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테크·애니버스·즈위안·유니트리 등 中 상위 10개사 중 8곳, 韓 시장서 인증·PoC 착수
中 올 1~9월 지능형 바이오닉 로봇 수출 3위국에 '한국'… 자동차 부품 라인 실증 시험 돌입
정부 2027년 '피지컬 AI' 3.1조 원 투입 맞물려… "공급망 결합" vs "안보·종속 우려" 정치권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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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한국 정부가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제조업 성장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피지컬 AI(물리적 인공지능)' 육성에 조 단위 국가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양산 체제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로봇 기업들이 한국을 최적의 글로벌 테스트베드로 낙점하고 공격적인 진출에 나선 형국이다.
10월 24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증시 상장사인 유비테크 로보틱스(UBTech Robotics)를 비롯해 애니버스 다이내믹스(Anyverse Dynamics), 상하이 기반의 즈위안 로보틱스(AgiBot·애자일봇), 사족보행과 휴머노이드 전문 유니트리(Unitree) 등 중국 주요 로봇 기업들이 올해 한국시장 진출과 상업화 프로젝트를 잇따라 가동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이선 치(Ethan Qi) 부국장은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는 중국의 신세대 로봇 스타트업들에게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제조 기반이 가장 탄탄한 한국은 핵심 공략지"라며 "한국 내에서 대규모로 상용 공급되는 국산 휴머노이드 로봇이 아직 부재한 틈을 타 중국 업체들이 시장 선점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서울 체험관에 2만 5000 달러 여성형 로봇 납품… 車 부품 라인서 실증 착수
중국 로봇들의 현장 진입은 이미 구체화됐다.
서울의 로봇 테마 엔터테인먼트 시설인 '갤럭시 로봇 파크'는 지난달 유비테크의 실감형 여성 외형 휴머노이드 'U1'(키 1.68m·제작비 약 17만 위안)을 정식 도입하기로 합의하고 납품을 완료했다.
유비테크의 션 친(Sean Chin) 해외 상업로봇 총괄은 "2019년 한국 진출 이후 엔터테인먼트와 교육 분야를 중심으로 1만 대 이상의 로봇을 공급해 왔다"고 밝혔다.
특히 유비테크는 서비스 영역을 넘어 국내 제조 라인 실증(PoC)에 돌입했다. 지난 7월 국내 로봇 자동화 파트너사인 덕산JM로보틱스, 자동차 차체 부품 전문 중견기업 아진산업과 손잡고 한국 부품 생산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하는 시험 운행 계획을 공식화했다.
친 총괄은 "한국은 이미 로봇 암과 자율이동로봇(AMR)이 보편화된 고도화 제조국"이라며 "작업 유연성이 요구되는 복합 공정에 작업자를 보조할 휴머노이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한국은 가장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과 현대자동차 출신인 장위펑(Zhang Yufeng) 대표가 베이징에 설립한 스타트업 애니버스 다이내믹스 역시 한국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8월 베이징 세계로봇대회(WRC)에서 한국 커피 프랜차이즈 할리스(Hollys)와 협업해 음료 서빙, 테이블 정리, 좌석 재배치를 수행하는 로봇을 시연했으며, 현재 국내 시장 전파 인증(KC) 절차를 밟고 있다. 회사는 올 4분기부터 한국 내 식음료 매장 실증을 시작으로 제조 공정까지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美·日 이어 韓이 '3대 수출국'… 상위 10대 제조사 중 8곳 한국 진출 타진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의 '지능형 바이오닉(생체모사) 로봇' 수출에서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전 세계 3위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한국으로의 수출액은 총 1,999만 달러(약 270억 원)로, 중국 전체 수출액(2억 695만 달러)의 9.7%를 차지했다.
국내 산업 조사 플랫폼 랩스딥(Labsdeep) 집계에 따르면, 중국 상위 10대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사 중 8개 기업이 한국 인증 획득, 상표권 출원, 현지 유통 파트너십 구축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로봇 업계가 한국으로 몰려드는 배경에는 국내의 공격적인 '물리적 AI' 정책 전환이 있다.
정부는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2027년까지 물리적 AI 분야에 3조 1,000억 원(약 23억 달러)을 투입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제조현장에 휴머노이드를 투입하는 'AI 자율제조(M.AX) 얼라이언스'를 통해 2030년까지 500개 이상의 AI 공장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올해에만 1조 1,000억 원을 편성했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2027년 초 CES 이족보행 로봇 공개 검토), 현대차그룹(보스턴 다이내믹스 아틀라스 제조 현장 투입 준비), LG전자(데이터 팩토리 기반 로봇 트레이닝), 두산로보틱스(엔비디아 협력 제어 SW 개발) 등 국내 대기업들도 생태계 구축을 서두르고 있으나, 하드웨어 단가와 양산 속도 면에서는 중국 진영이 한발 앞서 공세를 펼치는 모양새다.
"선전 공급망 협력해야" vs "국회가 中 기술 안방 내주나"… 정치권 공방
중국산 로봇의 급격한 유입은 국내 정가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난 10월 6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당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은 중국 유니트리와 즈위안의 첨단 로봇을 국감장에 직접 들여와 시연하며 "한국의 피지컬 AI 경쟁력이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고 정부 대책을 질타했다.
반면 야당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해당 로봇들의 데이터 유출 가능성과 보안 점검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국회가 중국 테크 기업의 홍보 무대로 전락했다"고 날을 세웠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열린 '피지컬 AI 테크 위크'에서 "중국은 이미 방대한 산업 현장에 휴머노이드를 투입해 실제 물리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며 "정부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 기업들이 보다 과감한 투자와 도전적인 목표 설정에 나서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박영훈 선전무역관장은 "국내 기업들이 중국 테크 기업과 기술 경쟁을 벌이면서도, 부품 조달과 양산 단축을 위해 선전의 풍부한 로봇 공급망을 실리적으로 활용하는 협력 방안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