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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덤핑 공세에 위기"… 英, 中 루틸형 이산화티타늄에 '반덤핑 관세' 부과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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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덤핑 공세에 위기"… 英, 中 루틸형 이산화티타늄에 '반덤핑 관세' 부과 제안

무역구제청(TRA) 조사 결과 발표 "중국산 저가 유입으로 영국 생산 기반에 직접적 위협"
페인트·제지용 핵심 백색 안료… 570명 이상 고용 및 수백 개 다운스트림 제조업 보호 목적
철강 세이프가드 강화 이어 화학으로 규제 확대… 中 반발 및 EU '메이드 인 유럽' 사이 줄타기
영국 무역구제청(TRA)이 중국산 저가 덤핑 유입에 따른 자국 산업 피해를 인정하고 반덤핑 관세 부과를 권고한 루틸형 이산화티타늄.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무역구제청(TRA)이 중국산 저가 덤핑 유입에 따른 자국 산업 피해를 인정하고 반덤핑 관세 부과를 권고한 루틸형 이산화티타늄. 사진=로이터
영국 정부 산하 무역 감시 기구가 중국산 루틸형 이산화티타늄(Rutile Titanium Dioxide)의 저가 덤핑 수입으로 자국 화학 제조업 기반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위험에 직면했다며 정부에 신규 반덤핑 관세 부과를 공식 권고했다.

루틸형 이산화티타늄은 페인트, 코팅제, 플라스틱, 인쇄용 종이 등의 백색도와 내구성을 높이는 핵심 백색 안료 소재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덤핑 수출이 전 세계 공급망을 흔드는 가운데, 영국이 올해 초 철강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을 한층 강력한 조치로 대체한 데 이어 정밀 화학 소재 분야에서도 본격적인 '무역 장벽'을 세우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월 7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무역구제청(TRA)은 중국산 루틸형 이산화티타늄에 대한 정밀 조사 결과 "중국산 덤핑 수입품이 영국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자국 내 생산 산업에 임박하고 실질적인 피해 위협이 발생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잠정 반덤핑 조치를 권고했다.
"570명 고용·수백 개 하류 기업 보호"… 장관 최종 서명 남아

영국 무역구제청(TRA)의 제시카 블레이클리(Jessica Blakely)와 카르멘 수아레스(Carmen Suarez) 최고경영자(CEO) 공동 명의의 성명에 따르면, 이번 반덤핑 권고안은 영국 내 기간 제조업 생태계를 방어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다.

TRA 측은 "조사 결과 영국의 이산화티타늄 생산 산업이 중국산 저가 덤핑 물량으로부터 실제적이고 즉각적인 위협에 노출되어 있음을 확인했다"며 "오늘 제안된 조치는 570명 이상의 숙련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고 수백만 파운드를 국가 경제에 기여하며 수백 개 영국 다운스트림(하류) 가공 기업에 소재를 공급하는 핵심 산업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영국 내에서는 글로벌 화학사인 트로녹스(Tronox) 등이 주요 생산기지를 운영하며 국내외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TRA는 향후 수주간 이해관계자 및 업계의 공개 의견 수렴(Public Feedback) 절차를 거친 뒤 최종 권고안을 확정해 조나단 레이놀즈(Jonathan Reynolds) 비즈니스·통상부 장관에게 정식 제출할 예정이다.
레이놀즈 장관이 이를 최종 승인하면 공식적인 관세 부과가 발효된다.

철강 이어 화학까지… 쪼개지는 글로벌 무역 속 '영국의 미묘한 균형'

영국의 이번 반덤핑 조치 제안은 지정학적 블록화와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하는 글로벌 무역 환경 속에서 자국 산업 보호를 우선시하려는 기조의 연장선에 있다.

영국 정부는 이미 올해 초 중국 등지에서 쏟아지는 저가 철강재 과잉 공급으로 자국 철강 산업이 붕괴 위기에 처하자,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를 대폭 강화된 신규 쿼터·관세 체제로 전격 개편한 바 있다.

이번 이산화티타늄 관세 역시 철강에 이어 화학 소재 전반으로 보호무역 드라이브가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영국 노동당 정부는 무역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복잡한 외교적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조치 속에서 부분적 완화 협상을 타결 지었으며, 유럽연합(EU)과는 탈퇴(브렉시트) 이후 냉각됐던 통상 협력을 복원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EU가 추진 중인 '메이드 인 유럽(Made in Europe)' 친환경 공급망 및 보조금 제도에 영국산 제품이 배제되지 않도록 정책적 보조를 맞추는 것이 핵심 과제다.

中 전기차 관세도 검토 중… "보복 통상 vs 산업 안보" 딜레마

문제는 중국과의 통상 마찰 가능성이다.

중국은 서방 국가들의 덤핑 관세 부과에 대해 농산물이나 주류, 정밀 화학물질 수입 규제로 맞불을 놓는 전형적인 '맞춤형 보복'을 펼쳐왔다.

현재 영국 정부는 유럽연합(EU)이 확정한 중국산 전기차(EV) 상계관세와 관련해 자국 차원의 전기차 관세 부과 여부도 면밀히 검토 중이다.

자국 완성차 및 서비스 수출업체들이 중국의 무역 보복 타깃이 되는 것을 피하면서도, 중국산 덤핑 공세로 인한 국내 제조업 기반 붕괴를 막고 서방 동맹국들과의 공급망 공조를 유지해야 하는 다중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과잉 생산과 가격 파괴를 앞세운 중국의 수출 드라이브에 맞서, 영국이 철강에 이어 화학 핵심 원자재의 빗장을 걸어 잠그며 본격적인 보호무역 진영으로 발을 들이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