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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방산주, 민주당 중간선거 승리 우려에 급락…국방예산 증액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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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방산주, 민주당 중간선거 승리 우려에 급락…국방예산 증액 불투명

美 방산 ETF 7월 이후 16% 하락…S&P500은 3.5% 상승
록히드마틴·노스럽그러먼·L3해리스 고점 대비 20~36% 급락
트럼프 국방예산 5000억달러 증액 구상 흔들…미사일 수요는 여전히 강세
지난해 12월 16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록히드마틴 생산시설에서 핀란드가 주문한 F-35 전투기가 공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12월 16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록히드마틴 생산시설에서 핀란드가 주문한 F-35 전투기가 공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방산업체들의 주가가 세계적인 무기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이 커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5000억달러(약 665조6000억원) 규모의 국방예산 증액 계획에도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의회 장악 가능성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면서 주요 방산업체들의 주가가 부진을 겪고 있다고 2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방산업종의 대표적인 투자지표인 아이셰어즈 미국 항공우주·방산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7월 초부터 10월 중순까지 16%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증시의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5% 상승했다.

방산주가 전체 주식시장의 상승 흐름과 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에 따르면 같은 기간 민주당이 11월 중간선거에서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도 높아졌다.

FT는 민주당의 의회 장악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이 기간 20% 상승했다고 전했다.

버티컬리서치파트너스의 로버트 스톨러드 방산업종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와 공화당의 상원 다수당 지위 상실 가능성이 방산주 주가와 밀접하게 움직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방 문제가 전통적으로 초당적 지지를 받는 분야였지만 트럼프 행정부 들어 정치적 쟁점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록히드마틴 20% 넘게 하락…주요 방산주 30%대 급락

FT에 따르면 주요 미국 방산업체들의 주가 하락 폭은 전체 방산업종 평균보다 더 컸다.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체계의 주요 계약업체인 록히드마틴의 주가는 지난 3월 초 기록한 고점에서 20% 넘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노스럽그러먼은 35%, L3해리스는 36% 떨어졌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군사적 충돌이 계속되고 미국과 동맹국들이 미사일과 탄약 비축량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세계적인 국방비 증가와 미사일 방어체계 수요 확대에도 미국 방산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오히려 약화한 셈이다.

FT는 “주요 방산업체들이 이미 수년 치에 해당하는 생산 주문을 확보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쟁으로 소모된 탄약과 미사일 재고를 보충하고 군사력을 확대하려는 미국과 동맹국의 수요도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요 증가가 방산업체들의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지는 못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기존 수주 물량보다 미국의 향후 국방예산 규모와 신규 무기 발주 전망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국방예산 1조5000억달러 구상…중간선거가 변수

방산주 약세의 주요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예산 증액 계획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미국의 연간 국방예산을 1조달러(약 1331조2000억원)에서 1조5000억달러(약 1996조8000억원)로 늘리는 구상을 제시했다.

국방예산을 5000억달러 증액해 자신이 구상한 강력한 군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방산업체 경영진과 투자자들은 대규모 국방예산 증액이 새로운 무기 발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나타냈다.

그러나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환경이 달라졌다.

FT에 따르면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 널리 제기되는 반면 상원에서는 공화당의 다수당 지위를 빼앗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음달 3일 열리는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상원 전체 100석 가운데 35석을 놓고 선거가 실시된다.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이 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국방예산 증액 계획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우려다.

국방예산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은 이미 심화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과 의회의 관계는 이란 전쟁을 계기로 악화했다.

헤그세스 장관이 전쟁 비용에 대한 상세한 회계자료를 제공하지 않은 점도 의원들의 반발을 키웠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국내 프로그램 예산의 대규모 삭감을 되돌리겠다는 입장이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재정 부담도 국방예산 확대에 대한 초당적 지지를 확보하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

◇미사일 증산에는 공감대…F-35·대륙간탄도미사일 발주는 논란 가능성

국방예산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모든 무기체계의 예산 삭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FT는 “미국의 미사일 비축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생산능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에는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에 초당적인 지지가 존재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일부 무기체계의 발주 수량은 의회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

투자분석업체 캐피털알파파트너스의 바이런 캘런 매니징파트너는 “F-35 전투기와 센티넬 대륙간탄도미사일 같은 고가 무기체계의 발주 규모가 의회의 검토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민주당이 국방비의 대폭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은 국방 분야 이외의 지출도 늘리기를 원하기 때문에 국방예산이 전체 재정지출을 둘러싼 협상의 일부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간선거 이후 의회의 권력 구도가 바뀌더라도 국방예산이 일률적으로 축소되기보다는 무기체계별로 우선순위와 발주 규모가 조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골든돔'·트럼프급 전함 등 대통령 주도 사업 위험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강하게 추진해 온 대형 군사사업도 정치적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과 밀접하게 연관된 일부 무기체계 사업이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사업은 '골든 플리트'로 불리는 트럼프급 전함 구상과 우주 기반 무기체계를 포함하는 미사일 방어망 '골든돔'이다.

FT에 따르면 국방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사업 가운데 상당수를 비현실적이거나 실행 가능성이 낮은 구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버티컬리서치파트너스의 스톨러드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붙거나 '골든'이라는 명칭이 사용되는 사업들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는 특정 사업의 예산 삭감이 확정됐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치적 환경 변화에 따른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중간선거 영향 과대평가" 반론…방산 수요는 유지

일부 투자전문가들은 방산주 약세가 중간선거 결과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배런캐피털의 랜디 거위츠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이 중간선거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요 대형 방산업체뿐 아니라 중소형 방산주가 더 큰 타격을 받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면 미국 방산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인식은 잘못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FT는 미국의 국방예산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과 별개로 국제적인 군사적 긴장이 무기 수요를 계속 뒷받침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 투자은행 캔터피츠제럴드는 지속적인 군사적 충돌로 미국의 억지력이 약화하면 더 큰 규모의 국제적 충돌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며 기존 주요 방산업체들이 이에 따른 수요 증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에는 주요 방산업체들의 주가가 일부 반등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다음 주 발표될 3분기 실적에서 견조한 성과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과열 우려로 기술주에서 빠져나온 자금 일부가 항공우주·방산주로 이동한 점도 주가 회복에 영향을 미쳤다.

FT는 미국 방산업계가 세계적인 무기 수요 확대와 정치적 예산 불확실성이라는 상반된 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적인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의회의 향후 국방예산 결정과 주요 방산업체들의 실적이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로 남아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