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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위험 못 좁힌 한수원, 두코바니 시공사 다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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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위험 못 좁힌 한수원, 두코바니 시공사 다시 찾는다

- 한수원,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시공 협상 종료…새 시공사 입찰 준비
- 대우건설, 설계 변경 물량 떠안으라는 조건이라며 반발…재협상 요구
- 두산에너빌리티는 재입찰 참여 뜻…주기기·증기터빈 공급 계약은 그대로
한국수력원자력은 29일 체코 두코바니 원전사업의 시공계약 협상을 종료하고 신규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수력원자력은 29일 체코 두코바니 원전사업의 시공계약 협상을 종료하고 신규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10월 29일 4070억 코루나(약 24조8955억원) 규모 두코바니 원전 2기의 시공 컨소시엄과 협상을 끝냈다.

포브스 체코판은 10월 30일(현지시각) 공사 차질 때 위험을 누가 지고 추가 비용을 어떻게 나눌지가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와 갈라선 주된 이유라고 보도했다.

대우건설은 협상 종료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협상을 요구했지만, 두산에너빌리티는 재입찰에 참여하겠다고 밝혀, 컨소시엄 안에서도 대응이 갈렸다.

본계약 뒤 멈춘 시공 협상


체코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 측이 입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한 끝에 2025년 6월 한수원과 계약을 맺었다. 한수원이 폴란드, 슬로베니아, 스웨덴 사업에서 물러나면서 체코는 한수원이 원전을 지을 유일한 유럽 국가로 남았다. 체코 역사상 최대 투자가 될 사업이다.

올해 8월에는 사업비가 도마에 올랐다. 카렐 하블리체크 체코 부총리 겸 산업통상부 장관이 금융 비용을 이유로 사업비가 크게 늘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다.

갈등은 시공 단계에서 불거졌다. 한수원은 10월 29일 성명에서 실무 협상과 분쟁조정위원회, 경영진 협상을 거쳤지만 핵심 계약 조건에 합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기존 컨소시엄과 맺은 공동협력협약 해지 절차에 들어갔고, 새 시공사를 뽑을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체코 매체 노빈키는 쟁점이 건설비 계산 방식과 공사비 위험 부담이었다고 전했다.

공사비 위험 놓고 갈린 셈법


컨소시엄 주간사인 대우건설은 같은 날 컨소시엄 명의 입장문을 내고 반발에 나섰다. 대우건설은 한수원이 10월 7일 바꿔 제시한 조건을 3주 안에 최종 입장을 정하라고 요구해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바뀐 조건은 설계 변경으로 늘어나는 공사 물량의 상당 부분을 공사비 조정 없이 떠안으라는 내용이었다. 설계에 관여하지 않은 시공사가 이 위험을 지는 것은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대우건설의 주장이다.

대우건설은 협상 시한을 12월 31일까지 늘려 달라고 공문으로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수원이 자사 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후속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은 신의성실 원칙에 어긋난다며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대우건설은 계약 금액을 낮춘 수정안도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세부 쟁점을 공개하지 않았다. 설계 변경 물량과 공사비를 둘러싼 내용은 대우건설 측 설명이다.

사업비는 체코에서도 논란이다. 하블리체크 부총리가 밝힌 증가 폭은 3000억 코루나(약 18조3600억 원)다. 이를 더하면 사업비는 전임 내각 추정치 4000억 코루나(약 24조 4800억 원)의 두 배에 가까워진다.

그는 "자금 조달 비용을 더하면 두 기에 6000억~7000억 코루나"라고 설명했다. 원화로는 약 36조 7200억~42조 8400억 원이다. 에너지 전문매체 뉴스베이스가 10월 30일 보도했다.

시공은 원점, 기자재는 그대로


컨소시엄의 두 축은 다른 길을 택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대우건설 입장문이 자사와 상의 없이 배포됐고 자사의 공식 입장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비주간사로서 협상에서 제한된 역할만 했다며 재입찰에 성실히 참여하겠다는 뜻도 내놨다. 발주처가 기존 컨소시엄 참여사에도 재입찰을 허용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기자재 공급은 이어진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 등 주기기 공급 계약을 지난해 12월 맺었고 정상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 계열로 프라하 증시에 상장된 두산스코다파워의 다니엘 프로하츠카 이사도 현재로서는 증기터빈 계약에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포브스 체코판에 말했다.

한수원은 한전원자력연료와의 연료 협상, 한전KPS와의 시운전·정비 협상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며 2027년 서명이 목표라고 밝혔다. 다니엘 베네시 체코전력공사 최고경영자는 이번 결렬이 한국에서 언론을 통한 가격 협상일 수도 있다며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수원은 2027년 7월까지 새 시공사를 정해 기존 일정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라고 뉴스베이스는 전했다. 체코 정부의 완공 목표는 5호기 2036년, 6호기 2037년이지만, 현지 비판론자들은 이 일정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해 왔다.

재입찰 일정과 참여사 윤곽이 나와야 완공 목표의 현실성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