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친환경 전환 지원 비영리 플랫폼 '그린 액셀러레이터' 전격 출범
호르무즈 마비·고유가에 청정에너지 전환 가속… "향후 5~8년 최대 20조 달러 필요"
AI 인프라 전력 확충에만 5조 달러… 中 녹색 장비 70% 공급·홍콩은 금융허브로 최대 수혜
호르무즈 마비·고유가에 청정에너지 전환 가속… "향후 5~8년 최대 20조 달러 필요"
AI 인프라 전력 확충에만 5조 달러… 中 녹색 장비 70% 공급·홍콩은 금융허브로 최대 수혜
이미지 확대보기화석연료 공급망의 불안정성과 유가 급등이 글로벌 기업과 각국 정부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강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5~8년간 전 세계 재생에너지 설비 확충과 현대화에 무려 최대 20조 달러(약 2경6832조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자본이 필요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지난 7일(현지 시각)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HSBC는 신흥시장 기업들과 친환경 기술을 도입하려는 정부를 대상으로 민간 자본을 매칭하고 타당성 조사 및 기업 실사(Due Diligence)를 지원하는 비영리 플랫폼인 ‘그린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공식 가동했다.
중동 분쟁발 에너지 쇼크가 촉발한 '녹색 전환' 가속도
이번 플랫폼 가동 이면에는 지정학적 위기가 촉발한 글로벌 에너지 지형의 급변이 자리 잡고 있다.
줄리안 웬첼 HSBC 지속가능성 부문 총괄 책임자는 SCMP와 한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와 같은 지정학적 공급망 혼란이 역설적으로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회복력 있는 대체 에너지원에 대한 수요를 폭발시켰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말 중동 분쟁 격화 이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97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공 행진을 이어가자 글로벌 기업들이 더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원을 확보하기 위해 녹색 금융 시장으로 대거 몰려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웬첼 총괄은 "기업과 각국 정부는 향후 5년에서 8년 동안 재생에너지와 청정 전력 인프라를 신축하거나 고도화하기 위해 최대 20조 달러에 이르는 글로벌 조달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연간 2조3000억 달러 수준인 전 세계 기업의 전환 투자 지출은 오는 2030년까지 연간 3조6000억 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30년 은행원 인생 중 최대 자본 이동"…AI 전력 인프라에만 5조 달러
웬첼 총괄은 데이터센터 등 차세대 AI 인프라를 가동하기 위한 막대한 전력 수요를 충당하고자 향후 5~8년 동안에만 추가로 5조 달러(약 6700조 원)의 자본 투입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제가 30년 넘게 은행업에 몸담으면서 목격한 것 중 가장 거대하고 가장 빠르게 집행되는 전례 없는 규모의 자본 배치(Capital Deployment)"라면서 글로벌 금융권에 찾아온 거대한 성장 기회를 강조했다.
실제로 HSBC는 2025년 한 해에만 지속가능 금융·투자 부문에 1020억 달러를 투입하며 2020년 이후 누적 집행액 4956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로써 은행은 오는 2030년까지 총 7500억~1조 달러 규모의 녹색 금융을 제공하겠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차질 없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中 녹색 장비 70% 독점·홍콩 채권시장 '최대 수혜'
이번 신흥국 녹색 전환 드라이브의 최대 실물 수혜국으로는 중국 본토와 홍콩이 지목됐다.
중국은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글로벌 재생에너지 하드웨어 공급망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웬첼 총괄은 "중국은 저비용·고품질 친환경 장비 시장의 절대적 선두 주자"라면서 "풍력 터빈, 태양광 셀,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등 글로벌 전환 경제에 필요한 핵심 기술과 하드웨어의 약 70%를 중국이 공급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홍콩은 글로벌 녹색 자본이 중국·신흥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핵심 관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홍콩은 녹색 채권(Green Bond), 지속가능 연계 채권, 전환 금융,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뒷받침하는 깊이 있는 자본시장과 엄격한 공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녹색 프로젝트에 갈증을 느끼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금융 허브로 기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전통 화석연료 발전소는 인허가와 완공까지 수년이 걸리는 반면, 태양광 발전소는 통상 18개월 이내에 전력망 연계가 가능해 투자 회수 기간이 훨씬 빠르다는 점도 민간 자본 유입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HSBC가 주도하는 신흥국 녹색 금융 플랫폼 출범은 향후 ‘중동 전쟁발 화석연료 공급망 위기가 글로벌 금융권의 자본 물줄기를 신흥국 재생에너지 인프라로 급격히 돌려놓는 결정적 분수령’인 동시에 ‘글로벌 청정에너지 장비 공급의 70%를 틀어쥔 중국의 제조업 생태계와 홍콩의 그린 금융 허브가 20조 달러 전환 자본을 대거 흡수하는 거대한 패권 연대의 시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