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고위험 제2형당뇨 성인 대상 승인
트루리시티보다 심혈관 사건 8% 낮아…통계적 우월성은 미입증
트루리시티보다 심혈관 사건 8% 낮아…통계적 우월성은 미입증
이미지 확대보기비만치료제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일라이 릴리의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가 미국에서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는 치료제로도 사용 범위를 넓혔다.
비만·당뇨 치료를 넘어 심혈관 질환까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약물의 적응증이 확대되면서 보험 보장 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이하 현지시각) USA투데이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이 높은 성인 제2형당뇨병 환자에게 마운자로를 심혈관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위험을 낮추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전날 추가 승인했다.
이번 승인으로 심혈관 위험을 줄이기 위한 GLP-1 계열 치료제의 선택지가 추가됐다.
마운자로의 성분인 터제파타이드는 GIP와 GLP-1 호르몬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이중작용제다. 미국에서는 제2형당뇨병 치료제로 마운자로라는 제품명이 사용되고 같은 성분을 체중 감량에 사용할 때는 젭바운드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 1만3299명 4년 추적…트루리시티와 직접 비교
FDA 승인의 근거는 일라이 릴리가 진행한 대규모 임상시험 ‘SURPASS-CVOT’이다.
이 임상시험에는 제2형당뇨병과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을 가진 환자 1만3299명이 30개국 640개 의료기관에서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마운자로 또는 일라이 릴리의 기존 GLP-1 치료제 트루리시티를 일주일에 한 번 투여받았다.
중앙값 기준 추적기간은 210.1주로 약 4년에 달했다.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을 합친 주요 심혈관 이상 사건 발생 위험은 마운자로 투여군이 트루리시티군보다 수치상 8% 낮았다. 위험비는 0.92였다.
마운자로는 사전에 설정한 비열등성 기준을 충족해 트루리시티에 심혈관 보호 효과가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했다. 다만 트루리시티보다 통계적으로 효과가 더 뛰어나다는 우월성까지 입증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심혈관 위험을 8% 더 낮춘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임상에서 위험이 8% 낮게 관찰됐고 기존 심혈관 보호 치료제에 비해 비열등성을 확보했다고 해석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 위고비 이어 심혈관 시장 확대…GLP-1 경쟁 새 국면
마운자로의 적응증 확대는 비만·당뇨 치료제 경쟁이 심혈관 질환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FDA는 2024년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에도 심혈관 사망과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을 줄이는 적응증을 승인했다.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를 비롯한 제약사들은 GLP-1 관련 약물을 비만과 당뇨병 외에도 여러 질환에 사용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임상시험을 확대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는 차세대 비만 치료제 레타트루타이드도 개발하고 있다.
레타트루타이드는 GIP와 GLP-1뿐 아니라 글루카곤 수용체까지 동시에 자극하는 삼중작용제다. 회사가 공개한 임상 결과에서는 투여군의 체중이 19~2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차세대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면서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 전망에 따르면 전 세계 체중감량 치료제 매출은 2030년 약 1050억달러(약 14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 보험사가 체중감량엔 인색…질환 적응증은 다른 계산
마운자로의 이번 승인은 치료 효과뿐 아니라 보험 보장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GLP-1 치료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미국 고용주와 보험사는 고가의 체중감량 치료제 비용을 얼마나 부담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복리후생 컨설팅업체 머서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대기업 가운데 약 6%가 2026년 GLP-1 체중감량 치료제 보장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했고 추가로 5%가 2027년 보장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2025년에는 미국 대기업의 거의 절반이 체중감량 치료제를 보험으로 지원했다.
스타벅스도 오는 10월부터 직원들에게 제공하던 GLP-1 체중감량 치료제 비용 지원을 중단할 방침이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같은 GLP-1 계열 약물이라도 단순 체중 감량이 아니라 제2형당뇨병, 수면무호흡증, 심근경색·뇌졸중 위험 감소처럼 FDA가 승인한 질환 치료 목적으로 처방될 경우 보험 적용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경향이 있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마운자로가 심혈관 위험 감소라는 새로운 적응증을 확보하면서 보험 적용을 둘러싼 경제성 판단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는 이유다.
FDA의 이번 결정으로 마운자로는 혈당 조절뿐 아니라 심혈관 사건 위험이 높은 제2형당뇨병 환자에게서 심근경색과 뇌졸중, 심혈관 사망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치료 선택지로 사용 범위를 넓히게 됐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