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국제항공·동방항공 3분기 순익 90% 이상 증발… 남방항공 적자 전환
美·이스라엘 對이란 군사작전 여파로 항공유 2배 급등… '연료 헤지 부족' 직격탄
고속철 출혈 경쟁에 운임 회수 실패… 올해 주가 38~46% 폭락하며 연간 손실 확실시
美·이스라엘 對이란 군사작전 여파로 항공유 2배 급등… '연료 헤지 부족' 직격탄
고속철 출혈 경쟁에 운임 회수 실패… 올해 주가 38~46% 폭락하며 연간 손실 확실시
이미지 확대보기여름 휴가철이 포함된 전통적 최대 성수기인 3분기마저 이익이 전년 대비 사실상 전멸 수준으로 급감하거나 적자로 돌아서면서, 3대 항공사 모두 올해 연간 대규모 순손실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월 2일(현지시각) 로이터(Reuters) 통신에 따르면,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집계 결과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과 중국동방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된 이후 7년 연속 연간 순손실을 기록하는 유례없는 경영 위기에 빠졌다.
지난 2025년 3사 중 유일하게 흑자 전환에 성공했던 중국남방항공 역시 불과 1년 만에 다시 적자 수렁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관측됐다.
여름 성수기에도 순익 90% 증발… 3사 합산 1~9월 누적 순손실
실적 악화는 극단적이었다.
에어차이나의 3분기 순이익은 2억 7,060만 위안(약 4,062만 달러·약 5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2.6% 폭락했다.
중국동방항공은 3분기 순이익이 6,400만 위안에 그쳐 전년 대비 98.2% 증발하며 간신히 손익분기점에 턱걸이했다.
중국남방항공은 지난해 같은 기간 38억 4,000만 위안에 달했던 흑자를 모조리 반납하고, 이번 3분기 6억 900만 위안(약 1,26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곤두박질쳤다.
3대 항공사는 모두 올해 1~9월 누적 실적에서 나란히 순손실로 돌아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나란히 흑자를 기록했던 흐름이 1년 만에 완전히 꺾인 셈이다.
항공유 2배 뛰었는데 '무방비'… 아시아·유럽 대비 취약한 연료 헤지
실적 참사의 최대 주범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은 제트유(항공유) 가격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말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에 돌입한 이후 호르무즈 해협 등 핵심 원유 수송로의 긴장이 극에 달하면서 국제 항공유 가격은 종전 대비 2배 이상 폭등했다.
특히 중국 항공사들은 선제적으로 선물환이나 파생상품을 통해 유가 변동성을 방어하는 '연료 헤지(Hedging)' 비중이 아시아 및 유럽 경쟁사들에 비해 현저히 낮아, 원유가 급등에 따른 원가 상승분을 온몸으로 받아낼 수밖에 없는 구조적 취약점을 안고 있다.
운항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유류비가 2배로 뛰면서 여객 수송으로 벌어들인 매출을 단숨에 갉아먹었다.
고속철 출혈경쟁에 운임 전가 실패… "비수기 4분기에도 적자 불가피"
원가 급등분을 항공권 가격에 제때 전가하지 못한 점도 치명타가 됐다.
중국 전역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고속철도망과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내수 경기 둔화로 가계 소비 여력이 위축되면서 국내선 항공권 가격은 오히려 하향 압박을 받았다.
화타이증권(Huatai Securities) 분석에 따르면, 에어차이나의 좌석당 운임 수익률은 전년 대비 5% 하락해 치솟은 연료비 부담을 전혀 상쇄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의 네이선 지(Nathan Gee) 아시아·태평양 운송 리서치 헤드는 "10월 국경절 황금연휴 이후 항공사들이 공급 좌석을 축소하면서 국내선 운임이 일시 반등하고 있으나, 항공유 가격 폭등은 여전히 거대한 역풍"이라며 "여행 비수기에 접어드는 4분기에도 중국 항공사들의 순손실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항공사들이 기재 가동률과 비행시간을 늘려 고정비를 분산하려 하지만, 근본적인 유가 부담 앞에서는 의미 있는 비용 절감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연간 흑자 복귀가 물거품이 되면서 투자 심리도 얼어붙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중국 본토 증시에서 에어차이나 주가는 38%, 중국남방항공은 39%, 중국동방항공은 46% 폭락하며 글로벌 항공주 대비 최악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글로벌 항공 및 에너지 전문가들은 "중동 지정학적 충격으로 인한 고유가 장기화와 중국 내수 소비 침체, 그리고 대체 교통수단인 고속철과의 과열 경쟁이 맞물려 중국 항공업계의 구조적 마진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며 "연료 헤지 전략의 부재와 고정비 부담이 해소되지 않는 한 중국 메이저 항공사들의 흑자 전환 시계는 더욱 뒤로 밀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