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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반도체주와 따로 논다…상관계수 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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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반도체주와 따로 논다…상관계수 0.03

SOX와 3개월 동조성 사실상 사라져…인텔은 0.90 넘어
AI 투자·신제품·마진이 주가 좌우…반도체 ETF 헤지도 복잡해져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의 엔비디아 본사. 사진=엔비디아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의 엔비디아 본사. 사진=엔비디아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주가가 다른 반도체주와 거의 따로 움직이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엔비디아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의 최근 3개월 상관계수가 0.03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종 최대 기업인 엔비디아의 주가가 반도체 경기 전반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신제품, 수익성 등 자체 변수에 의해 움직이는 독립적인 투자자산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경제매체 더스트리트는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자료를 인용해 엔비디아와 SOX의 최근 3개월 상관계수가 0.03에 불과했다고 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두 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고 0에 가까울수록 주가 움직임 사이의 연관성이 약하다는 의미다.

엔비디아의 0.03은 최근 3개월 동안 반도체지수와 주가 움직임이 사실상 거의 연결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는 다른 주요 반도체 업체들과 확연히 대비된다.

인텔과 SOX의 3개월 상관계수는 0.90을 넘어 비교 대상 가운데 가장 높았다. TSMC와 마이크론도 0.90에 근접했으며 다른 반도체 종목 여러 곳 역시 0.80을 웃돌았다.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이면서 대표적인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의 최대 구성 종목이라는 점에서 이런 괴리가 더욱 이례적이다.
◇반도체 경기보다 AI 투자에 움직이는 엔비디아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17% 올랐지만 최근 3개월 상승률은 약 1.5%에 그쳤다.

반면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SOXX)는 지난달 28일까지 올해 들어 약 69%, 최근 6개월간 44% 상승했다. 다만 최근 3개월에는 11% 하락해 반도체 업종의 변동성이 커졌음을 드러냈다.

SOXX에서 엔비디아의 비중은 28일 기준 9.33%로 가장 높았다. 이어 마이크론 8.70%, AMD 8.17%, 브로드컴 7.48%, 인텔 5.11% 순이다.

더스트리트는 “엔비디아 주가가 반도체 업황 자체보다 하이퍼스케일러의 AI 투자 규모, 신제품 출시, 마진, 데이터센터 투자에 대한 시장 신뢰 등 기업 고유 요인에 더 크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최근 실적에서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2027회계연도 2분기 매출은 962억달러(약 132조원)로 전년 동기보다 106% 증가했다. 회사는 현재 분기 매출을 1080억달러(약 148조2000억원)로 전망했으며 2028회계연도 매출 성장률도 7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챗GPT 등장 이전인 2023회계연도 2분기 엔비디아 매출이 67억달러(약 9조2000억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급격한 확대가 엔비디아 사업구조를 크게 바꾼 셈이다.

그러나 주가는 이런 성장세만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고 있다.

데이터센터 설비투자가 지속될 수 있을지, 메모리 가격 상승이 마진을 압박할지, 엔비디아가 고객사와 AI 생태계에 제공하는 자금이 얼마나 커질지 등에 대한 우려가 함께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최근 실적 발표 직후 하루 동안 8.7% 급등했지만 다음 거래일에는 4.6% 떨어졌다.

28일 하루에만 약 2500억달러(약 343조1000억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당시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약 5조2500억달러(약 7204조6000억원)에 달했다.

◇반도체 ETF로 엔비디아 위험 피하기도 어려워져

반도체 업종과의 상관관계가 거의 사라진 현상은 엔비디아 투자자에게 장점과 위험을 동시에 안겨줄 수 있다.

PC·스마트폰·메모리 시장이 약세를 보이더라도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속된다면 엔비디아 주가는 다른 반도체주보다 상대적으로 탄탄할 수 있다.

반대로 반도체 업종 전체가 상승하더라도 AI 투자수익에 대한 의문이나 자체칩 경쟁, 고객 금융지원 문제 등이 부각되면 엔비디아만 하락할 가능성도 커졌다는 의미다.

위험 회피 전략도 복잡해진다.

엔비디아를 대규모로 보유한 투자자가 반도체 ETF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상쇄하더라도 엔비디아와 다른 반도체 종목의 움직임이 크게 달라지면 기대했던 헤지 효과를 얻기 어렵다.

더스트리트는 엔비디아의 독립적인 움직임이 반도체 업종 전체의 선행지표로서 이 회사 주가를 해석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강하다고 해서 인텔, 마이크론, AMD나 반도체 장비업체의 가격과 실적이 동시에 좋아진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밸류에이션을 보는 시각도 엇갈린다.

엔비디아의 향후 12개월 비일반회계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3.4배로 반도체업종 중앙값보다 약 3% 높은 수준이다. 이는 엔비디아 자체의 최근 5년 평균보다 약 45% 낮다.

반면 향후 12개월 매출 대비 주가 수준은 12.8배로 업종 중앙값보다 269% 높고 과거 12개월 주가현금흐름비율도 39.1배로 업종보다 50% 이상 높다.

더스트리트는 엔비디아의 높은 성장률이 이어진다면 현재 가치평가가 뒷받침될 수 있지만 매출 성장이나 마진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경우 높은 기업가치 때문에 주가 조정폭도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나타난 0.03의 상관계수는 엔비디아가 더 이상 일반적인 반도체 업종 흐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종목이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엔비디아 자체 성장 전망이 반도체 경기보다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면서 투자자에게 엔비디아를 사실상 별도의 투자 대상으로 바라봐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게 더스트리트의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