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호르무즈 피격·사우디 송유관 폐쇄…글로벌 ‘석유 대동맥’ 마비 위기

글로벌이코노믹

호르무즈 피격·사우디 송유관 폐쇄…글로벌 ‘석유 대동맥’ 마비 위기

영국 UKMTO "호르무즈 통과 선박 포탄 피격"…에너지 공급망 타격 가시화
사우디 동서 파이프라인 피습 폐쇄 이어 홍해 길목 페림 섬까지 후티 장악
브렌트유 배럴당 100달러 돌파…미국 군사 개입 고심 속 미·이란 긴장 최고조
호르무즈 해협 선박 공격에 대한 새로운 보고서가 석유 공급 위협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미지=구글 AI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호르무즈 해협 선박 공격에 대한 새로운 보고서가 석유 공급 위협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미지=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핵심 포인트]


○ 호르무즈 해협 선박 피격: 영국 해군 산하 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항행하던 상선이 포탄 공격을 받아 글로벌 해상 원유 수송에 비상이 걸렸다.

○ 우회로마저 차단 위기: 사우디아라비아가 드론 공격으로 일일 400만~500만 배럴을 수송하던 핵심 '동서 송유관' 가동을 중단한 데다, 후티 반군이 홍해 입구 전략 요충지인 페림 섬을 장악해 공급망 봉쇄 우려가 커졌다.

○ 유가 폭등 및 외교적 교착: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고 미국의 경유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이란은 호르무즈 통행료 징수 등 강경 조건을 내세우며 협상 타결 가능성을 일축했다.

호르무즈 선박 피격…사우디 핵심 송유관도 멈췄다


글로벌 원유 공급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피격 사건이 발생하며 국제 에너지 시장에 거대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영국 해군 산하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13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 중이던 선박이 포탄에 맞았다는 보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피해 규모나 승무원들의 인명 피해 여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공격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전날 드론 공격 여파로 예방적 조치 차원에서 '동서 파이프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한 직후 발생했다. 사우디와 이라크 당국은 해당 드론 공격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내 민병대 세력에 의해 감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라비아반도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1,200km 길이의 이 송유관은 지난 6개월간 호르무즈 해협이 분쟁으로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 사우디 원유를 세계 시장으로 공급하는 핵심 우회로 역할을 해왔다. 사우디가 글로벌 공급량의 4~5%에 달하는 하루 400만~500만 배럴을 이 경로로 수송해 왔다는 점에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는 극에 달하고 있다.

유가 100달러 재돌파…사우디 빈 살만, 미 군사 지원 타진


중동 전역으로 전운이 확산하면서 에너지 가격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지난주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은 다시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어섰으며, 미국의 자동차용 경유 소매가는 갤런당 6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여기에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사우디 남부 자잔 지역을 포격해 민간인 부상자가 발생한 데 이어, 홍해 남단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핵심 거점인 페림 섬마저 무력 점령했다. 홍해 항로까지 위협받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긴급 통화에서 후티 반군 대응을 위한 미군의 군사적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전면전 확대를 우려해 당분간 직접적인 군사 개입 대신 정보 제공 중심의 지원에 그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사실을 확인하며 "배후에 이란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하는 한편, 후티 반군 측도 미 행정부에 직접 개입하지 말 것을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오만 중재 회담 열리지만…이란 강경 태도에 '난항'


해상 봉쇄 해소를 위한 외교적 돌파구 마련도 난항을 겪고 있다. 14일 오만에서는 걸프 아랍 국가들과 이란, 이라크가 참석해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를 논의하는 다자 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협상 타결 전망은 불투명하다.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은 "미국이 이란의 모든 조건을 전면 수용하지 않는 한 협상은 무의미하다"고 못 박았다. 이란 고위 관리 역시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인 합의문 서명이 이뤄질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란 측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인정받아 선박 통행료를 징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미국과 서방 진영은 이를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이란이 제시한 7대 선결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봉쇄가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어서, 글로벌 해상 수송로를 둘러싼 군사적·경제적 충격파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