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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속도조절론’에 반도체주 긴장…“장기 투자 흐름은 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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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속도조절론’에 반도체주 긴장…“장기 투자 흐름은 건재”

앤스로픽 경고에 14일 AI 공급망주 단기 매도 가능성
“칩·전력·컴퓨팅 수요 여전히 공급 초과”…SK하이닉스 선물 2.5% 하락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 사진=로이터

앤스로픽을 비롯한 인공지능(AI) 기업의 수장들이 최첨단 AI 개발 속도를 늦추자는 데 뜻을 모으면서 반도체와 AI 공급망 주식에 단기적인 매도 압력이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시장에서는 AI 개발 속도가 다소 늦춰지더라도 이미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인프라 투자가 중단될 가능성은 낮다며 장기적인 ‘AI 투자 트레이드’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장 관계자들을 인용해 AI 업계의 개발 속도조절 요구가 14일(이하 현지시각) 개장을 앞둔 반도체 제조업체와 AI 공급망 관련주에 단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13일 보도했다.

앞서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 독립적인 제3자 평가 등 추가 안전장치를 도입하고 최첨단 AI 모델의 개발 속도를 늦출 것을 업계에 촉구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이에 동의했고 일론 머스크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은 속도조절 논쟁 자체보다 이 같은 움직임이 천문학적인 AI 인프라 투자와 반도체 수요에 실제 영향을 미칠지로 옮겨가고 있다.

◇“단기 주가 압박 가능…장기 AI 트레이드는 안 꺾여”

게리 탄 올스프링글로벌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상황이 단기적인 주가 압박을 일으킬 수 있지만 장기 AI 투자 흐름을 무너뜨릴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그는 AI 개발이 아직 상대적으로 초기 단계에 있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상황에서 다른 기업들이 현재의 경쟁구도를 그대로 받아들이며 개발 속도를 함께 늦출지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AI 관련 기술주는 이미 조정을 받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지난 6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서 4% 넘게 떨어졌고 미국 반도체주 지수는 같은 기간 14% 하락했다. 아시아 기술주도 약 8% 밀렸다.

반면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주가지수는 각각 약 0.6% 상승했다.

막대한 AI 투자액에 비해 기업들의 수익이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커지면서 고평가된 AI 관련주의 변동성이 확대된 것이다.

◇“개발 늦추면 오히려 기존 투자 수익화할 시간 생겨”

일부 투자자들은 AI 개발 속도가 다소 늦춰지는 것이 오히려 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AI 기업들이 새로운 모델 개발 경쟁을 계속하기보다 이미 구축한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인프라에서 수익을 창출할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빌리 렁 글로벌X매니지먼트 투자전략가는 AI 기업 CEO 3명이 개발 속도를 조절하자는 데 동의한다고 해서 반도체와 전력, 인프라에 들어가는 자금 규모가 실질적으로 바뀌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개발기간이 길어지면 이미 건설된 인프라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간도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AI의 상용화와 보급이 지속되는 가운데 새로운 모델의 성능 향상 속도만 다소 낮아진다면 산업의 무게중심이 ‘구축을 위한 투자’에서 ‘구축된 설비의 수익화’로 이동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메모리·네트워크·냉각·전력 투자는 방어력

AI 공급망에서도 업종별 영향은 달라질 전망이다.

차루 차나나 삭소마켓 수석 투자전략가는 “기술주 밸류에이션이 강한 AI 수요뿐 아니라 모델 성능이 끊임없이 빠른 속도로 향상될 것이라는 가정까지 반영하고 있어 추가적인 검증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안전장치 강화가 사이버보안과 AI 모니터링 도구에 대한 투자를 오히려 늘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네트워크, 냉각설비, 전력장비 기업들은 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많아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차나나 전략가는 안전조치를 추가한다고 해서 컴퓨팅 파워에 대한 수요나 AI 도입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책임 있는 AI 개발이 기술 발전 속도를 다소 늦추더라도 장기적으로 AI 투자기회를 보다 지속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 선물 2.5%↓…14일 현물시장 주목

아시아 반도체주 가운데서는 SK하이닉스에 대한 단기 투자심리 변화도 나타났다.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하이퍼리퀴드에서 24시간 거래되는 SK하이닉스 연계 무기한 선물은 13일 일요일 오전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싱가포르 시각 오후 2시 기준 하루 약 2.5% 떨어졌다.

다만 이는 정규 주식시장의 SK하이닉스 현물주가가 아니라 별도의 무기한 선물 거래 가격이다.

아시아 기술주에는 AI 안전 논쟁 외에 금리 부담도 겹치고 있다.

투자자들이 1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베팅을 강화하고 있고 9월 들어 글로벌 차입비용 상승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14일 아시아 증시에서는 앤스로픽의 AI 개발 속도조절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반도체 공급망의 단기 투자심리를 얼마나 흔들지가 주목된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AI 모델 개발의 속도와 AI 인프라 수요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개발 경쟁이 다소 느려지더라도 이미 진행 중인 데이터센터 건설과 메모리·네트워크·전력설비 투자까지 동시에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