄·텅스텐·희토류 등 핵심 광물 보유국… "기술 참여에 레드라인 긋는 것은 역효과"
워싱턴 '중복 가입 불허' 압박 속 카자흐스탄·인니 등 글로벌 사우스의 '줄타기 외교' 가속
중국 주도 와이코(Waico) 가입에 이어 미국 주도 팍스 실리카(Pax Silica) 가입을 신청하며 미·중 사이 기술 헤징에 나선 우즈베키스탄. 사진=미국 국무부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주도 와이코(Waico) 가입에 이어 미국 주도 팍스 실리카(Pax Silica) 가입을 신청하며 미·중 사이 기술 헤징에 나선 우즈베키스탄. 사진=미국 국무부

미국과 중국이 인공지능(AI) 기술 표준과 반도체 공급망을 두고 전 세계를 양분하는 '기술 냉전'을 가속하는 가운데, 중앙아시아의 자원 부국 우즈베키스탄이 중국 주도의 AI 동맹에 이어 미국 주도의 AI 공급망 블록에도 전격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며 양국 간 기술 분열의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과 중국 중 한쪽만을 선택하라는 강대국의 배타적 '진영 구축(Bloc Politics)' 압박에 맞서, 미국의 최첨단 칩·독점 모델과 중국의 가성비 높은 오픈소스 AI 생태계를 모두 확보하려는 신흥·자원 중견국들의 실리적 '다자간 기술 헤징(Hedging)'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월 29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푸르캇 시디코프(Furkat Sidikov) 주미 우즈베키스탄 대사는 워싱턴에서 "타슈켄트 정부가 지난주 미국 국무부에 외교 서한을 보내 미국 주도의 글로벌 AI 공급망 이니셔티브인 '팍스 실리카(Pax Silica)' 참여를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시디코프 대사는 "우즈베키스탄은 서명할 모든 준비를 마쳤으며 이제 미국의 확인만 남았다"며 "모든 국가는 어떤 형태로든 국제 기술 협력에 자유롭게 참여할 기회를 가져야 하며, 참여 범위에 인위적인 레드라인을 긋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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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의 이번 행보는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29개국과 함께 출범시킨 중국 주도의 글로벌 AI 기구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에 정식 가입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이뤄졌다.

반면 미국이 주도하는 '팍스 실리카'는 현재 24개국이 참여 중인 핵심 기술 안보 동맹이다. 핵심 광물 채굴부터 첨단 반도체 제조, 데이터센터 및 물류에 이르기까지 '중국을 배제한 신뢰할 수 있는 독립적 AI 공급망 구축'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미국 국무부 내부 초안에 따르면 워싱턴은 동맹국들에게 팍스 실리카와 중국의 WAICO에 중복 가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경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우즈베키스탄의 동시 가입 승인 여부가 최대 외교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우즈베키스탄은 금, 구리뿐만 아니라 차세대 원자력의 핵심인 우라늄, 텅스텐, 몰리브덴 및 28종에 달하는 첨단 희토류·희귀 금속을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다.
2030년까지 42억 달러 규모의 광물 고도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트럼프 행정부 역시 지난 2월 우즈베키스탄과 핵심 광물 협정을 체결하고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 투자를 약속하는 등 공을 들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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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등 중견국들은 독자적인 AI 풀스택 인프라를 구축할 자본과 기술력이 부족한 만큼, 강대국의 기술 패권 다툼에 종속되기보다 양측의 장점을 모두 흡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보부르 호자예프(Bobur Khojayev)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행정부 보좌관은 최근 타슈켄트 포럼에서 "개발도상국으로서 우리는 사용 가능한 모든 기술에 접근하기를 원한다"며 "미국 빅테크는 세계 최고 성능의 AI 칩과 프론티어 모델을 제공하고, 중국은 미국 대비 훨씬 저렴한 오픈소스 모델을 제공하므로 우리는 두 가지 모두를 활용해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중앙아시아에서는 카자흐스탄이 이미 팍스 실리카와 WAICO 양쪽에 모두 서명한 유일한 국가로 남아 있으며, 동남아시아의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역시 미국과의 깊은 반도체 연계에도 불구하고 WAICO 창립 멤버로 이름을 올리며 양다리 외교를 펼치고 있다.

전문가들 "배타적 충성도 강요 비현실적… 선택권 열어둬야"


미국 워싱턴 허드슨 연구소의 켄 모리야스(Ken Moriyasu) 수석연구원은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 같은 국가들에게 미국과 중국 중 하나만을 택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정학적으로 비현실적"이라며 "이들 국가의 외교 정책 자체가 특정 대국에 대한 일방적 종속을 피하는 다변화에 기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의 진정한 전략적 승리는 이들이 오직 미국만을 선택하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결코 중국에만 100% 의존하지 않도록 '대안적 선택지'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Chatham House) 역시 "중견국들에게 본질적인 문제는 외부에 의존할지 여부가 아니라, '어떤 국가에 어느 정도의 조건으로 의존하느냐'의 균형점 찾기"라고 평가했다.

우즈베키스탄의 미·중 양대 기술 블록 가입 시험은, 향후 ‘희토류 등 핵심 자원을 무기로 미·중 기술 패권 틈바구니에서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의 전략적 자율성 확보 경쟁’을 보여주는 결정적 나침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