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아프리카 스마트폰 왕' 中 트랜시온, 홍콩 2차 상장 돌입… 최대 5억 달러 조달 목표

글로벌이코노믹

'아프리카 스마트폰 왕' 中 트랜시온, 홍콩 2차 상장 돌입… 최대 5억 달러 조달 목표

공모가 상한 38.8홍콩달러 확정해 10월 15일 데뷔… 싱가포르 GIC 등 11개 기관 40% 사전 확보
테크노·인피닉스 등 아프리카 점유율 53% 독점… 상하이 본주 대비 38% 대폭 할인해 흥행 정조준
샤오미 추격·반도체 원가 부담에 작년 순익 53% 급감… 신흥국 영토 확장 위한 실탄 확보 승부수
아프리카 시장 점유율 53%를 바탕으로 홍콩 증시 2차 상장에 나선 트랜시온 홀딩스. 사진=트랜시온이미지 확대보기
아프리카 시장 점유율 53%를 바탕으로 홍콩 증시 2차 상장에 나선 트랜시온 홀딩스. 사진=트랜시온
아프리카 대륙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온 '아프리카의 휴대전화 제왕' 중국 선전 트랜시온 홀딩스(Transsion Holdings·傳音控股)가 홍콩 증시 2차 상장을 통해 최대 5억 달러(약 6,7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착수했다.

이미 상하이 증시 스타마켓에 상장되어 있는 트랜시온은 글로벌 유동성을 추가로 확보하고 동남아시아 및 중남미 등 신흥 시장 확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홍콩 증권거래소(HKEX) 입성을 결정했다.

상하이 본주 주가 대비 40% 가까이 대폭 할인된 매력적인 공모가를 제시하며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를 비롯한 대형 기관투자자들을 사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 샤오미와 오포 등 중국계 경쟁사들의 아프리카 저가 공세가 거세지고 메모리 등 핵심 반도체 부품 단가 상승으로 지난해 순이익이 반토막 나는 등 수익성 압박이 가중되고 있어, 이번 상장이 재도약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월 7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트랜시온은 7일부터 기관 및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공모 청약 접수를 개시했다.

공모가 주당 38.8홍콩달러… 15일 상장 예정, 중신증권 단독 주관


트랜시온이 홍콩 거래소에 제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회사는 10월 7일부터 12일까지 총 8,660만 주에 대한 공모 청약을 진행한 뒤 오는 10월 15일 정식 상장할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는 주당 최대 38.8홍콩달러로 결정됐다.

이를 통해 조달하는 기본 공모 규모는 최대 33억 6,000만 홍콩달러(약 4억 2,810만 달러)이며, 초과배정옵션(그린슈)이 전량 행사될 경우 전체 조달 금액은 약 38억 홍콩달러(한화 약 6,5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번 상장의 단독 상장 주관사(Sole Sponsor)는 중국 대형 투자은행인 중신증권(CITIC Securities)이 맡았다.

눈에 띄는 점은 과감한 할인율이다.

주당 38.8홍콩달러의 공모 상단 가격은 지난 9월 30일 상하이 증시 종가(53.8위안·약 59홍콩달러 상당) 대비 약 38% 할인된 수준이다.

상하이 A주 대비 홍콩 H주 간의 디스카운트를 감안하더라도 파격적인 가격대를 책정해 시장의 청약 흥행을 유도했다는 평가다.

이에 힘입어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 선전롱시전자, 중국은행(BOC) 자산운용 등 총 11개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코너스톤(기초석) 투자자'로 참여해 전체 공모 물량의 최대 40%에 해당하는 12억 4,000만 홍콩달러어치를 사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아프리카서 연간 9,100만 대 판매… '점유율 53%' 독보적 지배력


2013년 설립된 트랜시온은 설립 초기부터 내수 시장인 중국을 완전히 배제하고 구매력이 낮은 아프리카 시장에만 올인하는 역발상 전략으로 성공 신화를 썼다.

현지 소비자의 짙은 피부색에 맞춰 얼굴 윤곽을 또렷하게 살려주는 특화 카메라 소프트웨어, 불안정한 전력망에 대응한 대용량 배터리, 2~4개의 통신사를 동시에 쓰는 현지 문화를 반영한 멀티 심(SIM) 슬롯 등 철저한 현지화(로컬라이제이션)를 앞세웠다.

이를 기반으로 테크노(Tecno), 인피닉스(Infinix), 아이텔(itel) 등 3대 브랜드를 구축해 지난해 아프리카 대륙에서만 연간 9,100만 대 이상의 휴대전화를 팔아치웠다.

아프리카 전체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무려 53%에 달한다.

최근에는 아프리카를 넘어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 신흥국으로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부품가 상승·샤오미 추격에 작년 순익 53% 급감… 자본확충 절실


하지만 화려한 시장 지배력 뒤편에는 짙은 수익성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저가 피처폰과 100달러 안팎의 보급형 스마트폰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 탓에, 글로벌 부품 가격 변동에 극도로 취약한 약점을 드러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및 모바일 AP 조달 비용이 가파르게 뛰면서 판가를 올릴 수밖에 없었고, 이는 가격에 민감한 신흥국 소비자들의 이탈로 이어졌다.

실제로 트랜시온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4% 감소한 655억 위안(약 12조 5,000억 원)에 그쳤으며, 영업이익의 지표가 되는 순이익은 전년 대비 53% 반토막 난 26억 위안(약 5,000억 원)으로 급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샤오미, 오포, 리얼미 등 중국 메이저 제조사들이 내수 침체를 피해 아프리카와 남미 저가 스마트폰 시장으로 대거 진출하면서 마진 출혈 경쟁이 한층 격화됐다.

이로 인해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트랜시온 주가는 2021년 기록한 역사적 고점 대비 약 70% 폭락한 상태이며, 올해 들어서만 16% 추가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이 반등세를 나타내고는 있으나, 경쟁사들의 공세를 방어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글로벌 외화 자본 수혈이 절실했다는 분석이다.

홍콩 2차 상장을 통해 5억 달러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 트랜시온이 격화되는 신흥국 스마트폰 쟁탈전에서 '아프리카의 절대 강자' 타이틀을 수성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