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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EV 실제 배출량 ‘공식치 6배’…친환경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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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EV 실제 배출량 ‘공식치 6배’…친환경 논란

유럽 22만대 분석 실제 145g·시험 24g…내연기관차보다 14% 낮은 데 그쳐
충전 중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배출가스를 측정하는 모습.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충전 중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배출가스를 측정하는 모습. 사진=챗GPT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장점을 결합한 친환경차로 평가받아 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의 실제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공식 시험치의 약 6배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공식 시험에서는 PHEV의 배출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도로에서는 오히려 증가해 시험 방식과 현실 사이의 격차가 더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PHEV는 엔진이 주동력이고 전기를 보조동력으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전기차(HEV)와 엔진이 없이 100% 전기로만 구동되는 순수 전기차(BEV)의 중간 단계로 BEV와 함께 넓은 의미의 친환경차로 분류된다.

유럽교통환경연맹(T&E)이 유럽환경청(EEA)의 2024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PHEV의 실제 평균 CO₂배출량이 ㎞당 145g으로 공식 시험치인 24g의 약 6배에 달했다고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분석에는 유럽에서 운행되는 PHEV 약 22만대에 장착된 연료소비 모니터를 통해 수집한 실제 주행자료가 활용됐다.

2023년에는 PHEV의 실제 배출량이 ㎞당 138g으로 공식 시험치 28g의 약 5배였다.

불과 1년 사이 실제 배출량은 138g에서 145g으로 5% 증가했다. 반면 공식 시험에서 측정된 배출량은 28g에서 24g으로 15% 줄었다.

시험 결과만 놓고 보면 PHEV가 더 친환경적으로 바뀌었지만 실제 도로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내연기관차와 실제 배출량 차이 14%뿐

PHEV는 충전할 수 있는 배터리와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을 함께 탑재한다.

배터리를 충분히 충전해 전기모드 주행 비중을 높이면 엔진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PHEV의 장점이다. 그러나 실제 운전자들의 충전과 전기주행 비율이 공식 시험에서 가정하는 수준보다 낮은 것이 배출량 격차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T&E에 따르면 2024년 PHEV의 실제 평균 CO₂ 배출량 145g/㎞는 일반 내연기관차의 169g/㎞보다 불과 14% 낮다.

2023년에는 PHEV와 내연기관차의 실제 배출량 격차가 평균 17%였지만 1년 만에 차이가 더 좁혀졌다.

공식 시험에서는 PHEV가 얼마나 자주 전기모드로 운행될지를 추정하는 ‘유틸리티 팩터’를 적용한다. 전기모드 이용 비중을 높게 가정할수록 차량의 계산상 CO₂ 배출량은 낮아진다.

그러나 실제 이용자들이 예상만큼 자주 차량을 충전하지 않으면 내연기관 사용 비중이 높아져 공식 인증치와 실제 배출량의 차이가 커진다.

일렉트렉은 PHEV를 지속적으로 충전하고 전기모드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경우에는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낮은 배출량을 낼 수 있지만 실제 운행에서는 이런 조건이 충분히 충족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EU 시험방식 현실화 추진…자동차업계는 완화 요구

이번 조사 결과는 유럽연합(EU)의 자동차 CO₂ 규제 개편을 둘러싼 논쟁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EU는 PHEV의 공식 배출량과 실제 배출량 격차를 줄이기 위해 유틸리티 팩터를 현실적인 운행 형태에 맞게 조정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에 이어 2027년 추가 변경을 통해 PHEV의 실제 전기주행 비율을 공식 배출량 산정에 보다 정확하게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ACEA)를 중심으로 자동차업계는 2027년 예정된 변경을 완화하거나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험 기준이 실제 운행에 맞게 강화되면 PHEV의 공식 CO₂ 배출량이 높아지고 완성차업체가 PHEV 판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유럽의 탄소배출 규제상 이점도 줄어들 수 있다.

현재 PHEV는 EU 신차 판매의 9.8%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PHEV의 2035년 이후 판매도 허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뤼시앵 마티외 T&E 자동차 담당 이사는 PHEV가 친환경 해법으로 판매되고 있지만 실제 환경 부담은 크다며 자동차업계가 순수 전기차 투자를 늦추기 위해 현실적인 유틸리티 팩터 적용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T&E는 실제 운행에 근거한 배출량 계산 방식을 유지해야 유럽 자동차업체들이 중국과의 글로벌 전기차 경쟁에서도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U에서는 현재 자동차 CO₂ 기준 개정을 둘러싼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EU 이사회는 10월 12일 관련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며 유럽의회 표결은 11월로 예정돼 있다.

PHEV의 친환경성을 둘러싼 논쟁은 차량 자체의 기술적 성능뿐 아니라 실제 운전자들이 얼마나 자주 충전하고 전기모드로 주행하는지를 배출량 규제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로 옮겨가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