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개월간 1526종 무기 체계 인가 완료, 자국 생산 비중 91%로 상승
- 독·우 합작 3억 유로 투입, 2027년까지 사거리 1500㎞ 드론 5000대 공급
- 유럽 감사원 "방위 준비 태세 진전에도 파편화와 미국 의존 여전" 경고
- 독·우 합작 3억 유로 투입, 2027년까지 사거리 1500㎞ 드론 5000대 공급
- 유럽 감사원 "방위 준비 태세 진전에도 파편화와 미국 의존 여전" 경고
이미지 확대보기우크라이나 국방부가 2026년 들어 8개월 동안 1526종의 신형 군용 장비 공급을 승인하며 전시 무기 체계 획득 속도를 끌어올렸다.
디펜스 인더스트리 유로프와 한델스블라트는 9월 3일(현지시각) 인가 장비의 91%가 우크라이나 자체 생산분이며, 독일 방산 기업과의 합작으로 1500㎞급 장거리 드론 5000대 양산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동유럽 전선에서 비대칭 전력 자립이 가속하는 반면 유럽연합 본토의 방위망 파편화와 미국산 무기 편중은 심화하고 있어, 폴란드를 교두보로 삼은 한국 방산 공급망의 현지 안착 전략에도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91% 자립 질주와 드론 5000대 양산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026년 1월부터 8월까지 총 1526종의 신형 무기 모델을 공급 승인했다. 2025년 같은 기간 승인된 983종보다 품목 수가 55% 증가했다. 자국 산업계가 생산한 장비 비중도 전년 동기 86%에서 91%로 상승했다. 무기 획득 체계가 전장의 긴급 소요에 맞춰 신속 공급 구조로 안착한 결과다.
데이터로 드러난 유럽 방위망의 균열
우크라이나의 무기 생산력 확대는 독일 방산 기술과의 결합으로 물리적 실체를 갖췄다. 독일 방산 기업 오터리온과 우크라이나 에어로직스는 3억 유로(약 4694억 4000만 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중·장거리 드론 5000대 이상을 생산하는 라인을 가동했다.
2027년 중반까지 물량 납품을 마치는 일정이다. 오터리온이 전자전 전파 방해를 회피하는 인공지능 제어 체계를 공급하고 에어로직스가 사거리 1500㎞ 기체를 만든다.
로렌츠 마이어 오터리온 최고경영자는 "독일은 이제 저렴한 정밀 무기를 대량 생산하는 라인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전력 확충에 힘입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8월 28일 연설에서 장거리 드론 하루 1000대 발사 목표를 제시했고, 9월 1일 영공 차단 경고 직후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들은 결항 사태를 빚었다.
반면 서유럽 본토의 독자 방위 태세는 여전히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다. 더 가디언은 9월 3일 유럽 감사원의 공식 보고서를 전하며 유럽연합의 2030년 독자 방위 태세 달성이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감사원은 회원국들의 방위비 지출이 2020년부터 2025년 사이 79% 늘어났고 2022년 전면 침공 이전보다 준비 태세가 진전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파편화된 조달 구조와 역외 의존이 발목을 잡았다. 2022년 2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유럽연합 회원국 무기 구매액의 78%가 역외에서 집행됐으며, 이 가운데 미국산 비중이 63%에 달했다.
마렉 오피올라 유럽 감사원 위원은 "국가별 분열과 생산 병목, 미국 의존이 개선되지 않으면 고강도 전쟁을 지속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마저 유럽연합의 900억 유로 차관으로 미국산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신속 구매하기 위해 '유럽산 우선 구매(Buy European)' 규정의 적용 예외를 긴급 요청한 상태다.
한국 방산의 공급망 진입 과제
유럽 감사원이 공식 확인한 유럽 내 생산 병목과 탄약·기동 장비의 만성 공급 지연은 한국 방산 생태계에 구조적 기회를 제공한다. 폴란드와 루마니아를 거점으로 K9 자주포와 K2 전차를 공급해 온 한국 주요 체계업체들은 검증된 양산 속도와 안정적 가동률을 무기로 동유럽 방위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자체 무기 조달 역량이 2030년까지 공백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점은 한국 기업들의 계약 신뢰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반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추진하는 전략 자율성 정책은 중장기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유럽연합이 공동 방위 기금 집행 요건으로 역내 부품 사용 비율을 의무화할 경우 단순 완제품 직수출 방식은 통상 규제에 부딪히게 된다.
서유럽 중심의 방산 보호주의 기조가 강화되면 폴란드 현지 조립 라인조차 견제 대상에 오를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은 오터리온과 에어로직스의 협업 사례처럼 유럽 현지 부품업체와의 기술 제휴를 늘리고 공동 생산 지분을 확보해 유럽 공급망 안으로 깊숙이 편입해야 한다.
현대 전면전의 승패는 첨단 시제품 개발이 아니라 저비용 정밀 무기의 대량 양산 지속력에서 갈린다. 우크라이나의 급속한 드론 국산화와 유럽 감사원의 경고는 나토의 재무장 흐름이 단기 완제품 수입에서 역내 생태계 구축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유럽산 우선 구매' 원칙의 예외를 허용하는 시기에 한국 방산 기업들이 현지 생산 체계를 확고히 안착시킬 수 있는지가 중장기 수주 잔고의 연속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