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누적 순매도 199조 원 육박…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89% 집중
- 107조 원 분기 영업이익 공시에도 주가 하락… 메모리 공급 과잉 우려 확산
- 55조 원 자사주 매입 방어막 소진 관측… 반도체 생태계 다변화 요구 고조
- 107조 원 분기 영업이익 공시에도 주가 하락… 메모리 공급 과잉 우려 확산
- 55조 원 자사주 매입 방어막 소진 관측… 반도체 생태계 다변화 요구 고조
이미지 확대보기외국인 투자자가 올해 한국 주식시장에서 1310억 달러(약 175조 9330억 원)에 달하는 주식을 순매도하며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최대 유출 규모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0월 12일(현지시각) 코스피가 상반기 100% 상승 이후 하반기 들어 22% 하락해 글로벌 주요 지수 가운데 최하위권 성적을 냈다고 보도했다. 상반기 주가 급등을 이끌었던 고대역폭메모리 수요 지속성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면서 한국 증시 수급 기반이 급격히 흔들리는 흐름이다.
반도체 쏠림이 키운 외국인 199조 원 매도 충격
외국인 매도 공세는 시가총액 최상위권인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금융투자업계 집계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누적 순매도 대금은 199조 1100억 원에 이르며,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매도 합산액이 177조 원으로 전체의 89%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는 환경에서 메모리 반도체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자, 이를 받아낼 대안 업종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레이리언트의 필립 울 포트폴리오 관리 총괄은 인공지능 메모리 테마를 통한 손쉬운 수익 창출 국면은 이미 끝났다고 진단하며 두 종목의 편입 비중을 축소했다고 밝혔다.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한국 증시 거래대금은 지난 5월 고점 대비 70% 감소했다.
역대 최대 잠정 실적의 역설과 개인 수급 공백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 발표도 매도 행렬을 멈추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9배 증가한 107조 4000억 원을 발표했으나, 공시 당일인 10월 8일 주가는 2.42% 하락 마감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데다 주요 제조사의 설비 증설이 향후 공급 과잉과 단가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개인 투자자의 신용융자 잔고는 6월 38조 6000억 원에서 33조 원으로 줄었고, 증권사 고객예탁금도 140조 원에서 100조 원 수준으로 줄어 지수 방어 여력이 축소됐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 동력 또한 점차 소진되는 국면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55조 원(약 409억 5300만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개시했다. JP모건은 지난달 한국 시장에서 체결된 230억 달러 규모 매수 주문의 대다수가 양사의 자사주 매입 물량이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이 자사주 매입 여력이 10월 중순을 넘어서며 조기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서를 냈다.
한국 증권가에서도 강력한 실적 지표 발표만으로는 수급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며 미국 국채 금리 안정과 메모리 가격 유지 신호가 확인되어야 한다고 짚었다.
대만 파운드리 생태계의 부상과 한국의 구조적 과제
글로벌 인공지능 투자 자금은 단일 품목 위험이 높은 한국 대신 대만 시장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인다.
대만 가권지수는 연초 대비 70% 상승하며 지난 분기 코스피 수익률을 23%포인트 앞질렀다.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를 중심으로 패키징, 제조 장비, 칩 설계 기업이 고르게 포진한 대만 생태계가 메모리 단일 사이클에 기댄 한국보다 거시 변동성 대응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비에스 글로벌 자산운용은 다각화된 하드웨어 생태계를 대만 주식 선호 이유로 제시했다.
한국 반도체 가치사슬 역시 잠재적 하방 위험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 설비투자 집행 속도가 둔화할 경우, 고대역폭메모리 증설 라인의 고정비 부담이 부품·소재·장비 협력사의 가동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스위스 픽테 자산운용의 존 위타르 펀드매니저는 메모리 종목이 기업 이익 대비 저평가 가치주 영역에 들어섰으나 글로벌 단기 자금은 저평가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성에 반응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자금의 기조적 복귀 여부는 북미 주요 기술 기업의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지속성과 차세대 규격 전환 속도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고대역폭메모리 단일 품목 편중을 넘어 시스템반도체와 패키징 전반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지 못할 경우 한국 증시의 수급 정체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