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G-돋보기] 글로벌 국채 '투매 발작'…인플레·재정적자 복합 충격에 세계 경제 비상

글로벌이코노믹

[G-돋보기] 글로벌 국채 '투매 발작'…인플레·재정적자 복합 충격에 세계 경제 비상

美 10년물 4.8% 돌파·유럽·일본 국채 금리 일제히 연중 최고치 폭등
중동발 유가 급등에 인플레 재점화…가계 대출이자·기업 차입비용 비상
무위험 국채 금리 치솟자 증시·코인 등 위험자산 투자 심리 급랭
전 세계적으로 국채 금리가 다시 상승하면서 소비자와 기업의 차입 비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정부가 금융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부채를 발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이미지=구글 AI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전 세계적으로 국채 금리가 다시 상승하면서 소비자와 기업의 차입 비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정부가 금융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부채를 발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이미지=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핵심 포인트


○ 글로벌 국채 금리 급등: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로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주요국 국채 금리가 다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 실물 경제 직접 타격: 국채 금리 상승은 모기지(주택담보대출)와 자동차 할부금 등 가계 대출 금리를 밀어 올려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증시와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의 매력을 떨어뜨린다.

○ 구조적 재정 적자 누적: 팬데믹 이후 지속된 주요국 정부의 막대한 재정 지출과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업들의 차입 급증이 채권 공급 과잉을 불러왔다.

전 세계 국채 금리가 일제히 급등하면서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이 크게 늘고 있다. 각국 정부의 막대한 재정 지출과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겹치면서 글로벌 채권 시장이 강한 매도 압력에 직면했다.

1일(현지시각)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80%까지 치솟아 2025년 초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자동차 대출 등 단기 차입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5년 만기 국채 수익률 역시 4.55%로 올라서며 2025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과 아시아 채권 시장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유로존의 8월 인플레이션이 3.3%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3.35%로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으며, 영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5.14%까지 치솟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에 다가섰다. 일본 국채 금리 역시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유가 급등·재정 적자·AI 자금 조달 '삼중고'


국채 금리가 오르는 직접적인 배경은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로 유가가 뛰면서 물가 안정 기조가 흔들리자, 투자자들은 채권 보유에 따른 더 높은 보상(수익률)을 요구하며 채권을 팔아치우고 있다.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 채권 수익률(금리)은 반대로 상승한다.
각국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용도 문제로 지목된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올해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는 2조 달러를 돌파해 국내총생산(GDP)의 약 6%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정부의 총부채는 40조 달러를 넘어섰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급증한 지출이 줄지 않은 상황에서 국채 발행이 계속 늘어나 채권시장의 공급 과잉을 초래했다. 여기에 대형 기술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 점도 금리 상승 압력을 더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로빈 브룩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팬데믹 당시 집행된 글로벌 경기 부양책의 청구서가 이제 본격적으로 날아오고 있는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더 큰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계·기업 대출 부담 가중…위험자산 압박


국채 금리 상승은 일반 소비자의 삶에 직결된다. 미국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다시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주택 구매 수요가 위축되고 차입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투자 시장의 판도도 흔들린다. 무위험 자산인 미국 국채 수익률이 4%대 후반까지 오르면서 주식, 금,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유인이 약화되고 있다. 높은 차입 비용은 기업의 설비 투자와 고용에도 부담 요인이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현재의 금리 상승세가 금융 시스템 전반의 '패닉'으로 번질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미국이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한 것은 아니다"라며 시장 불안을 진화했다. 맥쿼리 전략가들 역시 주요국 정부의 채무 불이행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 지표가 급격히 악화되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