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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中 텅스텐 수출통제에 美 CME, 선물거래 도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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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텅스텐 수출통제에 美 CME, 선물거래 도입 추진

무기 수요 급증·가격 급등에 2027년 1분기 거래 개시 계획
실물 인도 없는 현금결제 방식…방산·제조업체 가격 변동 위험 관리
세계 공급 장악한 중국 수출 제한에 서방 공급망 다변화 가속
지난 2022년 3월 31일 강원도 영월군의 광산에서 광물 탐지용 조명을 비춘 텅스텐 광석이 빛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2년 3월 31일 강원도 영월군의 광산에서 광물 탐지용 조명을 비춘 텅스텐 광석이 빛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세계적인 파생상품 거래소 운영업체 CME그룹이 방위산업용 핵심광물인 텅스텐의 선물거래를 도입한다.

중국의 수출 제한과 세계 각국의 군비 확대로 텅스텐 가격이 급등하자 기업들이 가격 변동 위험을 관리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금융상품을 마련하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CME그룹이 2027년 1분기까지 텅스텐 선물계약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2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CME그룹도 전날 공식 발표를 통해 관련 규제 당국의 심사를 거쳐 내년 1분기 초 텅스텐 선물거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텅스텐은 높은 경도와 녹는점을 가진 금속으로 장갑차의 방어력을 관통하는 탄약과 각종 군수품, 드릴 비트, 산업용 기계 등의 제조에 사용된다.

최근 세계 각국이 군사력을 확대하고 무기 생산을 늘리면서 텅스텐 확보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세계 텅스텐 생산을 주도하는 중국이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제 공급량이 줄고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CME그룹은 기업들이 텅스텐의 미래 가격을 미리 정해 비용 부담과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선물시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수출 제한에 가격 급등…방산업계 확보 경쟁

텅스텐은 무기 생산과 첨단 제조업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핵심광물로 꼽힌다.

높은 경도와 내열성이 필요한 탄약과 기계 부품에 사용되며 반도체 등 첨단산업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그러나 글로벌 텅스텐 공급망은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텅스텐 수출을 제한하면서 올해 가격이 급등했고 서방 기업들은 안정적인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텅스텐 거래는 주로 생산업체와 구매업체 사이의 개별 계약이나 전문 중개업체를 통해 이뤄져 왔다.

거래 조건과 가격을 외부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불투명한 시장 구조도 기업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방산·제조업체들은 가격 급등뿐 아니라 향후 텅스텐을 필요한 시점에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비슷한 상황은 중국이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 다른 핵심광물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갈륨과 일부 희토류 원소가 대표적이다.

중국의 수출 제한이 첨단산업과 방위산업의 원자재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면서 서방 국가들은 중국 외 지역에서 핵심광물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정부는 최근 텅스텐 공급망 구축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관련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CME, 현금결제 선물 도입…실물 대신 가격 위험 관리

CME그룹이 추진하는 텅스텐 선물은 현금결제 방식으로 운영된다.

일반적인 실물 인도 계약과 달리 거래자가 만기 시 실제 텅스텐을 인수하거나 인도할 필요가 없다.

대신 선물계약 가격과 최종 결제 기준가격의 차이를 현금으로 정산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텅스텐 생산업체와 구매업체, 전문 거래업체들은 실제 금속을 주고받지 않고도 가격 변동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

CME그룹의 진 헤니그 금속사업 총괄은 “가격 변동성이 매우 커진 텅스텐 시장에서 기업들이 가격을 미리 확정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텅스텐을 확보해 공급하는 전문 거래업체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선물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밝혔다.

신규 선물계약은 금속 전문 가격정보업체 패스트마켓츠가 발표하는 파라텅스텐산암모늄(APT)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APT는 텅스텐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분말 형태의 화합물이다.

CME그룹은 유럽 네덜란드 로테르담과 미국 볼티모어의 APT 거래가격을 결제 기준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해당 상품은 CME그룹 산하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규정에 따라 거래된다.

현재 텅스텐은 현물시장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지만 가격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선물시장은 마련돼 있지 않다.

CME그룹은 이번 상품 출시가 텅스텐 시장의 가격 투명성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격 예측 가능해져"…광물 거래업체들도 환영

텅스텐 선물시장 도입에 대해 광물 거래업체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광물 거래업체 테크멧SCM의 쿠엔틴 라마르슈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선물계약이 텅스텐의 실물 거래와 물류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업상 위험을 관리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텅스텐은 원료를 확보한 이후 가공업체나 최종 구매업체에 공급하기까지 가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같은 가격 변동을 미리 관리할 수 있다면 기업들의 거래와 자금 운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광물 거래업체 그론트메트의 마르턴 가스만 대표도 “새로운 선물시장이 텅스텐 사용자들에게 비용을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텅스텐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하더라도 선물계약을 활용해 일정 수준의 비용을 사전에 확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선물거래가 시작된다고 해서 실제 텅스텐 생산량이 늘어나거나 공급 부족 문제가 곧바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상품의 주요 목적은 공급량 확대가 아니라 가격 변동 위험 관리에 있다.

◇텅스텐 가격 급등세 최근 진정…여전히 과거 평균 웃돌아

올해 가파르게 상승했던 텅스텐 가격은 최근 일부 진정되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FT는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일부 구매업체들이 신규 구매를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패스트마켓츠의 앤드루 웰스는 텅스텐 가격이 여전히 과거의 일반적인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지만 높은 가격에 대한 구매자들의 저항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 부족 우려는 이어지고 있지만 가격 급등에 따른 수요 측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수급 상황과 지정학적 요인에 따라 가격이 크게 흔들리는 시장에서는 기업들의 위험 관리 필요성이 높아질 수 있다.

CME그룹은 금과 은, 구리 등 기존 금속상품에 더해 리튬과 코발트 같은 핵심광물 선물상품도 확대해 왔다.

배터리와 첨단산업용 금속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파생상품에 대한 거래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CME그룹에 따르면 올해 1~9월 금속 관련 상품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약 120만계약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증가했다.

이는 CME그룹 금속상품 부문의 사상 최대 거래 실적이다.

CME그룹은 중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과 핵심광물의 가격 변동성 확대가 새로운 파생상품에 대한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텅스텐 선물시장 출범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방위산업과 첨단 제조업에서 사용되는 핵심광물의 거래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