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AI 고도화될수록 인간 고유의 창작 남는다"… 日 닌텐도 대표, "독창성 찾아야"

글로벌이코노믹

"AI 고도화될수록 인간 고유의 창작 남는다"… 日 닌텐도 대표, "독창성 찾아야"

"PC 보급 때 개인 감각 부각됐듯, AI 시대는 '창작의 본질' 성찰하는 계기 될 것"
"3대가 함께하는 거실의 미디어 지향… 인터랙티브 소통 방식 깊이 고민해야"
후배 개발자들에게 일침… "기존 히트작 답습하는 '팬심' 버리고 밑바닥부터 새로 만들어라"
닌텐도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닌텐도 로고.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이 비디오 게임 개발의 코딩, 그래픽, 기획을 대신 수행하며 제작 장벽을 급격히 낮추고 있는 가운데, '슈퍼 마리오'와 '젤다의 전설'을 탄생시킨 닌텐도의 미야모토 시게루(宮本茂) 대표이사 펠로우가 "도구가 아무리 진화해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의도적인 창작 영역은 확고히 남을 것"이라는 기술적·철학적 통찰을 밝혔다.

단순히 남의 것을 복제하거나 기존 흥행작의 개량에 머무는 안이한 창작은 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으며, AI 시대일수록 기술과 경쟁하지 않고 인간 고유의 감각으로 '남과 다른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1월 3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와의 인터뷰에서 미야모토 펠로우는 생성형 AI의 확산에 대한 견해와 지난 50년간 축적한 게임 개발 철학, 차세대 개발자들을 향한 제언을 집중적으로 전했다.

"손글씨서 PC로 넘어왔듯… AI 시대, '진정한 창작' 고민하는 기회"


미야모토 펠로우는 생성형 AI가 게임 개발의 전면에 나선 현 상황을 과거 산업디자인 현장에 컴퓨터(PC)가 처음 도입되던 시기에 빗대어 설명했다.

그는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던 시절에는 활자를 손으로 정밀하게 쓰는 레터링 기술을 익히는 것이 기본이었다"며 "하지만 컴퓨터가 보편화되자 단순 제도 기술 대신 개인의 독창적인 레이아웃 감각과 디자인 철학이 비로소 전면에 부각됐다"고 회고했다.

이어 "AI가 개발 과정에서 더 많은 작업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모든 창작자에게 '창작이란 진정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성찰하도록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에도 기존 것을 그대로 복사해 붙여넣은 디자인은 늘 존재했으나 결코 오래 살아남지 못했다"며 "인간이 무언가를 설계할 때 담아내는 '의도적 창조(Intentional Creation)'가 핵심이며, 컴퓨터와 AI는 그 과정을 보조하는 도구일 뿐 기술이 아무리 진화해도 인간이 주도해야 할 역할은 분명히 남는다"고 단언했다.

"3대가 함께하는 거실의 미디어"… 출혈 경쟁 피하는 '역발상'


미야모토 펠로우는 게임을 일방적인 콘텐츠 전달이 아닌, 이용자와의 깊은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인터랙티브 미디어'로 정의하며 닌텐도 독창성의 원천을 공개했다.
그는 "어릴 적 명절마다 꺼내 하던 보드게임처럼, 비디오 게임 역시 일상의 중심인 거실 한가운데에 놓이는 매체로 만들고 싶었다"며 "게임을 하지 않는 가족 구성원까지 흥미를 갖도록 고민한 결과, 조부모부터 부모, 손자까지 3대가 마리오를 알고 함께 즐기는 환경이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남들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다른 길'을 택해 온 제작 방식을 강조했다.

미야모토 펠로우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것을 만들면 필연적으로 출혈 경쟁에 휘말리게 되므로, 언제나 의도적으로 남들과 다르게 행동하고 생각하려 노력했다"며 "우리가 일방적으로 무엇을 제공하느냐가 아니라, 유저가 직접 조작하고 반응할 때 드러나는 감정적 소통 방식을 철저히 파고드는 것이 진정한 경쟁력"이라고 역설했다.

"기존 작 개량하는 팬심 버려라"… 밑바닥부터 부딪치는 독창성 주문


신예 개발자들을 향해서는 기존 성공 방정식에 기대지 말 것을 강하게 당부했다.

그는 "특정 인기 게임의 열렬한 팬이 되어 '이 부분을 이렇게 고치면 더 재미있을 텐데'라는 수준에 머무는 생각은 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미 잘 만들어진 기존 기반을 단순히 개량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창작이 아니다"라며 "'이런 완전히 새로운 시도를 해보면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순수한 의문에서 출발해 스스로 부딪치며 만들어갈 때 작품에 고유한 생명력과 진정한 의미가 부여된다"고 조언했다.

미야모토 펠로우는 "개발자 역시 플레이어처럼 창작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사용자와 깊이 공감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으로 게임을 빚어내는 창작자가 한 명이라도 더 나오길 기대하며 앞으로도 그 여정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