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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0억 달러 투자한 삼성, 단순 제조 벗어나 중국에 공정 두뇌 심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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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0억 달러 투자한 삼성, 단순 제조 벗어나 중국에 공정 두뇌 심은 사연

- 쑤저우에 첫 해외 생산기술연구소와 고급 의료기기 라인 가동, 베이징엔 바이오 연구 거점 구축
- 누적 대중 투자 중 첨단 비중 90% 육박…협력사 2500여 곳과 공정 생태계 고도화
- 완제품 생산 기지 넘어 공정 솔루션 수출국 재편…글로벌 라인 연계와 기술 관리가 과제
삼성이 중국 쑤저우에 첫 해외 선진 생산기술연구소를 열고 590억 달러에 달하는 대중 투자 체질을 첨단 공정 기술 중심으로 재편했다. 사진=쑤저우시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이 중국 쑤저우에 첫 해외 선진 생산기술연구소를 열고 590억 달러에 달하는 대중 투자 체질을 첨단 공정 기술 중심으로 재편했다. 사진=쑤저우시

삼성이 중국 쑤저우에 첫 해외 선진 생산기술연구소를 열고 590억 달러(약 79조 3845억 원)에 달하는 대중 투자 체질을 첨단 공정 기술 중심으로 재편했다.

신화통신은 2026년 11월 3일(현지시각) 삼성이 쑤저우 생산기술연구소 현판식을 가졌으며, 고급 의료기기 현지 양산과 베이징 바이오의약 연구센터 설립을 포함해 올해 세 가지 신사업을 구축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 거점을 단순 조립 공장에서 공정 자동화와 차세대 바이오 기술을 개발하는 기술 전초기지로 전환하면서 글로벌 제조 체계와의 연계 방식도 고도화하는 양상이다.

쑤저우 연구소 신설과 3대 신사업 구축

신화통신에 따르면 삼성 중국 생산기술연구소는 쑤저우 산업단지에 자리를 잡았다. 삼성이 해외에 선진 생산기술연구소를 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소는 첨단 제조와 자동화 기술을 중심으로 공정 최적화와 생산 효율 개선을 다룬다. 현지 제조 특성에 맞춘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해 삼성의 글로벌 생산 체계 전반에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령수 삼성 생산기술연구소장은 "중국은 제조 실력과 연구 인재를 함께 갖춘 시장"이라고 밝혔다. 제품을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만들 것인가를 다루는 연구 거점을 현지에 구축한 셈이다. 중국이 단순한 완제품 생산지를 넘어 제조 공정 솔루션을 외부로 공급하는 기지로 성격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현지 생산 체제를 안착시켰다. 장쑤성 약품감독관리국은 2026년 1월 삼성이 중국에서 처음 생산하는 초음파 진단기기를 승인했다. 이어 2월에는 쑤저우 삼성전자 공장에서 헤라 W20과 R20 기종의 양산에 들어갔다.

2026년 6월에는 칭다오 신세기 부녀아동병원에 헤라 XW20 기종을 공급했다. 장비에 탑재된 인공지능(AI) 시스템은 표준 단면을 스스로 인식해 태아 심장 평가와 초기 진단을 지원한다.
바이오의약 분야 거점은 베이징에 들어섰다. 베이징 중관춘 생명과학원에 삼성의 연구 법인인 삼성생물과기(중국)유한공사가 설립됐다. 이곳은 항체약물접합체(ADC)를 비롯한 혁신 신약 개발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중국의 기술 인프라를 활용해 차세대 바이오 치료제 연구 역량을 지속해서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79조 원 투자와 협력사 생태계 재편


삼성은 현재 중국 안에서 생산기업 15곳과 연구개발센터 14곳을 가동하고 있다. 누적 투자액 590억 달러 가운데 반도체와 전기 부품을 비롯한 첨단 산업 투자 비중은 90%에 육박한다.

1992년 중국에 진출한 삼성은 2012년 산시성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지어 핵심 메모리 거점으로 키웠다. 2018년에는 톈진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공장을 설립했다. 톈진 삼성전기 라인은 전장 부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전량 가동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공급망 협력사는 2500여 곳에 달한다. 톈진 삼성전기 협력사인 저장제메이커기는 원자재 연구를 거쳐 필름 분야의 제조 능력을 확보했다. 쑤저우 삼성전자 협력사인 장쑤신안전기는 공정 관리 지원을 받아 연간 매출이 2억~3억 위안에서 30억 위안(약 6072억 원) 이상으로 성장했다.

제조 가치사슬 파급과 향후 과제


삼성의 중국 연구 거점 확충은 제조 원가 절감과 핵심 기술 관리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제시한다. 쑤저우 연구소에서 개발하는 자동화 해법이 글로벌 생산 라인에 도입되면 전체 제조 원가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해외 연구 거점이 확대되는 만큼 본사와의 공정 기술 표준화 및 기술 자산 보호 체계를 빈틈없이 유지하는 일이 수반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미국 상무부의 대중국 첨단 장비 조달 환경 변화와 현지 개발 비용 추이에 따라 자동화 솔루션의 글로벌 적용 범위는 유동적일 수 있다.

삼성은 11월 5일 상하이에서 개막하는 제9회 중국 국제수입박람회에 9년 연속 참가해 반도체와 인공지능, 고급 의료기기 성과를 공개한다. 현지에서 축적된 공정 기술이 글로벌 생산 경쟁력 강화로 얼마나 순조롭게 이어질지가 향후 관건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