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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 되는 사업 당장 털어라…日 행동주의 '강제 분할' 폭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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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 되는 사업 당장 털어라…日 행동주의 '강제 분할' 폭격

부문 간 이익률 격차 큰 일본 상장사에 행동주의·기관 자금 집중
FUJI 1개월 26% 상승…행동주의 요구 47%가 사업 양도·폐지 집중
사업 다각화 국내 지주사·제조 대기업 사업 분리 압박 확산 불가피
2023년 11월 15일 프랑스 파리 근교 빌팽트(Villepinte)에서 열리는 국토 안보 및 안전에 전념하는 전 세계 전시회인 밀리폴 파리(Milipol Paris)에 전시된 후지필름의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11월 15일 프랑스 파리 근교 빌팽트(Villepinte)에서 열리는 국토 안보 및 안전에 전념하는 전 세계 전시회인 밀리폴 파리(Milipol Paris)에 전시된 후지필름의 로고. 사진=로이터


일본 도쿄 주식시장에서 주요 기관투자가와 행동주의 펀드가 단일 기업 내 사업 부문 간 이익률 격차가 큰 상장사를 대상으로 저수익 사업의 매각과 분리를 요구하는 투자 행보를 구체화하고 있다.

닛케이는 9일 인공지능과 지배구조 개혁 관련 재료의 가격 반영이 일단락된 이후, 부문별 수익성 편차가 뚜렷한 기업이 사업 재편의 최우선 표적으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복합기업 구조를 유지하며 저수익 사업부를 안고 있는 한국 주요 제조 대기업과 지주사 역시 유사한 사업 분리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문 격차가 부른 선제적 재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평균주가가 6만엔 선에 도달한 뒤 횡보세를 보이면서, 부문 간 영업이익률 격차가 큰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선제적 구조조정 베팅이 시장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원자재와 인건비를 포함한 전반적 생산비용이 상승세를 이어가자 경영진이 시장 점유율이나 경쟁 우위가 낮은 사업부를 과거처럼 온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전자부품 장착 로봇을 생산하는 FUJI는 2026년 3월기 기준 로봇 사업 부문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반면 창업 기반인 공작기계 부문은 적자를 기록했다. 자산운용사 아셋매니지먼트One은 저수익 사업 분리 가능성에 주목해 투자를 집행했고, FUJI 주가는 1개월간 26% 올랐다. 같은 기간 닛케이평균주가 상승률인 8%의 3.25배 수준이다.

스미토모전기공업 역시 고수익 사업인 정보통신 부문과 저수익 사업인 자동차 부문 간 영업이익률 격차가 17.6%포인트를 기록해 주요 운용사의 포트폴리오 편입 대상이 됐다.

배당 대신 사업 매각 요구로 이동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 제안 역시 단순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요구에서 저수익 사업부의 강제 분할과 매각으로 전환하고 있다. 과거 지배구조 개선 요구 중심의 접근 방식이 주가 견인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내자, 기업 내 부실 사업을 직접 정리해 기업가치를 드러내는 방식을 취하는 흐름이다.

오카산증권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중요 제안 행위 공시가 강화된 5월부터 9월 말까지 행동주의 주주가 제출한 보유 목적 보고 129건 가운데 47.28%에 해당하는 61건에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양도·양수·휴지·폐지' 항목이 반영됐다.
이는 자본 정책 변경 117건, 임원진 구성 변경 93건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빈도다. 실제로 사모펀드 스트래티직 캐피털은 화학기업 KH네오켐 지분 18%를 확보한 뒤 보유 목적에 기초화학 부문 양도·폐지와 배당성향 100% 달성을 적시했다.

한국 제조 대기업의 분리 압박과 반증


일본 시장에서 확인되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압박은 한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맞물려 국내 자본시장으로 전이되는 경로에 있다. 화학, 철강, 건자재, 부품 등 다각화된 사업 부문을 한 법인 내에 병렬 배치한 국내 전통 제조업과 지주회사가 주된 영향권에 위치한다.

국내 석유화학 및 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본업의 수익성 악화와 신사업의 대규모 설비투자 집행이 겹치며 부문 간 현금흐름 격차가 심화된 상태다. 일본에서 레조나크홀딩스가 부분 분할 제도를 활용해 석유화학 사업부를 분리한 직후 주가가 17% 상승한 사례는 국내 복합기업에 사업 분리 압력으로 작용하는 직접적 경로다.

단기적으로 6개월 이내에는 주총 시즌을 전후해 행동주의 운용사가 부문별 영업이익률 편차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진 국내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계 사업부 매각이나 스핀오프 요구를 공식화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1~3년에 걸쳐서는 저수익 사업부의 존속 유지가 불가능해진 기업들이 사업 구조를 압축하는 재편이 이어질 수 있다.

다만 글로벌 전방 수요 회복으로 한계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이 반등해 부문 간 격차가 5%포인트 이내로 축소되거나, 분할 법인 상장 과정에서 주주 권익 논란으로 규제 심사가 엄격해질 경우 이러한 사업 분리 재편 경로는 성립하지 않는다.

JP모건증권 니시하라 리에 수석 주식 스트래티지스트는 "외부 규율로 기업 가치를 높이던 국면에서 벗어나 기업 가치 창조의 주역이 이제는 기업 자신이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