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 인공지능 지수 6월 고점 대비 40% 급락… '중국의 엔비디아' 캄브리콘 등 폭락 주도
창신메모리(CXMT) 흑자 전환·기술 돌파구에도 9월 말 이후 30% 하락… 시총 1위서 밀려나
홍콩 IPO 60% 급증했으나 신규 상장사 9곳 공모가 하회… '국가 목표'와 '주주 수익' 충돌
창신메모리(CXMT) 흑자 전환·기술 돌파구에도 9월 말 이후 30% 하락… 시총 1위서 밀려나
홍콩 IPO 60% 급증했으나 신규 상장사 9곳 공모가 하회… '국가 목표'와 '주주 수익' 충돌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빅테크의 AI 인프라 과잉 투자 논란으로 촉발된 기술주 조정의 불씨가 중국으로 옮겨붙으면서,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과 애국주의 테마에 기대어 주가를 띄웠던 국영 반도체와 하드웨어 제조사들의 주가가 반토막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여기에 막대한 자금을 흡수하며 기업공개(IPO) 붐을 일으켰던 홍콩 증시마저 신규 상장 종목들이 줄줄이 공모가를 밑도는 등 유동성 경색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월 26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에 따르면, 중국 주요 AI 관련주를 추적하는 CSI 인공지능 지수(CSI AI Index)는 지난 6월 기록했던 연고점 대비 거의 40% 폭락했다.
'중국의 엔비디아' 캄브리콘·CXMT 급락… 국가대표 기업도 못 버텨
주가 폭락의 진원지는 중국 정부가 자립의 간판으로 내세웠던 반도체 및 핵심 부품사들이다.
‘중국의 엔비디아’로 불리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캄브리콘 테크놀로지스를 비롯해, 미국 하이퍼스케일러 데이터센터에 광모듈 부품을 납품하며 급성장했던 이옵토링크 테크놀로지(Eoptolink) 등이 줄줄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중국 최대 D램 제조사인 창신메모리(CXMT)의 굴욕은 상징적이다.
CXMT는 올해 1~9월 순이익이 1,325억 위안(약 198억 달러)에 달해 전년 동기(52억 8,000만 위안 적자) 대비 극적인 흑자 턴어라운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주에는 메모리 집적도를 대폭 끌어올린 혁신 기술을 공개해 일본 키옥시아 등 글로벌 경쟁사 주가를 흔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호실적과 기술 발표도 매도 폭탄을 막아내지 못했다. CXMT 주가는 국가 펀드의 인위적인 지수 방어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9월 말 이후 30% 급락했다. 7월 화려한 대규모 IPO 이후 차지했던 '중국 증시 시가총액 1위' 타이틀마저 허무하게 반납했다.
"수익성보다 점유율 우선"… 정부 통제와 민간 투자자 이해 상충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급락이 단순한 기술적 조정을 넘어, '국가 전략을 따르는 공산당'과 '수익성을 원하는 시장 자본' 간의 근본적인 구조적 모순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일본종합연구소의 노기모리 미노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당국은 AI 기술에 대한 국가적 통제권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려 한다"며 "딥시크(DeepSeek) 등 중국 AI 기업들이 초저가 오픈소스 모델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은 과거 전기차(EV) 산업의 출혈 경쟁과 판박이"라고 짚었다.
즉, 정부 입장에서는 막대한 손실을 보더라도 글로벌 점유율을 빼앗아오는 것이 우선이지만, 이는 분기별 현금 흐름과 실질 마진을 요구하는 민간 주식 투자자들의 이해관계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설명이다.
홍콩 증시 사상 최대 자금 조달 속 '신규 상장사 64% 공모가 붕괴'
AI 거품 붕괴의 충격파는 대륙을 넘어 홍콩 자본시장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윈드(Wind)에 따르면, 올해 1~9월 홍콩 증시의 자금 조달액은 6,907억 홍콩달러(약 889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0% 급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중국 본토 증시 침체를 피해 베이징 당국이 본토 IPO를 옥죄고 홍콩을 해외 자금 조달 창구로 적극 활용한 결과다. 지난 7월에는 광통신 부품사 중지이노라이트가 534억 홍콩달러(약 68억 달러)를 조달하며 알리바바 이후 최대 규모의 상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양적 팽창과 달리 시장 내부는 곪아가고 있다.
9월 이후 홍콩에 상장한 14개 기업 중 무려 9곳(64.3%)이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돌며 거래를 마감했다. AI 밸류에이션 거품 붕괴와 신주 공급 과잉이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탓이다. 지난 화요일에는 국영 여행기업인 장쑤서우호문화관광이 시장 악화를 이유로 상장을 전격 연기했으며, 홍콩과 상하이 상장을 준비 중이던 문샷 AI(Moonshot AI)와 딥시크의 IPO 일정에도 비상이 걸렸다.
본토에서 유입되던 '사우스바운드(Southbound)' 자금 역시 2분기 기준 홍콩 거래 대금의 21.4%로 떨어지며 정점 대비 5.2%포인트 위축됐다.
미국 자산운용사 루미스세일즈(Loomis, Sayles &Co.)의 글로벌 거시 전략가 보좡(Bo Zhuang)은 "과거 알리바바나 텐센트가 누렸던 글로벌 서방 자본의 유입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며 "미·중 지정학적 갈등이 상존하는 한 서방의 거대 펀드들이 중국 AI 기업을 대거 매수하러 돌아올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