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기후·풍력·셰일가스·넓은 땅 한꺼번에 갖춰
오픈AI 33조6000억원 프로젝트 이어 3GW급 계획도
오픈AI 33조6000억원 프로젝트 이어 3GW급 계획도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붐으로 세계 곳곳에서 전력과 부지를 확보하려는 데이터센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아르헨티나 남부 파타고니아가 새로운 초대형 데이터센터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낮은 기온으로 서버 냉각비를 줄일 수 있는 데다 풍력과 수력 등 재생에너지, 세계 최대 규모 셰일가스 자원 가운데 하나인 바카 무에르타, 광활한 미개발 토지를 동시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가 전력망에 부담을 주고 전기요금을 끌어올린다는 주민 반발이 커지고 있지만 대형 데이터센터가 아직 거의 없는 아르헨티나에서는 이 같은 저항도 상대적으로 약하다.
로이터통신은 글로벌 IT기업과 에너지 사업자들이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후보지로 파타고니아를 주목하면서 여러 프로젝트가 초기 단계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추운 날씨에 가스·풍력까지…AI센터 최적지 부상
로이터에 따르면 파타고니아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전력과 냉각 조건이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는 수십만개의 반도체를 가동하면서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고 많은 열을 발생시킨다.
파타고니아는 기온이 낮아 냉각에 필요한 전력을 줄일 수 있고 풍력과 수력 발전 자원도 풍부하다.
여기에다 아르헨티나 네우켄주에는 세계 최대 셰일가스 매장지 가운데 하나인 바카 무에르타가 자리 잡고 있다.
아르헨티나 주요 발전회사 팜파에네르히아는 네우켄주의 로마데라라타 화력발전소 인근에 최대 500MW 규모 데이터센터를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력은 인근 바카 무에르타의 가스를 활용해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팜파에네르히아는 올해 초부터 데이터센터 건설 가능성을 묻는 문의가 늘어나자 사업 검토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20~40MW 규모의 시범시설을 건설한 뒤 수요가 확인되면 최대 500MW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500MW급 시설을 위한 전력 인프라 구축에만 약 9억달러(약 1조2100억원)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오픈AI 33조6000억원 계획이 신호탄
파타고니아 데이터센터 투자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끌어올린 대표적인 사례는 오픈AI다.
오픈AI는 지난해 10월 아르헨티나 현지 업체 수르에너지와 청정에너지를 활용하는 최대 500MW 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투자 규모는 최대 250억달러(약 33조6000억원)에 달한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를 자국으로 글로벌 AI 투자를 끌어들이는 대표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집권 이후 대규모 투자 인센티브 제도인 RIGI를 도입해 세제혜택과 규제 안정성을 제공하면서 석유·광업·인프라 분야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해왔다.
정부는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대비해 파타고니아 지역의 통신환경 개선에도 나섰다.
아르헨티나 통신당국은 지난 7월 파타고니아의 국제 인터넷 연결 능력을 높이기 위해 두 번째 광섬유 해저케이블 육양국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아르헨티나의 데이터센터는 대부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집중된 소규모 시설이다.
주변국과 비교해도 대형 데이터센터 투자는 뒤처져 있다.
아마존은 칠레에서 초대형 데이터센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구글은 우루과이에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파라과이도 대만의 지원을 받는 데이터센터 계획을 내놓았다.
◇美·폴란드 업체도 가세…최대 3GW 구상
파타고니아에서는 오픈AI 이외에도 여러 프로젝트가 동시에 검토되고 있다.
미국 친환경 데이터센터 업체 플렉스돔스는 네우켄주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하며 투자자를 찾고 있다.
1단계 사업은 IT 전력부하 120MW 규모로 예상되며 사업비는 약 14억달러(약 1조8800억원)에 달한다.
폴란드 재생에너지업체 그린캐피털은 남부 추부트주에서 더 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1단계로 300MW 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데 약 30억달러(약 4조350억원)를 투입하고 장기적으로는 전체 규모를 3000MW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린캐피털은 트렐레우 남쪽 약 1298㎢의 토지를 임차해 풍력과 태양광 발전단지를 함께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 전력망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부에노스아이레스주에서도 데이터센터 건설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팜파에네르히아는 풍력자원이 풍부한 바히아블랑카 자유무역지대의 데이터센터 1단계 사업에 30MW를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현지 사업자는 IT단지 건설을 시작했으며 올해 말까지 최종 투자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美선 주민 반발…아르헨티나는 아직 ‘백지’
파타고니아의 또 다른 경쟁력은 사회적 반발이 아직 크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AI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전력망 부담과 전기요금 상승, 환경 훼손을 우려하는 주민 반대가 여러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거의 없어 주민들이 실제 영향을 경험한 적이 많지 않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사회적 장벽 속에서 사업을 검토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환경·지역사회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네우켄의 일부 농촌지역에는 마푸체 원주민 공동체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은 과거에도 에너지 개발업체들과 갈등을 겪었다.
대형 데이터센터와 발전시설이 본격적으로 들어설 경우 토지와 자원 이용을 둘러싼 새로운 논란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전력 있어도 광케이블 없으면 무용지물
파타고니아가 실제 글로벌 데이터센터 거점으로 성장하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가장 큰 약점은 전력 인프라와 통신망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충분한 전력뿐 아니라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는 고속 광통신망이 필수적이다.
미국 데이터센터 자문업체 클라우드투그라운드는 단순히 발전 가능한 에너지가 많다는 사실만으로는 데이터센터 투자를 끌어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전력을 실제 데이터센터까지 공급할 송전설비와 국제 데이터망을 함께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2027년 아르헨티나 대통령선거 결과를 지켜볼 가능성도 있다.
밀레이 대통령은 기존 RIGI보다 더 큰 세금 감면을 담는 ‘슈퍼 RIGI’를 추진하고 있다.
일부 해외 투자자는 현재의 친기업 정책이 차기 정부에서도 유지될지 확인한 뒤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로이터는 파타고니아를 둘러싼 관심이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아직 상당수 사업이 투자자를 찾거나 부지를 검토하는 초기 단계라고 지적했다.
풍부한 에너지와 서늘한 기후라는 자연적 이점이 실제 수십억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투자로 이어질지는 전력망과 통신 인프라, 정치적 안정성이 갖춰지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특징주] 삼성전자·SK하이닉스, '아스트라' 공개 후 사흘째 '강...](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setimgmake.php?w=80&h=60&m=1&simg=202609080951570051544093b5d4e1151381719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