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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약, ‘제2의 GLP-1’ 되나…월가가 베팅한 8000만명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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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약, ‘제2의 GLP-1’ 되나…월가가 베팅한 8000만명 시장

베라더믹스 상장 후 주가 500% 가까이 상승
코스모 4조 원대 매출 후보…AI 신약도 가세
보험 없는 ‘현금결제 시장’…K제약은 장기지속형 주사제 승부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6에서 AMD 기조연설 중 앱시(Absci ) CEO 션 맥클레인이 답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6에서 AMD 기조연설 중 앱시(Absci ) CEO 션 맥클레인이 답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비만 치료제 'GLP-1'의 뒤를 이을 차세대 성장주로 탈모 치료제가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종근당과 대웅제약도 탈모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춘(Fortune)은 29일(이하 현지시각) GLP-1이 단순 체중 감량을 넘어 남성 미용·건강관리 시장까지 확대되면서 탈모 치료제에 대한 투자와 개발도 활발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30년 신약 공백 깬 베라더믹스 주가 500% 상승


미국에서 패턴 탈모를 겪는 사람은 남성 약 5000만명, 여성 약 3000만명으로 추산된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새로운 탈모 치료제가 승인되지 않은 시장 공백에 신약 후보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존 탈모 치료제는 일반의약품 미녹시딜과 처방약 피나스테리드가 중심이다. 신약 공백이 길어진 가운데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관련 바이오기업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미국 바이오 기업 베라더믹스는 경구용 미녹시딜 후보물질 VDPHL01을 개발하고 있다.

베라더믹스는 지난 11일 여성형 탈모 대상 임상 2상에서 모발 증가 효과가 확인됐다고 발표했으며, 남성 대상 임상 3상 결과는 올해 하반기 공개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기업 앱시(Absci)는 AI로 설계한 탈모 치료 후보물질 ABS-201을 개발 중이다. 베라더믹스 주가는 지난 2월 기업공개 이후 500% 가까이 올랐다.

AI 신약개발 기업 앱시(Absci) 주가도 올해 들어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다만 이는 최근 하루 급등률이 아니라 IPO 이후 누적 상승폭이다.

코스모 ‘30억 달러’…탈모약도 블록버스터 경쟁

아일랜드 제약사 코스모파마슈티컬스(이하 코스모)의 국소 탈모 치료제 클라스코테론은 가장 상용화에 가까운 후보 중 하나다. 코스모는 2027년 1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허가신청을 제출할 계획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는 적절한 상업화 파트너를 확보할 경우 클라스코테론의 글로벌 연매출이 30억 달러(약 4조 117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월가에서는 탈모 치료제 시장이 GLP-1 시장처럼 한두 개 제품이 독식하는 구조가 아닐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탈모 환자들이 처방약과 일반의약품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복수의 블록버스터가 공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AI 신약까지 가세…승부처는 ‘현금결제’


지난 6월 앱시 공시에 따르면 일라이릴리를 포함한 투자자들이 총 1억 달러(약 1370억 원)를 투자했다. 조달 자금은 AI로 설계한 탈모 치료 후보물질 ABS-201을 포함한 신약 개발에 사용된다.

탈모 치료제 시장이 GLP-1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은 보험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비만 치료제는 보험시장까지 확대될 수 있지만 탈모는 건강 위급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치료비를 소비자가 직접 부담하는 현금결제 시장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신약의 성공 여부는 단순한 임상 효과뿐 아니라 소비자가 매달 치료비를 지불할 만큼 효과와 편의성을 갖췄는지에 달릴 전망이다.

다만 임상 성공과 FDA 승인까지 거쳐야 하는 만큼 신약 개발에 따른 실패 위험도 여전히 크다.

K제약도 ‘먹는 탈모약’에서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한국내에서도 장기지속형 탈모 치료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종근당은 남성형 탈모와 전립비대증치료제 두타스테리드를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량한 CKD-843의 한국내 임상 3상을 진행중이다.

대웅제약은 인벤티지랩과 피나스테리드 기반 1개월형 IVL3001과 3개월형 IVL3002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인벤티지랩은 지난해 12월 IVL3001의 글로벌 임상 2상 시험계획을 호주에 신청했다.

한국 기업들의 개발이 아직 임상 단계에 있어 글로벌 블록버스터 경쟁과 직접 비교하기는 이르다. 다만 먹는 탈모약 중심이던 시장이 복약 편의성을 높인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확장되고 있어 한국 제약업계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