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공식 보고서 채택...러시아 수중 위협 속 대잠 호위함 5척 한계 지적
국방부 전력 공백 일부 인정...신형 26형 호위함 도입 전 퇴역 중단 압박
합동원정군 북극 집중 권고...에스토니아 주둔군 확대로 발트해 공백 보완 요구
국방부 전력 공백 일부 인정...신형 26형 호위함 도입 전 퇴역 중단 압박
합동원정군 북극 집중 권고...에스토니아 주둔군 확대로 발트해 공백 보완 요구
이미지 확대보기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0월 22일(현지시각) 하원 국방위원회가 신랄한 비판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펴내고 영국 해군의 부족한 전함과 잠수함으로는 북극과 북대서양에서 가해지는 러시아의 수중 위협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평화 시기 누적된 군축으로 해군력 약화가 지속된 가운데 의회가 핵심 국가 안보 인프라 방어의 한계를 공식 확인하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정면으로 압박하고 나선 모습이다.
의회 보고서의 공식 경고와 지적 사항
하원 국방위원회가 펴낸 보고서의 핵심은 행정부가 러시아의 북극권 영향력 확대를 방치하는 사이 해군의 필수 감시 역량을 훼손시켰다는 비판이다. 위원회는 영국 해군이 해저 잠수함을 탐지하는 데 필수적인 예인식 음파 탐지기를 장착한 호위함을 단 5척만 굴리고 있어 작전 요구 기준인 8척에 미치지 못한다고 적시했다. 의회는 분쟁이 터졌을 때 대서양을 잇는 보급선과 해저 통신선, 필수 에너지 수송관, 전략 핵 억지력을 지키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탄 데시 하원 국방위원장은 공개 발언을 통해 북극 지역이 최대 적국인 러시아가 군사적 우위를 굳히려는 전략 격전지라고 규정했다. 탄 데시 위원장은 영국이 북극에서 작전을 온전히 치를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는 냉혹한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회 조사단은 북극 빙하 아래에서 잠수함을 기동하는 고유 역량을 상실하도록 내버려둔 행정부의 정책 실패를 집중 추궁했다.
의회는 미국이 유럽 방위 지원을 줄일 경우 영국이 독자적으로 감당해야 할 안보 공백에 관해서도 공식적인 우려를 남겼다. 영국 정부가 자체 분석에서 러시아의 나토 공격 시점을 2030년경으로 상정했다면 해군력 결함을 미루지 말고 당장 해결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의원들은 군함과 잠수함의 낮은 가동률을 방치하면 동맹에 대한 방위 공약 이행 자체가 위태로워진다고 경고 수위를 높였다.
영국 해군의 실태와 국방부의 대응 조치
의회의 지적대로 실제 영국 해군은 구형 함정의 퇴역과 신형 함정의 도입 시차가 겹치면서 극심한 전력 공백을 겪고 있다. 노후한 23형 호위함이 후속 전력인 26형 호위함의 실전 배치 전에 차례로 물러나면서 바다에 띄울 수 있는 전함 수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 의회는 첨단 탐지 장비를 갖춘 23형 호위함이 신형 함정으로 1대1 교체될 때까지 추가적인 퇴역을 멈추라고 국방부에 못 박았다.
영국 국방부는 의회의 강한 압박 속에서 심각한 대잠수함전 능력의 공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국방부는 노르웨이 주둔 병력을 늘리고 추가적인 수중 감시 체계와 대잠 작전 장비에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수습책을 내놓았다. 북부 해역의 안보 균열을 막기 위해 노후 함정 퇴역 속도를 조절하고 수중 감시 인프라를 보강하는 작업에 재원을 우선 투입하겠다는 설명이다.
군 당국은 다국적 연합 훈련을 통해 북방 작전 태세를 다잡으려는 움직임을 사전에 이어왔다. 영국군은 이달 초 북대서양과 북극해, 발트해 일대에서 진행된 라이온 프로텍터 연합 훈련에 참가해 해상 기동 역량을 점검했다. 당시 영국 해병대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페로 제도에 진입해 해상 기동 훈련을 벌였으나, 의회는 이러한 군사적 전개 노력에도 기존 수상함과 잠수함의 절대적인 자산 부족 문제는 여전히 가려지지 않는다고 짚었다.
군사 협력체 재평가와 향후 안보 지형 전망
의회의 경고는 북유럽 10개국이 참여하는 영국 주도 안보 협의체인 합동원정군의 운용 방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하원 국방위원회는 원래 전면전 대응을 위해 꾸려졌던 합동원정군이 잠수함 추적과 해상 항로 보호 등 북극권 안보 임무에 자원을 더 집중하도록 역할을 전면 재평가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의 개입이 불확실해지는 상황에 대비해 영국이 주도권을 쥔 다국적 군사 협력체를 북방 수중 방어선에 투입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해군 자산이 북쪽으로 쏠릴 경우 발트해 연안의 방어망이 느슨해질 수 있다는 현실적 딜레마도 의회 차원에서 함께 제기됐다. 하원 국방위원회는 북극 집중에 따른 발트해의 전력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에스토니아에 배치된 영국 지상군을 완전한 여단 규모로 확대하는 방안을 해결책으로 권고했다. 독일이 나토 동부 전선을 지키기 위해 리투아니아 주둔군을 여단급으로 늘리는 흐름과 발을 맞추는 복안이다.
영국 정부는 의회가 제기한 전력 공백 경고에 직면해 해군력 증강과 동맹 내 역할 분담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의회가 국가 억지력의 허점을 공식 보고서로 공론화한 만큼 노후 함정의 퇴역 일정을 늦추고 신형함 건조 속도를 끌어올리는 등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을지가 향후 안보 정책의 중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