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순이익 362억5000만 달러로 35% 증가…조정 순이익은 9% 늘어
후티 반군 공격·호르무즈 봉쇄에도 홍해 우회 수출 유지…배당금 219억 달러
후티 반군 공격·호르무즈 봉쇄에도 홍해 우회 수출 유지…배당금 219억 달러
이미지 확대보기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 차질과 정제마진 상승이 정유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린 결과다.
반면에 같은 기간 사우디 경제는 석유 부문 위축으로 3.8% 역성장했다. 전쟁으로 국가 경제는 타격을 입었지만 아람코는 정유제품 가격 상승과 우회 수출을 통해 이익을 늘린 것이다.
아람코의 3분기 순이익은 362억5000만 달러(약 48조62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했다. 정유·석유화학을 담당하는 다운스트림 부문의 조정 영업이익은 234% 급증한 103억 달러(약 13조8100억 원)를 기록했다.
◇ 정유사업 이익 3배 이상 급증…조정 순이익 시장 예상 웃돌아
아람코가 발표한 3분기 순이익은 362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269억 달러(약 36조1000억 원)보다 약 35% 증가했다.
다만 일회성 요인 등을 제외한 조정 순이익은 312억 달러(약 41조84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6억 달러(약 38조3600억 원)보다 9% 늘었다.
조정 순이익은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중간값인 306억6000만 달러(약 41조1200억 원)도 웃돌았다.
전체 순이익과 조정 순이익의 증가율에 차이가 나타난 것은 순이익에 자산 매각 등 일회성 이익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아람코의 실적에는 말레이시아 정유·석유화학 합작사업인 프리프켐 지분 매각에 따른 이익도 포함됐다.
이번 실적에서 특히 두드러진 부문은 정유·석유화학 사업이다.
다운스트림 부문의 조정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4% 늘어난 103억 달러에 이르렀다.
원유를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으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확보하는 정제마진이 개선된 영향이다.
아람코는 원유 판매뿐 아니라 정유·화학제품 가격 상승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잉여현금흐름은 282억 달러(약 37조82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6억 달러(약 31조6500억 원)보다 증가했다.
아람코는 3분기 기본배당금을 전년 동기보다 3.5% 늘어난 219억 달러(약 29조3700억 원)로 결정했다. 배당금은 4분기에 지급될 예정이다.
◇ 사우디 GDP 3.8% 감소…석유 부문은 20.4% 위축
아람코의 실적 개선과 달리 사우디아라비아 경제 전체는 이란 전쟁의 충격을 받고 있다.
사우디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감소했다.
특히 석유 부문 경제활동은 전년 동기보다 20.4% 줄어 전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출이 제한되면서 사우디 경제의 핵심 산업인 원유 생산과 수출에 차질이 발생한 영향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지난 2월 28일 전쟁이 시작되기 전 세계 석유와 가스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던 주요 해상 수송로다.
여기에 친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이 공항과 주요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면서 사우디의 경제적 부담이 커졌다.
아람코는 9월 30일 기준으로 자사 시설에 대한 후티 반군 공격이 회사 재무상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주요 공격 가운데 상당수는 3분기가 끝난 10월에 발생해 향후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WSJ는 “아람코의 실적 개선이 이 같은 어려움에 직면한 사우디 정부의 재정에 일정 부분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람코가 지급하는 배당금은 사우디 정부 재정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금원이기 때문이다.
◇ 호르무즈 수출 차질에 홍해 우회…9월 수출 전쟁 이후 최대
아람코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제한되자 사우디 동부 유전지대와 홍해 연안의 얀부항을 연결하는 동서 송유관을 활용하고 있다.
동서 송유관은 페르시아만을 거치지 않고 홍해를 통해 원유를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 경로다.
아람코는 이 송유관을 이용해 호르무즈 해협의 수송 차질에 따른 영향을 일부 상쇄하고 있다.
다만 송유관 역시 공격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지난 9월에는 이라크에서 날아온 무인기 공격으로 동서 송유관의 가동이 약 2주 동안 일시 중단됐다.
그럼에도 아람코의 원유 수출은 회복세를 나타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분석가들은 아람코의 9월 원유 수출량이 지난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전쟁으로 수출 경로가 제한된 상황에서도 우회 수송망을 활용해 공급을 이어간 것이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회사가 해외 저장시설을 추가로 확보하고 대체 수출 경로를 개발하는 방안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세르 CEO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주요 에너지시설에 대한 공격이 3분기 세계 에너지 공급 위기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람코의 운영 유연성과 오랜 기간 구축한 공급망 덕분에 공급 차질 속에서도 고객들에게 에너지를 계속 공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AI 기업 지분 49% 인수…에너지 이외 사업으로도 확대
아람코는 기존 에너지 사업을 유지하면서 인공지능(AI) 분야로 투자 범위도 넓히고 있다.
아람코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사우디 AI 기업 휴메인(HUMAIN)의 지분 49%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를 통해 아람코는 기존 에너지 사업 이외의 고성장 기술 분야에도 사업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주요 원유 생산 확대 사업도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
아람코는 줄루프 유전의 원유 생산 확대 사업에서 생산을 시작했으며, 다른 주요 상류사업 프로젝트들도 예정대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람코의 3분기 실적은 이란 전쟁으로 원유 수송과 사우디 경제가 타격을 받는 상황에서도 정제마진 상승과 우회 수출망이 기업 수익성을 뒷받침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과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이 지속되는 만큼 수출 경로의 안정성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WSJ는 아람코의 이익 증가와 배당 확대가 사우디 정부 재정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BC는 정유·석유화학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이번 실적을 이끈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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